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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通

New Brand | 퍼실(Persil)

독일서 탄생한 세계 최초의 세탁세제
국내 홈쇼핑서 1천억 판매고 올려… 옷감 비비지 않고도 빨래 가능



옷에 비누를 문질러 박박 비벼대며 힘들게 빨래하던 풍경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표백제와 소다가 등장하면서부터 빨래가 훨씬 쉬워졌기 때문이다. 세제는 세탁기의 등장과 함께 더욱 빠른 속도로 진화했다. 가루세제, 액상세제, 시트세제(뽑아쓰는 세제) 등 다양한 형태로 개발되면서 빨래판에 안녕을 고했다.
지난해 롯데홈쇼핑 최고 히트상품은 30만 세트가 팔린 세탁 세제 퍼실(Persil)이었다. 헨켈홈케어코리아에 따르면 퍼실은 홈쇼핑 론칭 약 3년만에 누적판매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홈쇼핑에서 단일브랜드로 누적판매액 1,000억원을 넘긴 브랜드가 10개 미만인 가운데 세제 브랜드 판매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세제 브랜드 시장점유율에서는 애경과 LG생활건강이 매월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는 가운데 수입세제인 퍼실이 수입브랜드 중 처음으로 지난해 시장점유율 3%대를 넘어서면서 3위에 안착했다.
퍼실은 독일의 화학자이자 상인이었던 프리츠 헨켈(Henkel)이 개발했다. 1876년 28세의 헨켈은 2명의 동업자와 함께 독일 하헨 지방에 회사를 설립하고 세계 최초로 세탁세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헨켈은 1877년 파우더 비누를 개발했고, 이듬해에는 표백소다를 탄생시켰다. 헨켈이 개발한 표백소다는 소다와 물유리로 된 화합물로서 물을 연수화하고, 물에 함유된 제2철염과 망간염이 결합해 섬유의 갈변을 막아줬다. 1907년엔 세계 최초의 자동세탁 세제인 퍼실을 선보였다. 퍼실은 손으로 비비지 않아도 세탁이 돼 세계적으로 히트를 쳤다. 퍼실(Persil)이란 이름은 과붕산염(perborat)과 규산염(silikat)의 앞부분을 따서 만들어졌다. 빨래를 할 때 표백제인 과붕산염이 산소를 발생시켜 빨래를 문지르지 않아도 때가 빠지고, 규산염은 석회분을 제거해줬다.
제1차 세계대전 직전 퍼실은 유럽 최대의 세탁제 제조업체로 성장했다. 그러나 세계대전이 끝나고 1909년 이후 영국과 프랑스에서 합법적으로 퍼실을 생산하면서 헨켈은 해당 국가에서 퍼실에 대한 상표권을 잃었다. 영국과 프랑스의 퍼실 제조사는 이후 네덜란드-영국계 대기업인 유니레버에 넘어갔고, 유니레버는 지금까지 퍼실을 생산하고 있다.
137년의 역사를 지닌 헨켈은 세제 퍼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접착제 ‘록타이트’, 샴푸 등의 헤어제품으로 유명한 ‘슈바츠코프’ 브랜드도 갖고 있다. 세제 및 홈케어, 화장품·세면 용품, 접착제 기술 등 세 가지 사업 분야에서 앞선 브랜드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헨켈은 현재 125개국에 진출해 있고, 글로벌 직원 4만8,000명을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4조원. 이중 한국 매출은 4,000억원. 지난해에는 2011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165억1,000만유로의 매출을 달성했고, 3.8%의 성장을 기록했다. 매출 성장은 세제 및 홈케어 부문에서 4.7%, 접착 테크놀러지스 부문 3.6%, 뷰티케어 사업 부문 3.1%를 달성했다. 특히 세제 및 홈케어 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헨켈은 올해 엄격한 원가 규범을 유지하면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 여건에 적응해 나갈 방침이다. 프로세스의 최적화 및 표준화와 공유 서비스 확장, 생산과 물류망 최적화를 통한 원가 구조 개선 등을 시도할 예정이다.
이로써 퍼실, 홈키파, 홈매트, 록타이트 등으로 친숙한 연매출 24조원의 글로벌 생활·산업용품기업 헨켈은 사세를 더욱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박현정 기자 l phj@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