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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通

COVER STORY | 도약! 2014년 우리가 간다 1

 



매년 새해가 되면 새로운 각오와 희망을 품게 마련이다. 뭐든 시작만 하면 잘 될 것 같은 그 첫날의 각오는 기업이라고 다르지 않다. 최근 몇 년 간 세계경제는 침체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제지표는 선전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기업들과 가계의 실물경제는 ‘어렵다’는 이야기가 멈추지 않고 흘러나온다. 2014년 새롭게 맞이하는 한 해의 경제는 어떨까? 또 그 속을 헤쳐 나가야 하는 기업들의 각오와 희망은 무엇일까? 새해 한 해 도약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각오와 2014년 경제·산업 전망 등을 살펴봤다.

■ 글 l 편집부


 

2014년 경제·산업 어디로?
세계경제, 불황 벗어나 완만한 성장
OECD 등 3%대 성장 예상… 시장불안 요인 여전히 커


 

최근 수년간 세계경제는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다.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우리나라도 저성장과 불황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들이 우리나라 경제의 건전성을 대변하고 있지만, 중소기업과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여전히 ‘힘들다’란 꼬리표를 달고 있다. 2014년 새해에는 중소기업과 서민들이 느끼는 경제가 살아날 수 있을까?
여전히 불황이 지속되고, 경제가 침체된다고 해도 기업활동은 멈출 수 없다. “경제상황이 좋았던 때에 내가 좋았었는지, 반대로 안 좋았던 때 나도 안 좋았었는지를 생각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모든 것은 내가 열심히 하기 나름”이라고 하던 한 중소기업 CEO의 말은 실적부진을 불황기 환경 탓으로 돌리기 바쁜 많은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많은 연구소와 경제단체에서 2014년 경제와 산업에 대한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대부분 올해 경제는 조금 더 나아질 거 라는 전망이다. CEO들의 새해 각오와 계획에 앞서 올해 국내외 경제와 산업에 대한 각계의 전망부터 살펴본다.

세계경제, 완만하고 고르지 않은 회복세
지난해 11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경제전망(OECD Economic Outlook)’을 발표했다. 이 전망에 따르면 올 한해 세계경제는 2013년 2.7%보다 늘어난 3.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5월 OECD가 2013년도 3.1%, 올해는 4.0%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것보다 후퇴한 수치다.
OECD는 ‘완만하고 고르지 않은 회복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지난해 5월 전망시 보다 회복속도가 다소 둔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OECD가 이처럼 당초보다 경제성장 전망치를 낮춘 이유는 유로존 은행 부실 등 기존의 하방위험이 잔존하는 가운데, 미국 재정위험, 신흥국 금융불안 등 새로운 리스크 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18일,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올 1월 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매달 850억달러에서 750억달러로 줄이겠다고 발표해 양적완화 축소에 나서면서 신흥국들의 위기는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미국이 양적완화로 시중에 푸는 자금이 줄면 신흥국으로 유입되는 자금도 줄어들게 된다. 여기에 양적완화로 인한 미국의 금리상승 전망은 신흥국에서의 급격한 자금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지난해 9월, 美 Fed가 양적완화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불거졌던 신흥국의 금융위기는 여전히 잠재된 불안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팽창한 신흥국의 신용 버블이 터지면서 신흥국의 은행은 물론, 경제 전반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전망도 나와 있는 상태다.



선진국·신흥시장 회복이 성장률 끌어 올려
지난해 12월, 유엔경제사회국(UNDESA)이 발표한 ‘2014년 세계경제 상황 및 전망’ 연례보고서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전망했다. 이는 UNDESA가 전망한 2013년 전망치 2.1%보다 약 1%p 증가한 수치다.
UNDESA가 성장률 전망치를 높인 이유는 미국과 유로존 등 선진국의 경제위기 타파와 중국·인도 등 신흥시장의 성장세 회복 때문이다. 미국은 2008년부터 5년간 이어져 온 양적완화 등의 조치로 노동시장과 부동산 시장이 크게 개선돼 올해 2.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존의 재정위기도 종결돼 평균 1.5%의 성장률을 보이고, 중국과 인도 경제도 지난 2년간의 침체기를 벗어나 각각 7.5%와 5.0% 수준의 성장세로 돌아서면서 세계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이란게 UNDESA의 분석이다.
국내 경제연구소들이 전망한 세계경제 전망 역시 대부분 3% 대의 성장률에 머물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내놓은 ‘2014년 국내외 경제전망’에서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이 크게 높아지기보다는 3% 중반 수준에 머물 전망”이라며 “재정긴축이 세계수요를 위축시키는 효과는 줄어들었지만 출 구전략에 따른 유동성 회수가 세계경기의 빠른 성장세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경영연구소 역시 “2014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3.1%로 올해(2.5%) 대비 소폭 상승할 전망”이라며 “다만 글로벌 리스크의 영향으로 경기순환 상반등에 그치는 완만한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연구소는 “향후 세계경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회복될 전망이지만 선진국은 국가 부채, 신흥국은 외환불안 등으로 경제 펀더멘털이 견조하지 못해 본격적인 회복세 전환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경기 하방리스크 더 많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014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3.6%(ppp 환율기준)로 전망했다. KIEP는 2013년 1/4분기부터 시작된 세계경제의 확장국면이 2014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특히 KIEP는 2014년 세계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이후 장기간의 침체를 겪고 있는 선진국들의 경기 회복세가 세계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신흥국들은 전반적으로 그동안의 고성장 기조보다는 낮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 봤다.
KIEP가 전망한 세계 주요국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은 미국 2.7%, 유로 지역 -0.4%, 일본 1.4%, 중국 7.7%, 브라질 2.3%, 러시아 3.0%, 인도 5.5%, 아세안 4개국 5.6% 등이다.
KIEP는 “2014년 세계경제는 경기를 호전시키는 상방요인 보다 경기를 하강시키는 하방리스크를 더 많이 안고 있어서 예상보다 더 낮은 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많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KIEP가 밝힌 2014년 세계경제 하방리스크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유럽의 경기회복세 둔화, 일본 소비세 인상과 아베노믹스 효과의 감소, 중국경제의 성 장률 둔화,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정성 고조 등이다.

국내 경제, 수출증가로 완만한 성장세 예상
올해 국내 경제는 수출증가에 따른 완만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대부분의 국내외 경제관련 단체들이 전망한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대 후반이다.
OECD는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수출증가 등으로 2011~12년의 2%대 성장세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며 올해 경제성장률을 3.8%로 전망했다. OECD는 다른 신흥국과 달리 한국의 경우 자본유입이 지속되는 한편, 주가 상승 등으로 기업·가계심리가 향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우리경제는 점진적인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 상황에 다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투자금융회사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가계소비, 설비투자 등 정부보다 민간주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가 전망한 올해 우리 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5%. 한국경제연구원은 “대외여건 개선으로 성장률이 올해보다 높아지지만 가계부채 디레버리징, 기업투자 위축 등으로 내수회복이 지연되면서 잠재성장률에 미달하는 3.4%에 그칠 전망”이라고 밝혔다.
LG경제연구원의 전망치는 3.7%다. LG경제연구원은 선진국의 소비수요가 회복되면서 내구재와 IT부품을 중심으로 우리 주력제품 수출이 올해보다 호전될 전망이라며 세계 교역이 과거만큼 크게 늘어나기는 어렵겠지만 2013년과 같은 심한 위축에서 벗어나면서 우리 수출회복에 기여할 것이라 고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4년에는 내수 회복이 미약한 상태에서 외수 측면에서 경기 회복의 모멘텀이 올 것”이라며 3.8%의 경제성장률을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수출 증가가 설비투자 증가로 이어지면서 경기 회복을 견인할 것으 로 내다봤다.
포스코경영연구소는 “국내 경제, 글로벌 경기 반등에 따른 수출 개선에도 불구하고 소비 등 내수 회복 지연으로 경제성장률은 소폭 상승에 그칠 전망”이라며 올해 경제성장률을 3.3%로 전망했다.

자동차·석유화학 ‘맑고’ 전자·조선 ‘흐림’
기업들의 주 업종이 수출 위주냐 내수 위주냐에 따라 올해 업황에 대한 전망은 다소 차이가 난다. 대부분의 경제관련 단체들이 밝힌 국내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우리경제는 수출은 호조를 보이겠지만, 내수는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29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여의도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2014년 경제·산업전망 세미나’에 따르면 올해 우리 기업들의 경영활동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이 자리에 참석한 많은 전문가들은 세계경제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회복하고 있지만 성장과 고용이 많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여전히 시장 불안요인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또 자동차와 석유화학 등은 다소 전망이 밝지만, 전자, 조선, 건설, 철강 산업의 전망은 여전히 흐릴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산업은 선진국 경기가 살아나면서 함께 살아날 것으로 기대되고, 석유화학 산업은 미국, 중국, 유럽연합 등 주요 수요국의 전방산업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전망도 비교적 낙관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포스코경영연구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14년 경제·산업 전망’에서도 자동차 산업은 “신차 출시 효과, 신흥국 수요 성장 등으로 내수·수출이 동반 개선되면서 완만한 회복세로 전환될 전망”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중소기업, 생산 개선·수출 증가
반면, 전자 산업의 경우 선진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한계치에 이르면서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긍정적인 요인으로는 태블릿PC의 보급이 확산되고 있는 점과 각국 정부의 에너지 효율과 정책으로 LED 조명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이 꼽혔다.
하나금융경제연구소가 지난해 12월 펴낸 ‘2014년 하나 산업 전망’ 보고서는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수급이 안정되어 가격이 다소 하락하더라도 BEP(손익분기점)를 크게 상회해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디스플레이는 태블릿용 패널과 스마트폰용 OLED 제품이 디스플레이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고, 이동통신단말기는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대비 19% 증가하는 성장 둔화를 보일 전망이며 중국 등 신흥국 중심의 수요 증가로 ASP(단말기당 평균 판매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어 출하량 증가와 4G폰 수요 확대에도 불구하고 M/S확대 경쟁에 따른 소폭의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조선 산업은 호주, 러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가스 생산 계획으로 LNG선 발주가 크게 증가해 시추선 발주 역시 올 상반기 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양생산설비는 비용 상승 등으로 관련수주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경제연 구소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상선 발주 증가세는 선복과잉 현상을 더욱 가중시켜 향후 지속적인 발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014년에는 상선 발주가 줄어들고해 양플랜트 및 LNG선박으로 수주의 무게 중심이 이동할 전망’ 이라고 전망했다.
기초소재산업과 관련,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7대 산업 경기의 특징과 2014년 산업전망’에서 기초소재 산업은 차이나 리스크에 직면하여 수요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또 내수 소비재 시장에서 수입 제품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중소기업 경영환경과 관련, IBK경영연구소는 “중소기업 생산은 2013년 1/4분기를 저점으로 회복 국면으로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2014년에도 개선세를 보일 전망이지만, 개선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중소기업 수출과 관련해서는 “2014년에는 수출 증가 폭이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2014년 새롭게 밝아오는 갑오년(甲午年), 광야를 달리는 말처럼 우리 중소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질주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