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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通

20대 여성CEO가 설립한 장애인 취업 돕는 사회적기업

“얼마전 ‘부활’의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 김태원 씨가 TV에 나와 자폐아인 아들을 보는 주변 시선이 힘들어 가족을 필리핀으로 보냈다고 털어놨습니다. 김태원 씨는 저소득층이나 차상위계층이 아님에도 국내에서 장애아를 키우기가 얼마나 힘이 드는지, 또 부모의 마음고생은 어떠한지를 보여준 단적인 사례 중 하나입니다.”

사회복지전문기업 SEM(Social Effect Match & Management)의 조현미(25) 대표는 장애인의무고용제도가 마련된 가운데 장애인 취업을 연계하고 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회적기업을 창업했다.

조 대표는 “창업 6개월 밖에 안됐지만 5명의 장애인을 기업에서 완전고용하도록 지원했고, 온라인(blog.naver.com/nandal2011)을 통해 우수한 치료실 소개, 장애인 성교육 프로그램 제공, 장애아를 둔 부모 Q&A 등 사회복지서비스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장애아를 둔 부모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어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창업 전 조 대표는 수원 영통종합사회복지관에서 사회복지사로 2년 가까이 근무했다. 자폐아 등 지적장애아들과 그들의 부모에게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서비스 시스템의 한계를 많이 느꼈다. 장애아들을 위한 교육 서비스는 대부분 고교과정에서 마무리 된다. 성인이 되어도 보살핌이 필요한 이들에 대한 지원은 온전히 부모의 손으로 전가된다. 그렇다보니 성인이 된 장애인들은 시설 입소 외에 특별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조 대표는 “장애인들도 사회의 일원으로 성취감을 느끼며 살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며 “취업을 통해 세상을 경험하는 것이 장애인 본인을 위해서나 부모를 위해서나 중요한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가 복지관에서 일하던 당시 만났던 한 자폐아는 성인이 되어 취업을 했으나 야간근무에 따른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고함을 치는 돌발행동을 해 바로 직장에서 해고당했다. 5년간 복지관에서 제빵기술을 배운 장애아 역시 성인이 되자 더 이상 전문적인 기술교육을 받을 수가 없었다. 직업교육프로그램 대부분이 장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장애인이 직장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직장에서 극단적으로 장애인을 해고하는 사태는 막을 수 있다”며 “장애인들의 취업을 돕고 적응을 지원해 우리 사회가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사회복지서비스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복지서비스는 무료라는 사회 인식을 바꾸는 것 또한 조 대표의 목표다. 복지 사각지대에는 의외로 중산층이 많기 때문이다. 국가에서 제공하는 복지서비스는 대부분 저소득층이나 차상위가정에 맞춰져 중산층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매우 제한적이다.

조 대표는 “취업 지원 적응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각종 놀이치료, 윤리적인 치료기관 연계, 태권도장 등 교육기관 섭외 등 장애아의 교육은 물론 삶 자체를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복지서비스의 유료화를 계획하고 있다”며 “하향평준화 된 복지서비스를 경제적 능력이 있는 가정에서는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장애아를 케어할 수 있도록 1대 1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조 대표는 경기도와 삼성전자, 성균관대에서 지원하는 ‘SGS사회적기업가아카데미’에 참여해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지원 대상자로 선정돼 SEM을 창업했다. 현재 2명의 팀원과 함께 SEM을 운영하고 있다.

박현정 기자 phj@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