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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通

세계경제 재도약 가능한가


<ISSUE&TREND>

 

세계경제 재도약 가능한가

유럽 재정위기 해결 속도에 달렸다

선거 앞둔 유럽, 미국, 중국 등 표심의식해 개혁 미룰 경우 세계경제 암울

 

2011년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든 최악의 사건은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침체였다. 지난 2년여 동안 지속돼 왔던 유로존의 위기는 그리스,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들의 정부 부채 문제에서 비롯돼 글로벌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쳤으며, 미국도 경제성장률은 정체되고 실업률은 치솟는 등 더블딥 우려를 자아냈다.

 

올해도 경제 불확실성 여전

올해도 글로벌 경제 전망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럽과 미국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중국마저 경착륙이 우려되고 있다. 다만 지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와 다르게 이미 드러날 악재는 대부분 시장에 선반영 돼 가공할 만한 경제 충격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유럽 재정위기 문제는 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국으로 구성된 유로존의 뿌리 깊은 구조적 원인이 내재돼 있어 해결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고, 미국 경제 역시 호전되고 있긴 하지만 글로벌 경제를 견인할 정도는 아니어서 시장 악재 발생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미국, 유럽, 중국이 문제 해결을 지연할 경우 이르면 2012, 늦어도 2013년에 세계 경제가 퍼펙트 스톰(가공할 위력의 폭풍)’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루비니 교수는 대선과 세대교체를 앞두고 있는 미국과 중국, 유럽 국가들이 표심을 의식해 단기적으로 고통스러운 개혁을 미루면서 경제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현대차 체코공장과 현지 협력사들이 동반성장 노력을 통해 유럽 재정위기의 파고를 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자동차)>

 

유럽, 빠른 정책적 결단내려야

유럽 문제는 세계경제가 재도약하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위험의 정도가 계속 진화하고 있는 가운데 유로재정안정기금확충과 유로본드를 발행하는 것 등의 해결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여전히 유로존 국가들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리스 재정위기는 스페인을 넘어 세계 7, 유로존 3위의 경제대국 이탈리아까지 위기로 몰아넣었다. 유럽 국가들의 재정적자는 유럽 국가들의 국채가격 폭락으로 이어진다. 국채문제는 은행의 자금경색을 가져온다. 유로존 은행들은 50% 이상의 자금을 국채 등 자본시장에서 조달한다.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국채가 문제가 될 경우 프랑스 은행이 직격탄을 맞는 것도 이들 국가의 국채를 프랑스 은행이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금융기관들은 유동성을 축소하게 되고 이머징 마켓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게 되면서 유럽의 재정위기는 전 세계로 전염되는 것이다.

유럽의 문제가 심각해질수록 유로존 재정위기국 자산의 익스포저(노출위험도)가 큰 미국과 독일 등이 정치력을 발휘해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려 들 것으로 보인다. 결국 문제 해결까지의 소요시간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 증감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럽은 빠른 정책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지적한다.

 

, 1%대 후반 경제성장 할 듯

최근 미국은 GDP 성장률이 늘어나고 설비투자가 증가하는 등 경제지표가 개선되면서 더블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버냉키 미국 FRB 의장도 미국 경제가 더블딥 등 불안감에 휩싸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미국 경제는 유로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한 침체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미국 경제전망에 있어 여전히 상당한 하방 리스크가 존재한다. 산은경제연구소 국제경제팀은 올해 미국경제가 1% 후반의 부진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대외적으로는 유럽 재정위기 심화에 따른 경기둔화,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발생 가능성 등이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고, 대내적으로는 소비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제조업 지표 악화, 정부의 재정긴축으로 정부부문의 성장률 기여도 감소 등이 예상되고 있다.

올해 미국 경제성장의 관건은 재정긴축을 통한 경제체질 개선과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 마련에 달려있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정부의 경기부양책 약발이 다 떨어진 상태에서 주택시장의 회복이나 민간 투자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경제 위축을 막으려면 재정정책을 통해 경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지준율 인하해 유동성 완화

중국 경제가 하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의견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HSBC가 발표한 중국의 20113분기 GDP성장률은 9.1%, 1분기 9.7%, 2분기 9.5%에 이어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 4분기와 올 1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각각 7.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올해 안정적 통화정책과 적극적 재정정책을 이어나가겠다고 발표했다. 경제성장과 물가안정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통화정책을 긴축에서 완화로 적절히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최근 부동산시장이 하락 안정되고, 물가도 안정되는 기류를 보이자 은행지준율을 21.5%에서 21%0.5%p 내려 유동성을 확대시키는 쪽으로 정책을 선회했다.

스티브그린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1월 중국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0.5%p 인하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긴축의 고삐를 완화하는 신호로 볼 수 있다“1월중 추가로 지준율을 인하해 유동성을 풀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 런던정경대학교 교수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0년간 45%에서 35%로 줄었다소비가 중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80%는 돼야 세계 경제 회복에 역할을 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소비시장 확대 속도가 향후 세계 경제 재도약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현정 기자 phj@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