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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通

Issue & Trend | 전통시장, <스마트 해법>을 찾다

전통시장, ‘스마트 해법’을 찾다
스마트폰으로 결제부터 마케팅까지
전단지·쿠폰 스마트폰 통해 발행… SKT·KT 등 시스템 구축 적극 나서


 


 

▲중곡제일시장에서 운영 중인 SKT 스마트폰 결제 시스템 ‘Beep!’과 매장관리 시스템 ‘마이샵’.

서울시 광진구 중곡동에는 골목시장이 하나 있다. 1970년대 자연스럽게 형성되기 시작한 이 시장은 과거 도심 주택가에서 흔하게 보던 전통골목시장이다. 그런데 최근 이 시장의 명성이 전국적으로 자자해졌다. 주인공은 ‘중곡제일시장’이다.
지난 2월,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자 신분으로 이 시장을 찾았다. 그리고 이곳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전통시장으로는 드물게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상권을 키워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창조경제 사례된 ‘중곡제일시장’
전통시장 활성화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중요한 숙제 중 하나다. 지금까지 전통시장을 현대화하기 위한 노력은 주로 대형할인마트의 편의시설에 근접하는 시설을 설치해주는 것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비를 가리는 지붕과 주차장의 설치다. 더불어 시장골목을 깨끗하게 만들고 점포를 깔끔하게 정돈하는 정도로 끝이 났다.
시장상인들은 시장을 찾는 고객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와 문화 행사 등을 개최하며 활성화를 꾀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의 기본 기능을 우회하는 일종의 편법이었다.
그런 면에서 중곡제일시장의 사례는 박 대통령의 “이것이 바로 창조경제”라는 언급이 아니더라도 특별하다.
중곡제일시장이 최근 유명해진 이유는 ‘전통시장의 스마트화’에 있다. 이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결제시스템이다. 배달이 많은 상인들 손에는 하나 같이 스마트폰에 붙여서 사용하는 자그마한 카드리더기가 있다. 스마트폰에 앱을 다운받고 이 조그만한 단말기를 꽂으면 스마트폰은 그대로 이동식 카드결제기가 된다. 종전의 크고 비싼 이동식 카드결제기가 아니어서 상인들도 간편하다고 입을 모은다.
상점 안에는 기존 POS 대신 모니터가 붙은 단말기가 설치되어 있다. 이 단말기는 안드로이드 태블릿PC 결제기를 기반으로 하는 고객마케팅과 주문 관리, 판매 실적 등을 관리한다. 이 역시 비싼 POS기 대신 할 뿐 아니라 간편하게 점포를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SKT 스마트 솔루션 ‘Beep!’, ‘마이샵’ 적용
중곡제일시장이 스마트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작년부터다. 박태신 중곡제일시장 협동조합장은 “SKT에서 같이 하자고 먼저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현재 SKT에서 중곡제일시장에 적용 중인 스마트 솔루션은 스마트폰 기반의 간편 결제 플랫폼인 ‘Beep!’과 지난 해 9월부터 적용된 SKT의 매장관리 시스템인 ‘마이샵’, 그리고 ‘스마트 전단’ 등이다.
스마트 전단은 특별할인 품목 등 유용한 정보를 담아 단골고객들의 스마트폰으로 배포된다. SMS링크를 통해 다양한 상품정보를 이미지로 전달하는 스마트 전단은 종이 전단지에 비해 만들기 쉽고 저렴하며 고객들이 언제 어디서나 확인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녔다.
또 중곡제일시장에서는 SKT의 전자지갑인 ‘스마트월렛’을 통해 스마트 쿠폰도 발행한다. 이 쿠폰은 SKT에서 7%, 시장에서 3%를 부담해 총 10%를 할인해준다.
중곡제일시장의 스마트화는 시장을 구성하고 있는 상인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박태신 조합장은 “전통시장은 아름아름 찾아오는 사람들을 상대로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럴 경우 10년을 못 버틴다”며 “10년 후를 미리 대비해 더 나운 상권 형성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년 후 상권까지 생각한다
중곡제일시장은 다른 많은 전통시장과 달리 상인연합회 대신 협동조합을 결성했다. 그리고 조합에서는 ‘㈜아리청정’이라는 별도의 법인을 만들었다. 상인들이 취급하는 상품들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취지다.
박 조합장은 “시장 제조 상품도 대형마트와 충분해 경쟁이 가능하다”며 “즉석에서 제조한다는 장점에 제품의 성분과 원산지 표시 등을 통해 제품의 신뢰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조합에서는 출자금을 모아 시장 내 건물을 매입, 임대료를 낮추고 입점을 규제하는 등의 작업도 하고 있다.
스마트 전단지 발송 등을 위한 고객명단 확보 노력으로 동전던지기, 스크래치 복권 등을 운영하고 있고, 월 400만원 정도를 투입해 금요장터를 만들고 매주 금요일 상점마다 1상품씩을 할인 판매하는 행사도 개최하고 있다. 이 행사는 140여개 시장 점포 중 120여개 점포가 참여할 정도로 호응도가 높다.
SKT는 최근, 제2의 중곡제일시장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인천시 남구 주안7동에 있는 ‘신기시장’이 그 대상이다. 신기시장에는 ‘신기시장 전용 멤버십’, ‘마이샵’, ‘Beep!’ 등이 적용되며, 멤버십 고객을 대상으로 한 포인트 적립, 할인쿠폰 제공 등 다양한 스마트 솔루션이 제공될 예정이다.

확산되는 전통시장 스마트 바람
지난 해 KT는 신한은행과 손잡고 남대문시장에 휴대폰 전자화폐 서비스 ‘주머니’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전자결제가 보편화된 지금 전통시장의 가장 큰 약점은 현금결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KT는 신한은행과 함께 신용카드나 현금 없이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NFC 스티커나 QR코드 등을 통해 결제하는 주머니 서비스 시스템을 남대문시장에 적용한 것.
또 KT는 전국 25개 팀으로 구성된 ‘KT IT 서포터즈’가 각각 1곳의 전통시장과 자매결연을 맺고 상인들에게 스마트기기 활용법, SNS, 블로그, QR코드 등에 대한 교육 및 활용법, 온라인상점 개설 방법 등을 교육하고 있다.
전통시장에 부는 스마트 바람은 올해 들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2월 충북 충주시는 농협의 스마트폰 결제시스템인 ‘뱅크월렛’을 이용한 스마트폰 결제를 충주시내 전통시장인 무학시장에서 시범 실시했다.
이 시스템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는 물론 스마트폰 결제, 현금카드 결제가 추가로 가능해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편의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뱅크월렛은 지난 3월부터 전국 16개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금융거래와 온/오프라인 가맹점 결제를 할 수 있게 돼 편의성은 더욱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전통시장의 스마트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무선통신망 구축사업을 시작했다. 경기도는 지난 2월 도내 주요 전통시장 66곳에 무선인터넷 서비스망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번 경기도의 전통시장 무선인터넷망 구축사업에는 정부, 지자체, 통신사업자가 대응투자방식으로 마련한 2억1,100만원이 지원된다. 어느 틈에 전통시장 활성화는 ‘스마트’를 포함시키지 않고는 말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이신덕 기자 l oponce@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