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기업 DNA 만드는 도구이죠" | 데미안 김
“디자인은 기업 DNA 만드는 도구이죠”
데미안 김 성균관대 스마디 디자인연구소장
단순한 조형이 아닌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책을 찾고 실체화하는 것이 디자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세계 3대 디자인상의 하나인 ‘iF Design Award 2013’에서 스마디 사업단이 상품화한 두 제품의 수상을 이끈 데미안 김(48) 성균관대학교 스마디 디자인연구소장(교수)은 “디자인이 기업의 전략적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iF Design Award는 1953년 독일에서 시작된 디자인 공모전으로, 미국의 ‘IDEA’, 독일의 ‘Reddot Design Award’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으로 꼽힌다. iF Design Award 2013에는 총 51개국 4,352개의 작품이 출품되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여기서 스마디사업단이 출품한 휴대용 알코올측정기 ‘A-Scan’과 POS단말기 ‘Alia-POS’가 각각 제품/산업디자인 Lisure/Lifestyle 부문과 컴퓨터 부문 디자인상을 수상한 것.
“애플, 삼성, LG 등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많은 돈과 인력을 투입해 상을 받으려고 노력하는 공모전입니다. 여기서 상을 받았다는 것은 디자인하는 사람으로서는 최고의영예입니다.”
김 소장은 “단순히 한 상품의 상을 받은 것이 아니라 스마디의 DNA가 조금씩 형성되는 결과물이라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글로벌 기업 삼성과 필립스를 거친 실력파다. 삼성에서는 미주지역 디자인을 총괄하는 삼성SDA 책임자로, 필립스에서는 수석디자이너로 근무했다. 그런 그가 성균관대 스마디사업단과 인연을 맺은 계기는 스마디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와의 인연 때문.
“2009년 한국에 나와 있을 때 지인의 소개로 최재붕 교수를 만났습니다. 당시 최 교수가 도와 달라고 해 발가락만 살짝 담궜는데, 나도 모르게 몸이 들어와 있더군요. 사실 발가락만 담그고 있을 수도 있었지만 아무리 작은 일도 결국 내 얼굴이죠. 얼굴에 먹칠하기 싫어서 최선을 다하다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김 소장은 지금의 자신에 대해 만족한다고 했다. 특히 정부사업을 통해 중소기업 활성화와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고. 스마디사업을 통해 그가 하려고 하는 일은 ‘디자인을 통한 기업의 DNA를 형성’이다.
“많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제품을 예쁜 모양으로 만들어 주길 바라면서 찾아옵니다. 하지만 저는 먼저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작합니다. 그리고 해결점을 제시함으로써 그 회사의 기획 방향까지 바꾸게 됩니다.”
스마디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가 처음 스마디사업에 참여했을 때 제품과 기술은 있었지만,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구할 시간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기획이 없는 상태에서 브랜딩 작업을 먼저 하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제일 먼저 탄생한 작품이 피부수분측정기인 ‘Epi’였다. 이후 여기에 맞춰 다른 제품의 디자인도 이루어졌다.
그는 개인적으로 사회에서 소외된 젊은 층에게 영감(inspiration)을 주는 사람이 되고 기회를 줄 수 있는 인물이 됐으면 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어쩌면 그는 이미 그런 사람 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이신덕 기자 l oponce@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