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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通

쉼표 찾아 떠나는 힐링로드 | 남양주 수종사

 


남양주 수종사 ‘삼정헌’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원한 북한강변 아래 두물머리 절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가히 ‘동방 최고의 풍광’이라 할 만하다. 이 절경을 앞에 두고 차를 우린다. 뜨거운 물에 차 잎을 우린 후, ‘조르륵’ 찻잔에 따른다. 어느새 향긋한 차향이 공간을 채운다. 고즈넉한 사찰에서 내려다보는 강촌 풍경, 그리고 따뜻한 차 한 모금. 일상의 번뇌가 눈 녹듯이 사라진다.


북한강 풍광 바라보며 향긋한 차 한 잔의 休~

 
하얗게 내리는 첫 눈, 겨울이 문턱에 왔음을 알린다. 11월의 어느 날, 남양주 수종사를 찾았다. 수종사를 가기 위해서는 해발 610m의 운길산을 올라야 한다. 그리 큰 산은 아니지만 길이 가팔라서 올라가는 데 제법 숨이 찬다. 그렇게 가파른 산길을 오르다 보면 그 중턱에 아름다운 절, 수종사를 만날 수 있다.
‘동방의 사찰 가운데 최고의 풍광.’
조선 전기의 명문장가 서거정은 수종사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실제로 수종사에 오르면, 서거정의 이 말에 절실히 공감하게 된다. 절 앞마당에서 내려다보는 한강변 풍경은 ‘최고의 풍광’이란 명칭에 걸맞는 절경 중에 절경이다.
수종사는 유서가 깊은 천년 고찰인 만큼, 절이 보유한 보물로도 유명하다. 지난 9월 보물로 지정된 팔각오층석탁과 정의옹주 부도 등 석조물, 500년 세월을 지킨 은행나무가 그것이다.
절명에 얽힌 사연도 신비롭다. 물이 떨어지면서 종소리를 낸다 하여 지어진 수종사는 조선의 임금 세조가 직접 지은 것이다. 피부병으로 고생하던 세조는 오대산 상원사의 약수로 목욕을 하고 돌아오다가 이곳 운길산 아래 두물머리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그날 밤 세조는 신비롭다 해야 할 만큼 청아한 종소리를 들었는데 그 소리의 정체가 바로 운길산 중턱, 폐허가 된 천년고찰 내 바위굴에서 떨어지는 물소리였다고.
이 물소리의 신비를 지키고 싶었던 세조는 옛 절을 다시 고쳐 세우라고 지시하면서 절의 이름을 손수 물 수(水)와 쇠북 종 (鐘)을 써서 수종사라 했다. 지금은 물방울이 떨어지던 바위굴은 간데없고 나한전이 이름 값을 대신하고 있다.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사람들이 수종사를 찾는 또 다른 이유, 바로 경내 다실인 ‘삼정헌’이다.
통유리가 시원한 삼정헌에는 뜨거운 물과 작설차, 다기가 준비돼 있어 직접 차를 우려 마실 수 있다.
북한강 절경을 바라보며 직접 달여 마시는 그윽한 녹차 맛은 그 자체로 삶의 위안이 된다. 차 값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내 마음이 동하는 만큼 시주함에 내면 된다.
고요한 사찰에서 즐기는 최고의 풍광, 그리고 향긋한 차 한 잔의 여유. 2013년 한 해를 되돌아보는 장소로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

글 l 이미영 기자·사진 l 이신덕 기자


① 수종사 가는 길
수종사가 있는 운길산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류하는 두물머리 북서쪽에 자리잡고 있다. 중앙선 전철 운길산역이 들어서면서 주말산행지로도 인기가 높다. 가파른 산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산 중턱에서 천년고찰 수종사를 만날 수 있다.
② 삼정헌
수종사에는 직접 차를 우려 마실 수 있는 경내 다실 ‘삼정헌’이 있다.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마시는 향긋한 차 한 모금. 몸은 물론이고 마음까지 편안해진다.


① 팔각오층석탑
지난 9월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 제1808호 로 지정된 수종사 팔각오층석탑. 건립연대가 확실하고 각부의 부재가 비교적 온전하게 유지된 조선시대 유일의 팔각오층석탑이다.
② 은행나무
조선시대 이곳을 들른 세조가 심었다는 수령 555년의 은행나무. 수종사의 명물로 유명한 이 은행나무는 사방으로 팔을 넓게 펼치고 있는데 그 폭이 무려 20m나 된다. 은행나무가 서 있는 언덕은 수종사 법당 앞마당과 함께 ‘동방 최고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명당으로 꼽힌다.


 
수종사 경내와 앞마당에서 본 양수리
수종사 앞마당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 북한강 아래 두물머리 절경이 펼쳐지는 이곳은 ‘동방의 사찰 가운데 최고의 풍광’으로 유명하다. 이 풍경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해가 질 무렵 방문하는 게 좋다. 노을이 지는 풍경은 또 다른 감동으로 다가온다.



① 다기 데우고 헹구기
끓인 물을 숙우에 따른 후 그 물을 다관에 붓는다. 다관이 데워지면 그 물을 찻잔에 고루 부어 놓는다. 찻잔의 물은 차를 우리는 동안 퇴수기에 비운다.
② 물 식히기
인원수에 맞게 물을 숙우에 부은 후 식힌다. (약 60~70℃)
차 우리기 다관에 1티스푼 정도 차를 넣고 숙우의 식힌 물을 부은 다 음 30초~1분정도 우린다. 우러난 차를 숙우에 다 따라서 잔에 나눈다.
③ 차 마시기
바른 자세로 앉아 찻잔을 오른손으로 들고 왼손으로 받치고 빛깔, 향기, 맛을 느끼며 두세 번에 나누어 마시는데, 입 안에 머금어 굴리듯이 하며 음미한다.
④재탕 우려 마시기
같은 방법으로 하되 온도는 점점 높게, 시간은 조금씩 짧게 해서 두세 번 더 우려 마신다. 



▲ 북한강 자전거길
지난 2012년 12월 개통된 북한강 자전거길은 남양주에서 가평을 거쳐 춘천까지 70.4km, 우회도로 28.1km 를 합쳐 총 98.5km 구간으로, 복선화된 중앙선이 지나는 양수철교 아래 밝은광장에서 출발한다.



▲ 다산유적지와 실학박물관
다산 정약용 선생이 태어난 곳이며 유배 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생을 마감한 곳이기도 하다. 다산 선생의 생가인 여유당과 다산 선생의 묘, 다산기념관, 다산문화관 등이 있다.


▲ 두물머리
수종사 인근에 양평 ‘두물머리’가 있다. 이곳 역시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한 곳이다. 400년 된 커다란 느티나무와 황포돛배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 된다. 각족 영화나 CF, 드라마 등의 촬영 명소로도 알려져 있다.


①,② 물의 정원 뱃나들이교와 풍경액자
북한강 자전거길 남양주 구간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한 곳으로 유명한 곳. 바로 진중 습지 물의 정원이다. 이곳은 물빛길, 물향기길, 물마음길, 강면산책길 등이 조성돼 자전거 뿐 아니라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뱃나들이교’는 이 물의 정원을 가로지르는 다리다. 다리를 건너기 직전에 세워진 커다란 풍경 액자는 사진촬영 명소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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