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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通

회사 설립 10년 만에 업계 1위 달성, 'Think Different'의 힘

성공한 사람들이나 성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항상 미래형이다. 그들은 늘 향상(向上)과 도전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그들의 눈은 언제나 미래를 향해 열려 있다.

안성시 삼죽면 마전리에 위치한 이룸산업㈜(www.er-packaging.com)의 한철수(55) 대표이사도 늘 미래를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언제나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해보지 않은 것에 도전한다. 비료포대와 사료포대, 화학원료포대 등 중포(重包)를 생산하는 이룸산업이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선두주자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비결이다.

다르게 생각하다

이룸산업은 2001년 5월에 설립됐다. 이제 갓 10년이 지났다. 이 짧은 기간 동안 기라성 같은 업체들이 즐비한 업계에서 ‘큰 일’을 냈다. 2011년도 매출액에서 업계 1위를 차지한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중포를 생산하는 업체 수는 50개가 넘는다. 그 중에는 40~20년 업력을 가진 회사들도 적지 않다.

이룸산업이 2010년도 업계 3위에서 1년 만에 업계 1위를 차지한 데는 어떤 비결이 숨겨져 있을까. 알고 보면 비결은 간단한 법.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고,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이다. 이룸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다른 회사들은 종이에 알루미늄 호일을 융착(덧붙인다는 의미)해서 중포를 만든다. 그러나 이룸산업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폴리에틸렌(PE)에 알루미늄 호일을 합지해서 중포를 만들고 있다. 국내특허를 획득한 이룸산업의 이 생산방식은 글씨나 그림을 새겨 넣을 때 인쇄성이 좋고 습기 흡수를 방지할 수 있는 탁월한 장점이 있다. 가격이 다른 회사들에 비해 20%정도 비싼 이유다.

현재 이룸산업이 만들고 있는 포대는 중포를 비롯 중포용 알루미늄 백, 보호필름(TV케이스 등의 제품에 긁힘이 생기지 않도록 덧붙이는 필름), 산업용과 식품용 일반 LLD(선형저밀도)필름 등이다.

이룸산업이 만들면 믿을 수 있다

이룸산업의 고속성장에는 자동화된 설비와 엄격한 품질관리가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보다 정확하고 정교하며, 탁월한 품질의 제품 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차별화의 원천이다. 이를 통해 이룸산업은 고객들로부터 무한신뢰를 얻고 있다. 고객들이 ‘이룸이 만들면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이다.

공정단순화도 이룸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다. 중포용 알루미늄 백의 경우 다른 회사들은 압출→인쇄→가공의 3단계를 거치는 반면, 이룸산업은 압출과 인쇄를 동시에 함으로써 공정의 3분의 1을 단축시켰다.

“우리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은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는 점입니다. 역동적이고 살아 꿈틀대는 회사인 셈이죠. 늘 배우고 개선하고 새로운 것을 추진하는 진취적인 자세로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이룸산업의 한 대표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이런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새로운 분야를 발굴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등 업계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다. 시장의 전체 규모를 키우는 것이야말로 궁극적인 생존 수단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1차원적인 단순한 생존 차원을 넘어 공존공생(共存共生)의 길을 추구하고 있다.

‘개선 위한 실패’를 격려하는 문화

이룸산업에는 새로운 것을 추진하다가 실패하면 용인 차원을 넘어 격려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 ‘개선을 위한 실패’를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격려와 칭찬의 대상이라는 것. 실패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한 대표가 ‘긍정적인 사고’를 회사의 인재가 갖추어야 할 최고의 덕목으로 여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긍정적인 사고는 모든 것에서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늘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낸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유일의 특수제품인 ‘AL FFS BAG’과 아시아 최초로 개발한 ‘FFS AL ROLL BAG’, 고객들로부터 탁월한 성능을 인증 받고 있는 ‘PE ROLL BAG’, 일반비닐 보다 인장, 인열 강도가 15~25% 정도 향상된 비료포장지와 사료포장지도 그런 실패를 격려하는 문화와 긍정적인 사고가 빚어낸 결과물들이다.

기존에 수입에 의존하던 제품을 자체 생산해 냄으로써 사용자측의 대폭적인 원가절감에 기여하고 있으며, 측면인쇄와 측면M자 가공 등 작업공정이 복잡하고 까다로운 제품의 고품질화 달성 및 제품 기능의 차별화를 통해 완벽한 고객감동경영을 구현하고 있다.

“고객을 설득할 때 굳이 말로 강조할 필요가 없습니다. 제품으로 보여주면 됩니다. 이룸이 신제품 개발과 품질 및 기능성 강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이유입니다.”

<자동화된 생산라인을 통해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가지 않은 길’을 걷다

‘社業保國’.

한철수 대표의 사업관이다. 사업을 하는 첫 번째 목적이 국가의 발전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것. 그래서 그에게 ‘준법정신’은 기본이다. 그가 ‘고집불통’, ‘집념의 사나이’로 불리는 것도 그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한 대표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정주영 회장을 존경한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도전정신. 박 대통령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했다는 이유로, 정 회장은 ‘해봤어?’라는 질문으로 상징되는 도전정신이 그 이유다. 한 대표가 마음에 새긴 글이 있다.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가 지은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詩)다. ‘숲 속으로 두 갈래 길이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다.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는 내용이다.

이룸산업은 지난해 신용보증기금의 ‘BEST PARTNER’로 선정될 정도로 기술력과 발전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한 토대를 구축하고 있다. 기술 개발과 공격적인 해외마케팅을 통해서다.

“시련이 오면 그것을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어려움을 만나면 그것을 기회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어려움을 극복해 내기만 하면 남들이 쉽게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회사도 그런 정신으로 더욱 무장해 나갈 것입니다.”

<삼국지>에서 경영의 지혜를 발굴해낸다는 한 대표. “멋있고 화끈한 사람이라고 다른 사람들이 기억해주면 좋겠다”고 말하는 그의 머릿속과 가슴은 지금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욕망과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김중근 기자 kjg21@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