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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通

CEO와 冊 | 다나 홍 워싱톤아트 대표의 <호밀밭의 파수꾼>

"나는 누구인가 답할 수 있어야 어른”

“이건 아니야” 내지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를 외치는 우리의 억압된 자아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맞고 있는 청소년에게나 아직 방황을 끝내지 못한 성인들에게도 불쑥 불쑥 튀어나온다.
누군가 나를 좀 붙잡아 줬으면 좋겠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의 희망은 무엇인지 분명히 알았으면 좋으련만. 나이를 꽉 차게 먹은 어른들도 농담처럼 “나도 나를 모르겠다”고 말한다.
다나 홍 워싱톤 아트 대표는 누렇게 바랜 책 <호밀밭의 파수꾼>을 독자들에게 살포시 내놓는다. 홍 대표는 “여러 번 읽었던 책이에요. 읽을 때마다 감명 받았어요. 사춘기 자녀를 키우고 있는 CEO들에게는 자녀들의 방황과 갈등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이 되고, 어른들에게는 주인공 홀든의 내적 변화에 대한 추적을 통해 자신의 지난날과 현재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책이 아닐까 싶어요” 라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20세기 최고의 미국 현대소설로 손꼽히는 <호밀밭의 파수꾼>은 전세계적으로 1,500만권 이상 팔렸으며, 지금도 매년 30만 부가 팔리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윌리엄 포크너는 ‘20세기 최고 소설’이라고 극찬했다.
이 책은 넓은 호밀밭을 뛰어노는 아이들이 벼랑에서 굴러 떨어지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어하는 주인공 홀든 콜필드가 누군가 자신을 붙잡아주기를 바라며 헤매는 48시간의 독백이다.
홀든은 거짓과 허위로 가득찬 학교생활에 식상해 공부에 대한 의욕을 잃는다. 학교에서 성적 불량으로 퇴학을 당한 후 뉴욕 시가를 배회한다. 마음의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방황과 외로움이 깊어진 홀든은 정신적으로 파괴돼 가지만 주변 사람들은 기존 질서에 잘 적응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호밀밭의 파수꾼’을 동경하며 지옥과 같은 현실에서의 도피를 결행하기 직전, 홀든은 여동생을 찾아간다. 그녀의 순진무구한 마음씨에 동화돼 홀든은 현실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인정하는 마음의 눈을 뜨게 된다.
홍 대표는 <호밀밭의 파수꾼>을 통해 지난날을 회상했다. 영문학을 전공하고 촉망받던 영어교사였던 30대 중반의 홍 대표는 돌연 미술유학을 떠나 15년간 미국 생활을 했다. 한국이민자로서 미국서 성공한 작가였지만 지난 2012년 시어머니의 병환으로 한국으로 돌아왔다.
부모의 반대로 미술에 대한 꿈을 접어야 했지만 진정 좋아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깨달아 현재를 툴툴 털어냈다. 미국 워싱톤D.C. 백악관 앞에 위치한 코코란 대학과 대학원에서 순수미술/예술 교육학을 전공한 홍 대표는 미국 대학에서 강의도 했다. 유학을 떠날 당시 주변에서는 그녀더러 미쳤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나는 누구인지 존재의 정체성을 찾고 싶었다”는 홍 대표는 홀든의 방황과 갈등과 일탈을 성인답게 멋지고 과감하게 자행했고 보란 듯이 행복해졌고 성공했다.
홍 대표는 현재 성남 정자동에 미술학원 겸 작업실 워싱톤아트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미대유학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면서 유학컨설팅을 하고 있다. 그는 학생들에게 성공과 행복의 정의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좋아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가르치고 있다.


박현정 기자 l phj@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