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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通

금값, 추세는?-하향안정화 된다 vs 더 오른다 '팽팽'

<Cover story>-인간의 욕망, 황금을 말하다

 

3. 금값, 추세는?

하향안정화 된다 VS 더 오른다 팽팽

미국 경제회복세로 안전자산 매력 떨어져인플레이션, 이란사태 등이 상승 요인

 

재무설계사를 통해 지난 2010년 금펀드에 가입한 직장인 김철우(46) 씨는 요새 금값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점을 갈아치우며 오르기만 했던 금값의 최근 1개월 및 2개월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김 씨는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펀드는 환매 시점을 잘 선택해야 손실은 줄이고 수익은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지난 경제위기때 경험했다금값의 전망이 어둡다면 현재의 수익률에 만족하고 환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고점 갈아치우던 금값 주춤

국제 금값은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오르며 지난 1920년 이후 가장 긴 상승세를 보였다. 2006년말 온스당 634.5달러였던 금값은 2007년말 836.15달러로 급등하더니 2009년에는 1,000달러선을 돌파했고, 2010년에는 1,417.63달러로 올랐다. 2008년 금융위기로 모든 자산이 절반이상 폭락하는 가운데서도 금은 유일하게 3% 올랐고, 200927%, 201025%, 201123%가량 꾸준히 상승했다. 결국 지난해말에는 1,574.57달러로 1,500달러선을 돌파했다.

1980년 온스당 800달러가 최고치였다가 하향안정세를 보이던 금값은 2000년대 들어 경제위기와 전쟁 등의 국제정세 불안으로 급상승세를 보여 왔다. 그러나 최근 고점을 지속적으로 높여가던 금값이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9월 온스당 1,920달러였던 금값이 최근에는 15% 이상 하락한 1,6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422(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가격은 지난 2월 정점을 찍은 이후 9% 하락한 온스당 1,627.68달러를 기록하며 10주 최저치로 내려섰다. 1,5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회복세 금값에 부정적

글로벌 경제위기의 근원지였던 미국의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금에 대한 수요 증가세가 완만해진 것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금값 랠리의 향방에 의문을 품게 만든다. 경제 상황이 호전되면 금의 안전자산 매력이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자산의 투자매력이 커진다.

금값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은 달러화의 가치다. 미국 경제의 회복세에 따라 달러화의 가치가 높아지면 금은 안전실물자산으로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져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또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달러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금값은 하락하게 된다. 주가 상승 역시 금의 수요를 감소시킨다. 다른 요인보다 금값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지만 경제 회복세에 따른 미국의 주가 상승도 금값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기관투자자들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줄였다. 카디나 앤드 코 투자자문의 닐 로즈 최고투자책임자(CIO)경제적 희소식은 금값에 부정적인 요인을 미친다지난 몇 년간 경제위기를 감안해 포트폴리오의 8~10%를 금으로 채웠지만, 올해부터는 금을 매수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공부문 강력한 금 매입세 보여

수급 역시 금값 약세 전망의 근거가 되고 있다. 경제 안정화로 금에 대한 수요는 줄어드는데, 금 생산량은 늘어났다. 영국 귀금속 컨설팅 업체 골드필즈 미네랄서비스(GFMS)에 따르면 전 세계 금 생산량은 최근 3년간 계속해서 늘어났다. 지난해에만 전년 대비 3% 늘었지만 수요는 이를 못 따라갔다.

GFMS의 귀금속 애널리스트인 필립 클라프위스크는 전 세계 금 수요의 25%를 차지하는 인도 금시장이 인도 정부의 금 수입세 인상조치로 금 내수를 압박하고 있다중국도 경기 둔화로 금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금에 대한 투자심리 지표로 활용되는 아메리칸 이글 금화 판매도 지난 2~3월 전년대비 70%나 감소하며 지난 2008년 중반 이후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아메리칸 이글 금화는 미국에서 소장 및 투자용으로 가장 인기 있는 재화다.

그러나 여전히 금값 강세를 점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세계경제가 취약하고, 주요국 정부가 추가 양적완화 등 경기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 화폐 가치가 하락해 금값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GFMS에 따르면 지난해 각국 중앙은행 등 공공부문에서 1960년대 중반 이후 가장 많은 455t의 금을 사들였다. 공공부문의 강력한 금 매입세도 금값 상승에 무게를 싣는다. 특히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금 위원회(WGC)는 세계 중앙은행들이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440t)로 금을 사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산 원유 수입 대금 금으로 결제

금값은 인플레이션, 국제정세 불안, 관련 산업의 성장 등으로 상승하게 된다.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면 실질금리가 하락해 화폐수요가 줄어들게 되고, 금 수요가 증가해 금값이 오르게 된다. 전쟁이나 자연재해 등으로 국가가 불안정하거나, 국제정세가 불안할 때도 안전실물자산인 금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증가해 금값이 상승한다.

헤지펀드 폴슨앤코 존 폴슨 회장은 최근 여러 나라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시중에 돈을 풀고 있어 글로벌 인플레이션 문제가 점차 심화될 것이라며 금은 실질가치가 보전되는 인플레이션 회피 자산임으로 지금이 바로 금에 투자할 때라고 투자자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금값의 거품 가능성을 제기했던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의 조지 소로스 회장도 최근 금에 대한 투자를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란산 원유 수입 결제 대금을 금으로 지불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금값이 치솟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이란 핵개발 프로그램을 저지하기 위해 이란 중앙은행과 금융 거래를 차단하는 등의 대()이란 금융제재를 실행하고 있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지는 중국이 이란산 원유 무역 결제 수단으로 금을 사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월 이란 중앙은행이 자국산 원유 수입 결제 대금을 금으로도 받겠다고 공식 발표한 가운데 엄청난 금을 보유한 중국을 비롯해 인도, 러시아, 파키스탄 등이 이란산 원유 대금을 금으로 결제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전문가들의 엇갈리는 전망 가운데 금값의 상승 추세는 장기적으로 유효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