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通

경차 전성시대-고연비 안전성 등에 업고 고속 질주

<Car>

 

경차 전성시대

고연비·안전성 등에 업고 고속 질주

 

최근 고유가와 경기침체로 인해 경차 돌풍이 거세다. 외환위기 극복이후 주춤했던 경체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경차는 201016579(전체 국내 자동차 판매 비중의 13.2%)가 팔렸으며, 지난해에는 2010년 대비 15.1% 증가한 184,899대가 판매돼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 스즈키 알토를 기반으로 개발된 대우(현 한국GM)자동차 티코가 경차 시장의 문을 연 1992년 이후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것이다. 티코는 신차 발표 이후 매년 103,000여대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 같은 성장 추세라면 올해 경차 판매는 2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경차가 이처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이유는 최근 출시된 경차들이 고연비와 안전성을 확보하고 편의사항이 대폭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경차는 특별소비세가 면제되며, 종합보험료도 10% 할인받는다. 또 차량 구입 시 등록세와 취득세 면제, 지역개발공채 4% 할인, 고속도로 통행료 50% 할인, 공영주차장과 지하철 환승 주차장 80% 할인 등 경제적인 혜택이 커 경차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경차(경영승용자동차)란 한국자동차관리법에 명시된 엔진 배기량 1,000cc 이하로 길이 3.6m, 너비 1.6m, 높이 2m 이하인 자동차를 말한다. 이에 따라 국내 경차는 기아차 모닝, 레이, 한국GM의 쉐보레 스파크가 해당한다. 지난해 기아차 모닝(구 모닝 6,547, 뉴모닝 11482)은 총 117,029대가 팔려 전년대비 15.2%가 늘어났다. 지난해 1월말 출시된 뉴모닝은 매달 1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지난해 1129일 출시된 박스형 경차 레이도 같은 출시 한달 만에 계약대수 1만대를 돌파했다. 한국GM의 경차 쉐보레 스파크도 지난해 판매량이 63,763대로 전년도 대비 8.1% 증가했다.

 

그러나 경제성이 최대 강점인 경차 가격은 지나치게 비싸졌다. 지난 2008년을 기점으로 경차의 차체와 배기량이 커지면서 자동차 회사는 갖가지 편의품목을 추가해 가격 인상을 주도했다. 20042월 출시된 기아차 1세대 모닝의 가격(수동변속기 모델 기준)746~977만원이었다. 그러나 201112세대 모닝(뉴모닝)의 스마트 모델은 880~1,010만원, 디럭스 모델 1,000~1,100만원, 럭셔리 모델 1,105~1,155만원이나 됐다. 여기에 자동변속기 사양을 추가하면 100만원 이상이 더 비싸진다. 현재 모닝 가솔린 최고급 풀옵션의 가격은 1,421만원에 달한다. 쉐보레 스파크도 최고급 풀옵션의 경우 1,332만원이다.

가격이 바싸진 만큼 경차는 고급화 됐다. 뉴모닝의 경우 경차 최초로 운전석·동승석·사이드와 커튼 등 6에어백을 기본 장착해 안전성을 높이고, 차체자세제어장치(VDC), 18(7인치) 음성인식 DMB 내비게이션, 온열 스티어링휠, 스티어링휠 리모콘, 버튼시동 스마트키, 선루프, 전동접이식 아웃사이드미러 등 첨단 사양을 대거 적용했다. 차체의 사양과 성능이 업그레이드 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출퇴근용으로 뉴모닝 구입을 고려하고 있는 직장인 안미정(32) 씨는 경차에 풀 오토 에어컨, 버튼시동 스마트키 같은 것은 사치 같다라디오와 수동에어컨만 달려 있는 값싼 경차를 사고 싶지만 여러 옵션이 기본으로 들어가면서 싼 가격으로 차량을 선택할 기회마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경차의 안정성을 높여주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사양 고급화에만 초점을 맞추면 더 이상 경차로 보기 힘들다경제성에 충실한 기본 모델을 마련해 놓고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현정 기자 phj@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