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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通

국내기업이 인수한 프랑스 명품브랜드, 파리로 '금의환향'

지난해 6월 종영한 MBC드라마 <내게 거짓말을 해봐>에서 주인공 윤은혜가 메고 나와 화제가 됐던 루이까또즈 스퀘어백. 클래식하고 세련된 디자인에 실용적인 스타일이 조화를 이룬 이 가방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런 루이까또즈를 ‘로컬명품’이라 폄하하는 사람들도 있다. 1980년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탄생한 고급 패션 브랜드이지만 현재는 한국에서 생산·공급된다는 이유에서다. 루이까또즈는 1990년 국내 기업인 (주)태진인터내셔날이 서울 압구정에서 첫 선을 보였다. 이후 전 세계 각국 매장에서 가장 우수한 매출을 올릴 정도로 한국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태진인터내셔날은 급기야 2006년 루이까또즈 프랑스 본사를 인수, 마케팅의 거점을 한국으로 옮겨왔다. 프랑스산 진품을 한국 시장으로 옮겨 생산·공급하기 시작한 것이다.


2011년 한국섬유산업연합회와 한국패션협회가 공동으로 조사한 ‘주요 가방 브랜드 운영 기업의 매출 분석’ 자료(2009년 기준)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매출성장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브랜드 1위는 루이비통(33%)이었고, 2위에 루이까또즈(29.1%)였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 사이에서 급격한 성장을 이루어낸 것이다.

루이까또즈는 매년 20~30%의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0년에는 전년 대비 52%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1,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07년 620억원이던 매출액은 3년 만에 3배 가까이 신장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2,100억원이다.

국내에서 매장 85개를 운영하고 있는 루이까또즈는 엄연한 글로벌 명품브랜드다. 태진인터내셔날이 프랑스 본사를 인수한지 3년 만에 세계 4대 패션쇼 ‘파리 컬렉션’에 100% 유럽에서 제조한 명품라인을 선보였다. 브랜드 탄생 30주년을 기념해 본고장 유럽에 다시 진출한 것이다. 또한 국내 잡화패션 업계 최초로 같은 해 파리에 플래그십 매장(단독매장)을 열었다. 2010년 2월에는 서울 청담동에 파리 컬렉션 고유의 컨셉을 담아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을 모티브로 한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했다.


루이까또즈는 프랑스 명품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문화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7년 제 1회 프랑스 예술축제와 아마데오 모딜리아니의 국내 첫 전시회 ‘열정, 천재를 그리다’를 시작으로 2008년 프랑스 국립 퐁피두센터 특별전 ‘화가들의 천국’, 2010년 브랜드 이름의 근간이 된 ‘루이 14세’ 시대 유물을 소개하는 ‘국립 베르사이유 특별전’을 후원했다.

콜라보레이션(공동작업)을 통해 문화와 소통하기도 한다. 삼성전자 센스 노트북 백, MP3 케이스, 휴대폰 케이스, 플랭클린 다이어리, 올림푸스 카메라 등과 함께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론칭하고, 프랑스 자동차 푸조와 함께 디자인한 백을 선보이는 한편, 푸조의 내장 및 엠블럼을 루이까또즈로 꾸미는 등 다양한 산업군의 브랜드와 협업했다.

특유의 와인 컬러와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폭 넓은 고객을 사로잡고 있는 루이까또즈는 특히 젊은층에게 인기가 많다. 대학생 트렌드리더, ‘루이지엔(LOUISien)’을 선발하는 등의 마케팅 활동으로 젊은 명품 이미지를 심고 있다. 2011년 12월까지 활동한 루이지엔 1기의 경쟁률은 21대 1에 달했다. 루이지엔은 루이까또즈의 글로벌 트렌드 인재 육성 프로그램으로, 전문 사진 촬영 교육과 문화, 패션, 디자인, 마케팅 전반에 걸친 트렌드 세미나, 영 스트리트 패션의 최신 흐름을 조사하고 문화·예술 현장을 방문하는 체험 프로그램까지 다양하게 경험하게 된다. 또한 해외 리서치 탐방을 통해 글로벌 트렌드를 배울 기회도 갖는다. 매달 웹진을 제작하는 에디터 역할도 수행하는 루이지엔은 젊은 트렌드 리더들의 ‘엣지’있는 이야기도 전달하게 된다. 생동감과 고상한 열정이 담게 있는 루이까또즈의 제품은 ‘젊은 명품’으로서의 이미지 구축에도 성공한 듯 보인다.

박현정 기자 phj@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