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通

Dynamic Country | 이스라엘

기업가정신 왕성한 ‘창업 국가’ 대명사
대학생들 취직보다 창업 많아… 연구개발비 GDP 4.5% 투자


 

 

2000년간 뿔뿔이 흩어졌다 유대인의 동질감으로 1948년 창업한 나라, 800만명 밖에 안 되는 작은 인구와 불모의 자원으로도 불황을 모른채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누리는 나라, 벤처 창업의 천국으로 불리는 나라.
바로 이스라엘을 일컫는다. 이스라엘은 아주 최근인 2011년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다. 이스라엘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PPP 기준으로 2011년 209억달러 정도로 한국의 6분의 1 수준. OECD 통계에 나타난 최근 10년 동안의 성장률을 보면 연평균 3.8%로 한국의 4.1%와 비슷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DP중 연구개발비가 4.5%로 우리의 두 배에 가까운 세계 최고 수준이고,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이스라엘 기업은 2009년 기준 63개로서 미국을 제외하곤 세계 최고다. 한마디로 작지만 강한 나라다. 미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중요한 하이테크센터로 꼽힌다.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반도체칩, 플래시 메모리, 컴퓨터 방화벽, 디지털 인쇄 기술, 세계 최초의 휴대전화 기술 같은 혁신적 제품과 기술이 모두 이스라엘의 벤처 기업에서 나왔다. 성공한 이스라엘 벤처 기업의 약 80%가 외국 기업에 인수된다. 또 창업가의 70% 이상이 이미 창업한 경험이 있는 연쇄창업자다.

전 세계에서 ‘창업’ 벤치마킹 붐
최근 이스라엘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창업 국가’의 모델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스라엘 붐이 일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건국 동기인 이스라엘의 창조경제를 롤 모델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열풍이 비단 한국에만 부는 건 아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텔아비브야파는 미국 실리콘밸리 다음으로 가장 많이 창업하는 곳으로, 세계 각지에서 창업경제를 배우려고 이곳을 찾고 있다.
이런 움직임을 반영하듯 이스라엘은 지난해부터 ‘창업국가 투어’ 라는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텔아비브대학에 위치한 비정부기구(NGO) 스타타우(StarTAU)에서는 해외 방문객을 대상으로 창업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세계적인 공대 테크니온대학에서는 올해부터 창업 MBA 과정을 운영 중이다.
요즘 이스라엘의 수많은 젊은이들은 전통적으로 선망하던 의사, 변호사 대신 창업에 도전하는 기업가정신을 최고 덕목으로 삼는다.
인구도 적고 국토 넓이는 우리나라 충청도 정도이지만, 한 해에 창업하는 벤처기업 수가 유럽 전체보다 많다.
세계 각국이 2008년 경제위기 이후 거품경제에 시달렸지만, 이스라엘은 2009년 0.8% 성장률로 마이너스 성장을 모면했다.
2010~2011년에도 연 5% 가량의 성장률을 기록, 위기로부터 가장 영향을 받지 않는 국가로 안정된 경제구조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2008년 이후 단 한 개의 은행도 도산하지 않았으며 자원 빈국의 취약점을 창조경제로 여유있게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들이 말하는 창업이란 옆집의 잘되는 사업을 모방해 경쟁하는 개업이 아니라, 세상에 없는 것을 새로이 만들어내는 창조경제의 모습 바로 그것이다.


대학생 80~90% 취업보다 창업 희망
1948년 건국 당시 이스라엘 인구는 80만6000명. 60년이 지난 그 수가 10배에 이르는 현재 인구는 800만을 넘었고, 유대계 이스라엘 국민 10명 가운데 9명은 이민자이거나 이민 1세대 또는 2세대다. 하지만 이들은 아픈 역사를 공유하며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으려고 끈질긴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왔다.
2000년간 타향을 떠돌던 유대인들이 오늘날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원천이 기업가정신을 끊임없이 이어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비정부기구가 운영하는 인큐베이터에서 예비창업과정을 밟고 있는 카렌 야니브(30) 씨는 “군대에서 배운 컴퓨터 프로그래밍 기술을 바탕으로 컴퓨터를 전공하고 MBA까지 마쳤지만, 직업을 구하기 보다는 창업이 훨씬 매력적이어서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많은 이스라엘 청년이 창업을 택하는 이유는 ‘창업을 격려하는 문화’가 사회 전반에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창업 활성화와 관련해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창업 전 단계인 경제교육이다. 우리나라 대학생은 졸업 후 취직에 급급하지만 이스라엘 대학생은 80~90%가 취업 대신 창업을 희망한다. 학생 대부분이 준비된 창업자라는 설명이다.
미국에서도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 구글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 등 창업으로 성공한 20대 청년 아이콘의 상당수는 유대인이다. 이들이 20대에 과감하게 창업에 도전한 것은 어릴 때 부터 받아온 유대인식 교육을 생각하면 충분히 수긍이 간다.

유대인 이해해야 이스라엘 알아
수천 년 동안 나라 없이 떠돌아다닌 유대인은 이스라엘과 미국에서 크게 활약하고 있다. 미국에 600만명을 포함하여 전 세계에 살고 있는 유대인 인구는 1,3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들 중 특히 미국의 유대인들은 이스라엘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이스라엘과 미국의 ‘특별한’ 관계를 만들어주는 힘의 원천이기도 하다.
전 세계 인구의 약 0.2%에 불과한 유대인이 노벨상 수상자의 25%가량을 차지한다는 사실도 널리 알려져 있다.
유대인 성공학은 여러 각도에서 조명할 수 있다. 확고한 종교관, 긍정적인 경제마인드, 끈끈한 협동심, 과감한 도전정신, 철저한 계약문화 등 유대인의 특성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한둘이 아니다. 그러나 한 가지만 꼽으라면 역시 교육에 대한 열망이다. 가진 게 없어도 머리에 지식만 있다면 어떤 고난과 역경도 이겨낼 수 있다는 신념이다.
대화와 토론은 유대인 교육의 기본이다. 유대인은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 대화와 토론 방법을 익힌다. 학교 수업도 대부분 대화와 토론 방식으로 진행한다. 유대인 어머니들은 자녀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뭘 배웠니?”보다 “어떤 질문을 했니?”라고 물어본다고 한다. 도서관 안에도 칸막이가 없으며, 토론이 가능하도록 두 사람 이상이 함께 앉게 배치돼 있다.
최근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구트만 주한 이스라엘 대사는 “유대인의 근간인 탈무드의 정신은 질문과 호기심을 강조하는 것”이라며 “항상 질문을 하고 어떤 것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와 모든 것을 궁금해 하는 문화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부동산버블 우려할만큼 경제 잘 나가
세계경제가 좀처럼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스라엘 통계청(CBS)은 2013년 경제성장률이 전년도와 다름없이 3.4%를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민간소비 호조에 힘입어 2013년 경제성장률을 3.8%를 전망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10월말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제2의 서브프라 임사태가 우려되는 ‘부동산버블 지역’ 1순위로 이스라엘을 꼽았다.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한 이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지난 2009년 이후 주택가격이 40% 가까이 상승해 세계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비슷한 시기에 세계적 투자은행 골드 만삭스도 ‘향후 5년 내 집값이 최소한 15%이상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국가’ 로 이스라엘과 독일, 스위스가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했다.
이같은 보도와 지적은 지금의 이스라엘 경제가 버블을 우려할만큼 잘 나간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