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 ㈜J.H.Lighting
올해 수출 4천만불탑 노린다
광학필름 수출하는 3M 국내 대리점… 창업 10년 매출 7배 성장
▲ J.H. Lighting이 수출하는 3M의 광학필름
미국판 다이소인 달러 제너럴은 유 통업계의 신화로 불린다. 편의점 의 편리성과 대형 할인점의 가격 경쟁력 을 부합시켜 유통시장의 틈새를 공략했 고, 엄격한 품질과 가격 기준을 적용해 성공의 발판을 만들었다.
달러 제너럴이 저가 할인매장 컨셉으로 미국 내 매장 1만개를 돌파했다면, 한국 에서는 ㈜J.H.Lighting(www.jhl. co.kr·대표이사 정나리)이 미국 3M사의 대리점으로 광학필름을 해외에 수출, 순 수 유통만으로 매출 4,000만달러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어 화제다.
3M 광학필름 수출 연평균 15% 성장
지 난 해 12월 제49회 무역의 날 J.H.Lighting은 ‘수출1천만불탑’을 수상 했다. 올해는 4,000만달러 수출이 가능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J.H.Lighting 은 제품을 개발, 생산하는 제조 회사가 아니라 국내 3M 대리점으로 해외 수출 유통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달러 제너럴 이 편리성과 품질, 가격 등으로 유통업의 성공신화를 썼다면, J.H.Lighting은 3M 제품의 높은 품질경쟁력을 바탕으로 수 출 공략지 선점, 철저한 고객사 관리, 적 기납기 등으로 경쟁사들을 따돌렸다.
J.H.Lighting은 지난 2004년 ㈜지맥스 의 사업부로 출발했다. 부산광역시 해운 대구 센텀시티에 위치한 지맥스는 자동 차, 휴대폰 부품, 흡음재, 단열재, 컴퓨터 보안기 등의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지 맥스는 2004년 한국쓰리엠㈜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LCD 제품에 적용되는 3M 광학필름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2 0 0 8 년 지맥스에서 독립 법인인 J.H.Lighting으로 분사하면서 본격적으 로 해외 수출길을 열었다.
수출 첫해 J.H.Lighting은 1,500만달 러의 매출을 기록했고, 연평균 15%이상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4,000만 달러의 수출이 기대되고 있다.마흔일곱, 가정주부에서 사업가로
J.H.Lighting을 이끌고 있는 정나리 (57) 대표이사는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80년대에 시대를 풍미했던 지점토 학원 을 차려 운영할 정도로 문화예술에 관심 이 많았고, 인테리어, 요리에 취미가 있 었던 가정주부였다. 경제에 관심이 없었 고, 전자신문 읽는 것이 가장 재미없는 일이었다. 그랬던 그가 2005년 부산에서 경기도로 홀로 올라와 달랑 오피스텔 한 칸에서 가족의 권유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시흥시 정왕동에 사무실을 연 정 대표는 그 당시 책상 위에 컴퓨터와 팩스, 전화기를 올려놓고 무엇을 해야 하나 암담했었던 기억을 털어놓는다. 컴퓨터 자판도 두드려보지 않았고, 엑셀 프로그램도 몰랐던 그는 6개월간 오피스텔에서 쪽잠을 자며 부산 집에는 내려가지도 않았다.
마흔 일곱이라는 늦은 나이에 가정에서 사회로 나온 정 대표에게는 실패할 시간이 없다는 절박감이 있었다. IT업계의 특성상 인지 능력이 젊은 사람들보다 떨어질지는 몰라도 나무를 보기보다 숲을 보고 산림을 가꿀 수 있는 노련함이 정 대표에게 있었다.
ERP 대신할 프로그램도 직접 제작
정 대표는 “영업직원 1명, 여직원 1명을 고용해 셋이서 일당 백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며 “엑셀도 모르던 내가 내부 회사운영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해 지금까지 사용할 정도로 그 때는 호기심과 열정이 가득했다”고 말했다.
전사적 관리 시스템인 ERP시스템이 J.H.Lighting의 실정과 맞지 않자 재고관리, 마감자료, 발주현황서 등을 달러로 운용할 수 있는 J.H.Lighting만의 프로그램을 정 대표는 보란듯이 개발해냈다.
J.H.Lighting은 현재 분당 본사를 비롯 국내기업의 중국내 생산공장들과 유기적인 업무 협조를 맺고 있다. 심천, 연태, 남경 등지에 3명의 직원을 파견하고, 국내에서는 12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수출 전선 중 중국 시장을 집중 공략하기 위해 J.H.Lighting은 2008년부터 홍콩3M, 동관3M, 상해3M, 소주3M 등과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중국 수출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
정 대표는 “3M의 광학필름은 선명도, 밝기 등의 퀄리티가 매우 높지만 경쟁 제품이 출시됐을 때 3M 대리점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며 “그런 가운데 J.H.Lighting은 중국 현지를 찾아가 3M 제품을 계속 쓰도록 설득해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휘도향상필름, 3M사 세계 독점
J.H.Lighting이 이처럼 지속 성장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 대표의 사업적 스킬과 추진력이 결합한데다 3M 자체의 제품력에 있다. 3M의 광학필름은 BLU의 광량을 획기적으로 개선, 보다 밝은 LCD를 구현할 수 있다. LCD BLU에는 반사판, 확산시트, 프리즘시트, 보호시트 등의 다양한 광학필름들이 사용된다.
이중 프리즘시트의 경우 미국 3M사가 독점하고 있었으나 프리즘 구조 특허가 2006년 만료되면서 필름 업체의 경쟁이 본격화됐다. 그래서 미국 3M사는 프리즘시트에서 좀 더 진보한 DBEF(Dual Brigntness Enhancement Film : 휘도향상필름)를 개발했다. DBEF는 가격이 비싸지만 LCD패널 표면에 빛 투과효율을 높이는데 탁월하다. 현재 DEBF는 3M사에 의해 독점 공급되고 있다. 또한 ESR(Enhanced Specular Reflector)로 불리는 광학필림도 유사 경쟁 제품이 국내에서 개발됐지만, 3M사 제품의 우수성으로 인해 타사 제품의 시장 추월을 불허하고 있다.
또 J.H.Lighting의 최대 고객사는 LG디스플레이, LG전자다. 휴대폰 생산 증대와 스마트폰 및 태블릿PC 시장의 양적성장과 더불어 고휘도 제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확대돼 매출이 확대되고 있다.
정나리 대표이사는 “휴대폰의 빠른 진화는 J.H.Lighting의 매출과 직결된다”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IT업계의 판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전자 부품 공급업체는 결국 시간싸움인 만큼 납기일 맞추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며 “소비재 중심의 비즈니스는 회사의 지속 성장을 돕는다”고 덧붙였다.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마흔일곱에 창업을 해 10년만에 직원수 5배, 매출 10배의 성장을 이뤄낸 정 대표의 회사는 감성경영을 바탕으로 직원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명품 회사로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박현정 기자 l phj@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