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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通

스타트기업이 간다 | ㈜아톰로봇

㈜아톰로봇
로봇으로 구현하는 나만의 공장
초소형 인프라 로봇 전문업체, 1인 제조업 가능한 나노플랜트 개발


①아톰로봇은 1인 제조업을 실현시키는 맞춤형 로봇을 설계, 생산하는 1인 창조기업이다. ②다목적 스테이지 외에 다양한 분야의 로봇들과 휴머노이드 로봇팔을 개발했다. ③아톰로봇의 박남규 대표이사.

‘로봇전문 1인 창조기업'
㈜아톰로봇 박남규(44) 대표이 사의 명함 속에는 이 문구가 선명하게 적혀 있다. ‘공상과학 영화나 소설 속 단골 소재인 로봇을 전문으로 하는 1인 창조기 업이라니, 1인 기업이 로봇을 만든다고?’ 박 대표로부터 명함을 받은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가장 먼저 이런 의문이 떠오를 것이다. 첨단기술의 집약체인 로봇과 1인 기업의 만남, 과연 어떤 모습일까.

1인 제조업 솔루션 제공
“요즘 1인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잖아요. 아톰로봇은 1인 제조업을 실현시키는 맞춤형 로봇을 설계,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2010년 9월 설립된 아톰로봇은 국내 미개척 분야인 1인 제조업 솔루션 전문업 체이다.
‘생각을 현실로, 머리에서 손끝으로’가 모토인 아톰로봇은 최소의 자본으로 자신만의 공장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해준다.
박 대표는 “제조업의 경우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공장과 라인 설비, 인력 등이 필요해요. 하지만 창업 초기 기업이 이런 공장과 라인을 완벽하게 갖춘다는 것은 비용과 공장 부지 확보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어려움이 많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톰로봇은 최소의 공간과 설비, 인력 등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맞춤형 로봇을 설계해 줘요”라고 설명했다.
즉, 장소, 인원 등에 구애받지 않고 협소한 공간에서도 설계부터 요소품 가공, 미세조립, 품질검사출하 등의 제조공정을 구축할 수 있는 나노 플랜트(NANOPLANT) 의 기초가 되는 초정밀 스테이지를 제공하는 것. 1인 제조업을 실현시킬 수 있는 일관생산 시스템 개발이 아톰로봇의 주력 아이템인 셈이다.
그는 “아톰 로봇의 나노플랜트를 이용하면 기존 제조 공장과 달리 작은 사무실 공간을 활용해 나만의 공장을 만들 수 있어요. 또 최단시간 내 다품종 소량 생산은 물론 자신의 노하우를 보호할 수 있는 장점도 있죠. 아직 국내시장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점점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분야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아톰로봇은 창업 한달만에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의 납품 계약은 물론 차세대 아이템인 로봇제품에 대한 용역연구개발을 수주할 수 있었다.
또 아톰로봇은 창업 3년이 채 안되는 기간 동안 노광검사 장비부터 모션 캡쳐 검사장비, 반도체이송 로봇, 안전호출용 액세서리, 4대강 수중로봇, 휴머노이드 로봇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로봇들을 개발했다.

기계와 인체의 만남
로봇전문 1인 창조기업 창업을 통해 로봇 설계 전문가로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박 대표. 하지만 박 대표가 처음부터 로봇 분야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 된다고 하잖아요. 제가 2010년 6월 로봇전문 1인 창조 기업인 아톰로봇을 설립할 수 있었던 것도 예기치 못했던 우연들이 필연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박 대표는 1994년 ㈜ 대우전자에 취업, TV연구소 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의 첫 발을 내딛었다. 특유의 성실함으로 박 대표는 대우전자에서 근무했던 3년 간 자신 명의의 출원만 약 500건 이상을 내면서 대우전자 연구소에서 특허 출원건수 1위를 차지했다. 당시만 해도 대기업 취업은 안정된 미래를 보장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직장생활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직장의 소속원이 아닌 자신만의 브랜드를 갖고 싶었다고.
박 대표는 “회사생활을 하면서 다수의 특허를 출원했어요. 하지만 회사에 소속 돼 있는 한 아무리 많은 기술을 개발해도 결국 그 기술은 회사의 것이지 개인의 것이 아니더라고요. 그때부터 창업을 생각했죠. 나의 기술로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어요”라고 회상했다.
그러던 와중에 박 대표는 직장생활에서의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극심한 위장병에 시달리게 됐다. 점점 악화되는 건강 때문에 고생하던 박 대표는 우연히 카이너시올리지(척추와 신경, 근육에 적절한 자극과 운동처방으로 병을 치료하는 퓨전 의학)에 대해 알게 됐고 이를 통해 위장병을 치료할 수 있었다.
박 대표는 “내 몸을 치료하기 위해서 사람의 인체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기계에 대한 관심이 척추와 신경, 근육 등 인체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가게 된 계기였죠”라고 말했다.
기계설계의 전문가가 점점 인체에 대해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그의 관심은 기계와 인체의 융합체인 ‘로봇’으로 이어졌다.

‘융합’을 통한 가능성의 확대
“기계와 사람의 융합체가 곧 로봇이에요. 그만큼 이 분야는 융합의 기술이라 할 수 있어요.”
로봇 기술은 기계와 인체 그리고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함께 수반돼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박 대표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일찍부터 ‘기술 융합’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계기다.
박 대표는 “1인 기업이 로봇을, 특히 맞춤형 로봇을 만든다고 하면 다들 놀라워 해요. 하지만 이는 아톰로봇의 시스템을 잘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죠. 1인 기업이라고 해서 모든 일을 혼자서 처리해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로봇을 생산하는 만큼 필요한 기술력도 매번 달라진다. 박 대표는 그때 그때 프로젝트의 성격에 맞춰 필요한 전문가를 고용해, 유동성 있게 사업을 진행한다고.
이를 위해 박 대표는 평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네트워크와 인력풀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1인 기업은 고정된 직원이 없을 뿐이 지, 달리 생각하면 필요하면 언제든지 전 세계 모든 전문가들과 함께 일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그만큼 1인 기업의 대표는 언제 누구와 어떻게 융합해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낼 것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현재 아톰로봇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 기업으로부터 자금 투자를 받아 모바일 관련 로봇을 개발 중이다. 내년 초 개발이 완료되면 국내에 생산기지를 두고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로봇을 판매하는 로봇 세일즈 시스템도 구축하게 될 것이라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하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한계에 부딪칠 수 밖에 없어요. 하지만 네트워크를 통해 기업 혹은 기술 간 융합을 실현시키면 그 가능성은 무한대로 커지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창업을 통해 융합의 가능성을 실현시키고 있는 박 대표. 그는 자신의 경험을 후 배 경영인들과 나누고 싶어서 기업을 운영하는 틈틈이 창업 컨설팅과 1인 기술창업과 관련한 강연도 병행하고 있다.
“제가 로봇기업 창업을 통해 저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었던 것처럼 창업을 준비 중인 후배 경영인들에게 저의 행복한 창업 비결을 공유하고 싶어서 기업 운영과 함께 창업 컨설팅과 강연을 하고 있어요.” 박 대표는 “결국 창업이란 돈을 좇기 보다는 행복한 삶을 실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잘하는 분야인 로봇 설계와 창업 컨설팅을 통해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는 데 있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미영 기자 l misaga@gfeo.or.kr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현재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도 작은 창고, 최소한의 인력과 비용으로 시작한 스타트 기업의 시절이 있었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그 끝은 창대하리 라’라는 말처럼 높은 매출, 거창한 사옥은 없지만 반짝이는 아 이디어와 열정으로 글로벌 기업을 꿈꾸는 스타트 기업. 그들의 생생한 창업 스토리를 <스타트기업이 간다>를 통해 들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