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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해외창업아이디어 | 사모아의 항공사 '사모아에어'

세계 최초 몸무게별 요금 책정
사모아의 항공사 <사모아에어>


 

 


“뚱뚱한 승객은 요금을 더 내라.”
오세아니아 남태평양의 섬들로 구성된 의회공화국 ‘사모아’. 이 작은 섬나라의 항공사인 사모아에어는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승객들의 체중과 짐무게로 비행기운임을 결정하는 ‘중량제운임(Pay-what-you-weigh System)’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이 항공사를 이용하는 승객은 몸무게에 따라 요금을 달리 내야 한다.
항공편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가장 짧은 노선의 경우 승객과 짐의 무게 1㎏당 1탈라(약 480원)를 내야 하고 장거리 노선인 미국령 사모아는 1㎏당 3.8탈라(약 1,820원)를 내야 한다.
예를 들어 체중 195파운드(약 89kg)의 평균 체중 미국인이 35파운드(약 16kg)의 짐 가방을 가지고 사모아섬의 아피아에서 미국령 사모아의 파고파고까지 간다고 했을 때, 이 승객은 기존 항공요금보다 97달러를 더 지불해야 한다.
사모아에어의 시스템은 다음과 같다. 승객들이 예약 시 짐무게와 체중을 입력해 그 합계 중량에 따라 운임을 정한 후 실제 공항에서 무게를 달아서 최종 운임을 확정한다.
2012년 설립된 사모아에어는 사모아의 두 개 큰 섬인 우폴루와 사바이 사이를 운항하는 국적항공사다. 최근 미국령 사모아와 통가 노선 등 국제선 운항도 시작했다.
사모아에어의 체중별 요금은 지난해 6월 시범적으로 실시됐고 올해 1월 미국 교통국에서 사모아를 출발해 미국령 사I모아로 가는 국제항공 요금을 정식으로 승인함으로써 힘을 받게 됐다.
사모아에어의 크리스 랭튼 사장은 “비행기 요금을 좌석 수가 아닌 무게로 계산하는 것은 여행객들에게 교육이 필요하다”며 “그렇지만 비행기가 운송하는 중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모든 무게를 다 계산에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가장 공정하게 여행을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짐의 무게가 초과했다고 해서 추가 요금을 받는 일 없이 무게에 따라 요금을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파일럿 출신인 랭튼은 항공사에 근무하던 시절부터 체중별 요금제를 회사에 여러 차례 건의했다고. 하지만 회사 측으로부터 “체중을 거론하는 것은 너무 민감한 문제”라며 번번이 거절당했다. 결국 랭튼은 자신의 항공사를 설립한 후 체중별 요금제를 도입할 수 있었다.
랭튼은 “무게에 따라 요금을 받는 것이 가장 공평한데도 오랜 세월 동안 모든 항공사들이 이를 무시한 채 일률적으로 좌석별 요금을 받아오고 있다”며 “체중별 요금제에 따라 어린 아이를 데리고 타는 가족들은 이전보다 훨씬 돈을 덜 내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 요금제는 비만 문제를 널리 알리고 자각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며 “40~50년 전보다 사람들이 더 크고 무거워지고 있어 이 같은 요금 산정은 미래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모아에어는 상업노선을 다니는 9인승 비행기 두 대, 에어택시 역할을 하는 3인승 비행기 3대가 전부인 소형 항공사이다. 일반 대형 비행기에 비해 무게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경비행기가 주력기종인 만큼 ‘중량제 운임’은 회사의 미래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게 회사의 입장. 하지만 이 같은 요금 산정법에 대해 사회적 접근으로 해결법을 찾아야 할 비만을 개인의 잘못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불공정한 행위라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특히, 사모아는 15세 인구의 80%가 비만을 겪고 있을 정도로 심각한 국가적 문제가 되고 있다. (자료출처 : www.samoaair.ws)

이미영 기자 l misaga@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