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기도通

Insight Gyeonggi | 네 꿈을 JOB아라




직업은 꿈을 이루는 과정이다. 하고 싶은 일, 이루고 싶은 일을 할 때 사람은 가장 행복하고 최선을 다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지금 사회 문제로 떠오른 취업난 해결을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좋은 직장이 반드시 대기업이 아니고, 좋은 일이 반드시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일자리 현황과 꿈을 잡고 행복을 찾아 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글 l 이신덕 기자 oponce@gfeo.or.kr



직업, 꿈 & 취업
직업은 돈벌이 아닌 꿈 실현 과정
현재 보다 미래 보는 혜안 필요… 다양한 선택 기회 제공해야



새정부 들어 일자리가 지상최대의 과제가 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주창하고 있는 창조경제의 최종목표가 바로 일자리 창출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 4일 정부는 ‘일자리 로드맵’을 발표 했다. 이에 앞서 5월에는 공약가계부를 공개했는데, 이중 일자리 창출에 직접 연관된 지출예산만 16조원에 이른다. 일자리 로드맵은 여기서 6조원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일자리 로드맵의 궁극적인 목표는 앞으로 5년 동안 고용률 70%를 달성한다는 것. 지난해 우리나라의 고용률은 59.4%였다.

일하고 싶은 직장, ‘글쎄?’
통계청이 지난 6월 12일 발표한 <2013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용률은 60.4%. 15~64세(OECD비교기준) 고용률은 65.0%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5월 실업률은 3.0%.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7.4%였다. 같은 날 경인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경기도 고용률은 60.3%, 실업률은 3.1%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목표로 한 고용률 70%는 지금의 통계로 보면 결코 만만한 목표가 아니다. 특히 지금 우리나라의 일자리 사정으로 볼 때 이러한 젊은이들이 자신의 꿈을 지키며 취업해, 만족하기란 결코 쉽지가 않다.
중소기업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구인이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해 10월 1일 기준, 경기지역 사업체가 정상적인 경영 및 생산 활동을 위해 추가적으로 더 필요한 인력은 7만1,15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부족률은 3.6%. 인력이 충원되지 못한 사유는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의 불일치’ 23.2%, ‘구직자 기피 직종’ 21.0%였다. 다만 300인 이상의 사업체에서는 ‘사업체요구 학력, 자격 불일치’가 24.6%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통계는 지금의 일자리 미스매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짐작케 해준다.

실업률 감소에도 늘어나는 청년 실업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2월 발표한 에 따르면 ‘국내 실업률의 전반적인 감소에도 불구하고, 청년층의 실업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일자리의 질이 낮아지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 보고서는 전국 20~30대 취업준비자 7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월 2주간 잡코리아에서 설문조사한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여기에 따르면 중소기업에 취직하겠다는 취업준비자는 10명 중 2명 수준인 23.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응한 사람의 35.5%는 자신의 취업 경쟁력이 높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82.1%는 열악한 근무환경을 피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26.3%는 자신보다 부모가 중소기업의 취업을 반대한다고 답했다.
경기도가 분석한 일자리 미스매치 현장 진단도 크게 다르지 않다. 중소기업은 고졸 청년을 선호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대학에 진학하고 있으며,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기대하는 연봉은 대기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소기업의 열악한 근로환경은 이들의 기피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중소기업이 청년들에게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는 점도 취업을 꺼리게 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여기에 출퇴근이 어렵다는 점도 핸디캡으로 꼽혔다.
특성화고생 취업내비게이션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 안미애 과장은 “많은 학생들이 직업에 대한 뚜렷한 목표와 의지가 없을 뿐 아니라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고 있다” 며 “보다 뚜렷한 목표 의식과 일에 대한 동기부여가 필요한 상황” 이라고 말했다.

원하는 JOB 도전 기회 제공해야
하지만 최근 들어 선취업 후진학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도입되고 있고 양질의 일자리에 대한 고졸 청년들의 취업이 늘면서 일자리 정책에 대한 패러다임도 변하고 있다. 특히 개성이 강한 청년층이 자신의 꿈과 관련된 직업을 찾게 되면서 일자리의 다양화 혹은 창업이라는 선진국형 일자리 환경으로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은 얼마 전 한국경제연구원에서 개최한 ‘제3회 Keri 포럼’에서 “오늘날 우리 경제가 겪고 있는 대부분의 문제는 뿌리를 들여다보면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가 안 생긴다는 데 그 원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제조업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이며, 설상가상으로 제조업과 농업 분야에서 연평균 12만개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연평균 30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나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12만개의 일자리를 오히려 까먹고 있어 연평균 42만개의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것. 또 우리 경제의 58% 업종에서 고용을 더 늘릴 수 없거나 오히려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 나머지 42% 분야에서 고용을 창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LG연구원이 지난 2010년 내놓은 <청년 일자리 창출의 베스트 프랙티스>보고서는 ‘청년 고용 정책이 중요하게 부각되는 이유는 청년 시기가 최초의 직업 선택이 이루어지는 시기로,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초기 직업 훈련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일자리의 선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합리적으로 일자리를 선택하고,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사회의 몫이다. 그것이 첫 직장이라면 더욱 그렇다. ‘꿈 JOB’ 을 위한 합리적인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필요하다.
 


Insight Gyeonggi | 네 꿈을 JOB아라 2


꿈을 JOB은 사람들
“내 꿈은 바리스타, 최고의 커피 맛보세요”
장애청년 일자리 ‘꿈을 Job Go 프로젝트’




▲나는 카페 시흥갤러리점(7호점)에 근무하는 바리스타 홍진희 씨(오른쪽)와 이덕진 매니저가 갓 뽑은 커피를 들고 웃고 있다.

발달장애를 가진 스물두살의 청년 홍진희 씨는 요즘 하루하루가 즐겁다. 그는 요즘 하루 4시간씩 시흥시청 지하 1층 갤러리에 마련된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한다. 카페의 이름은 ‘나는 카페’.
이 카페는 경기도와 한국마사회가 추진하고 있는 장애청년 대상 사회적일자리 창출 프로젝트 ‘꿈을 잡고(Job Go)’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점했다.
꿈을 잡고 프로젝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발달장애 청년들에게 바리스타 교육을 시킨 후 취업할 수 있는 커피전문점 개설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 5월 30일 시흥시청 지하 갤러리에 개점한 ‘나는 카페’는 7호점이다. 1호점은 지난해 11월 안산시 평생학습관 내에 개점했다. 현재 나는 카페는 의정부시 민원실, 구리시 민원실, 한국마사회, 고양시 능곡프라자 등에 설치되어 있다.
홍진희 씨는 이곳에서 일하기 전에는 인근의 대형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하지만 단순 작업이라 업무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 않았다고.하지만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카페에서 근무하면서 전문직이라는 자부심과 일에 대한 만족도가 크게 높아졌다.
“부모님 권유로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처음에는 적응하는 것이 힘들었는데, 계속 노력하면서 적응하고 있습니다. ” 그는 “커피를 추출하는 일이 가장 즐겁고 손님들이 커피가 맛있다며 만족할 때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홍 씨의 꿈은 이 일을 하면서 기부나 후원 같은 봉사활동을 하고, 장기적으로 해외에 나가서 더 깊이 공부를 해보는 것이다.
나는 카페 7호점에서 매니저로 근무 중인 이덕진 씨는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목적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는 것”이라며 “수익 보다는 사회복지마인드로 간다”고 했다. 나는 카페 각 점포마다 매니저는 두 명 정도가 근무한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매니저들은 바리스타 자격증에다 사회복지사 자격증 혹은 사회복지 관련 실무 경험 1년 이상인 사람들이다. 특히 아이들의 특성을 잘 아는 사람들로 선발된다. 이덕진 매니저는 이러한 자격에 더해 장애를 가진 자녀를 두고 있는 학부모이기도 하다.
꿈을 잡고 프로젝트는 한국마사회가 전액 지원한 20억원의 사회공헌사업비로 운영된다. 사업 운영은 경기도가 맡고 있고, 바리스타 교육은 장애 자녀들 둔 부모들의 모임인 ‘새누리장애인 부모연대’가 담당하고 있다. 또 실질적으로 카페를 운영하는 체인본부의 역할을 맡은 사단법인도 설립되어 있다. ‘㈔장애청년 꿈을잡고’가 바로 그곳이다. 예비사회적기업으로 등록된 이곳은 조만간 사회적기업으로 등록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경기도 사회복지담당관 장애인 복지팀 안영선 주무관은 “카페에 공급할 빵 등을 만드는 공장도 구상 중”이라며 “장기적으로 이들이 숙련·숙달되어 일반 커피숍으로 장기고용이 이루어지고, 새로운 친구들이 다시 나는 카페로 오는 선순환 체계를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2014년까지 15개의 ‘나는 카페’를 개설할 예정이다. 하지만 입점 허락이 쉽지 않아 점포확장에 어려움이 있다. 안 주무관은 “공공기관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경기도에는 3만6,612명의 발달장애인이 있고, 50명이 바리스타 교육을 수료, 현재 26명이 나는 카페에 취업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입사한 변종민·이화랑 군
“대학 진학보다 취업, 후회 없어요”

“진학 아닌 취업이 오히려 더 좋아요. 그저 학력이나 채우러 가는 것 보다는 좀 더 실용적 사회생활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요.”
수원하이텍고등학교 자동화시스템과 3학년에 재학 중인 변종민(오른쪽)·이화랑 군은 이미 2학년 때 한국수력원자력에 입사가 결정됐다. 그들은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취업하는 것에 대해 조금의 후회나 미련도 없어 보였다. 마이스터고인 수원하이텍고에 진학한다는 것 자체가 선취업 후진학이 목표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들의 중학교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둘 모두 내신 170~180점 으로 상위 30% 안에 드는 우수한 학생들이다.
이화랑 군은 “취업한다는 것은 그만큼 노력하고 스펙이 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장래 꿈이 CEO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변종민 군은 과학 쪽으로 전공을 살리고 싶어 수원하이텍고에 진학했다. 그는 “해놓은 결과에 충분히 만족하지만, 앞으로 많은 일들이 주어질 것이고 그런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의 어릴 적 꿈은 로봇공학자다. 그들에게 취업은 배움의 포기가 아니라 먼 미래를 향한 시작일 뿐이다.





애견숍 '가야펫' 입사한 이혜미 양
“동물들과 생활, 어려서부터 꿈이에요”

“졸업 후 진로는 확실했어요. 다만 대학에 진학하느냐 취업을 하느냐가 고민이었죠.”
이혜미(19) 양의 원래 꿈은 ‘사육사’. 그의 진로는 대학이냐 취업이냐가 아니라 동물들과 함께 생활하는 일을 한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수원농생명과학고 생물학과를 졸업한 이혜미 양은 대학원서 쓰는 날까지 진학과 취업을 놓고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대학원서를 쓰는 날 선생님이 추천해 그 날 면접을 보고 취업을 결정했다. 그는 수원 광교신도시에 있는 애견숍 ‘가야펫’에서 근무하고 있다.
“후회는 없어요. 하지만 나중에 대학은 꼭 갈겁니다. 대학에서 경영학이나 애견 쪽으로 공부할 생각 이에요.” 취업한지 1년도 안 돼 더 먼 미래는 아직 구상하지 않고 있다는 이혜미 양은 장래에 애견미용사가 되거나 숍을 차리고 싶다고 했다.
“직업의식을 갖고 했으면 합니다. 괜히 왔다가 힘든다고 그만두면 있는 사람들만 힘드니까요. 힘들지 않은 일은 없어요.” 이혜미 양이 또래들에게 하는 조언이다.





중소기업 ‘픽셀플러스’ 입사한 김수완 양
“목표 있으면 과정은 중요하지 않아요”

“공부는 때가 없죠. 취업 후 내 힘으로 가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
수원 매향여자정보고등학교 경영정보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수완(18) 양은 학생이면서 직장인이다. 현재 그는 광교테크노밸리에 있는 이미지센서 설계전문회사 ‘픽셀플러스’에 근무하고 있다. 김 양이 매향여자정보고에 입학한 것은 전문계특별전형을 통한 대학진학을 염두에 두고 였다. 하지만 은행이나 대기업에 입사한 선배들의 강의를 들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원래 그의 꿈은 패션디자이너. 하지만 시작이 겁났다.
우선은 회사 일을 열심히 배우고 한 2년 쯤 후에 야간 과정이 있는 대학에 진학해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한다. 특별히 영문학을 하고 싶은 이유는 지금 근무하고 있는 제품관리팀이 중국어와 영어를 많이 쓰기 때문이라고. 중국어는 사내 외국어 교육으로 배우고 있다.
그는 “목표만 있으면 과정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대학 졸업 후에는 유학도 꿈꾸고 있다. 목표는 미국 뉴욕의 파슨스디자인스쿨. 여전히 패션디자이너를 꿈꾸기 때문이다.
김수완 양은 “유학가기 전 최소한 10년은 이 회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