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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호

COVER STORY | 미래 기술 세상을 바꾸다 1

미래기술 세상을 바꾸다

 



자동차가 하늘을 날아다니고, 아바타처럼 생각으로 사물을 조종하고, 우주로 휴가를 떠나고, 음식을 프린터로 찍어내고…. 영화 같은 일들이 눈앞에서 펼쳐진다. 그것이 곧 닥칠 미래다. 기상천외한 기술과 산업이 미래에서는 현실이 된다. 전 지구적 위기 속에 다가올 미래 트렌드를 살펴보고, 차세대 과학기술 및 핵심 산업 등을 소개한다. 과연 미래 유망기술은 무엇인지, 그에 따른 위기와 기회는 무엇인지, 우리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등 10년 후 세상을 미리 가본다.

■ 편집부


미래 사회 트렌드
더 편리하고 더 깨끗한 기술세계 ‘활짝’
모든 사물이 스스로 인지해 작동… 의료기술 발달로 수명도 크게 늘어

2024년 2월 1일. A자동차기업 팀장 도민준(가명)씨가 출근을 위해 자동차에 올랐다. 지능형 로봇에게 목적지를 말하고, 버튼 몇 개를 누르자 차가 스스로 운행을 시작한다. 도씨는 회사에 도착하기 전까지 투명 디스플레이에 뉴스를 띄워 놓고 읽는다.
회사에 도착한 도씨는 신차 프로젝트를 구상한다. 생각으로 컴퓨터를 조종해 디자인을 그려보기도 하고, 실험실에 들어가 감지기능을 가진 센서를 통해 홀로그램 영상을 띄워 자동차를 움직여 보기도 한다. 열심히 일한 도씨는 다시 집으로 향한다.
집에서는 질병을 원천봉쇄해 맞춤형으로 낳은 그의 아들이 기다린다. 여름에는 이 아이와 함께 우주로 휴가를 떠날 계획을 세운다.

미래는 현실 파악에서 시작
허무맹랑한가. 꼭 그렇지 만은 않다. 미래는 현재와 비슷하거나 현재보다 조금 업그레이드 되는 정도로 착각할 수 있지만 새로운 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산업 지도가 재편되면 얼마나 어떻게 세상이 바뀔지 아무도 모른다. 미래 예언가이자 과학소설가로 국내에서 널리 알려진 윌리엄 깁슨은 “미래는 이미 여기 와 있다. 골고루 퍼지지 않았을 뿐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새로운 제품이나 기술이 등장해 세상을 바꾸는 사례는 심심찮게 목격돼 왔다. 인터넷과 정보 통신의 발달은 손안의 PC를 실현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모바일 인터넷 시대가 열렸다. 또한 기술적으로는 사소해 보이지만 인체에 무해한 플라스틱 음식 보관 용기가 등장하면서 주부들의 냉장고 정리가 혁신적으로 가능해졌다.
<미래가 보이는 25가지 트렌드>의 저자인 미래학자 크리스 토퍼 바넷 노팅엄대학교 교수는 “미래 설계는 정확한 현실 파악과 미래 예측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앞으로 10년 후 어떤 제품과 기술이 세상을 완전히 바꾸게 될지 상상하기 이전에 현실 파악을 통해 트렌드를 짚어야 한다는 것 이다.

화석연료 경제 지속 어려워
기술혁신과 산업발전으로 오늘날 엄청난 풍요와 편리를 안겨 준 산업혁명은 최근 각종 환경오염과 자원고갈, 식량위기 등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화석연료에 기반을 둔 경제는 더 이상 지속해 나가기 어려운 상태다. 이로 인해 전기자동차, 풍력, 태양에너지 등이 현재 급부상하고 있으며 새로운 에너지 신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컴퓨터와 인터넷은 앞으로도 혁명과 같은 변화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증강현실 등으로 인해 미래 세상은 훨씬 진일보할 것이다. 로봇 또한 주목할 만한 핵심 기술이다. 점점 더 많은 로봇이 가정, 일터, 학교, 식당 등 일상에 등장하면서 로봇이 대중화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의학의 발달로 수명은 더욱 연장될 전망이다. 유전 의학을 통해 치명적 질병의 치료와 유전형질 개량, 나아가 맞춤형 아기, 맞춤형 장기도 실현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바넷 교수는 의학의 발달로 인간 수명이 연장돼 6세대가 함께 사는 가정이 일반적인 모습이 될 수 있다고 예견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한 그린산업 뜰 것
세계 경제의 진화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트렌드 역시 미래 유망 기술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된다. 글로벌화, 인구구조 변화, 환경·자원 희소화, IT기술 진보, 규제 지형 변화 등 5가지 글로벌 트렌드는 세계 경제와 기술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10대 미래 유망 기술 키워드’에 따르면 기후 변화 대응에 대체 에너지, 친환경 자동차, 그린빌딩 등 GT(Green Technology)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선진국의 노령화와 우먼파워 증대 등은 IT부문의 기술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감성적 매력을 창출하는 기술 개발과 쓰기 편한 유니버설 디자인 제품의 등장 등이 점쳐지고 있다. 또한 선진국의 노령화는 휴먼케어 산업의 부흥으로 이어지고, 환경·자원 희소화와 규제 지형 변화는 그린 산업의 성장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의료용 빅데이터 기술 등 선정
정부기관 및 연구기관 등에서도 미래 유망기술을 매년 선정, 발표한다. 특허청은 2억건이 넘는 특허정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미래 특허 유망기술 40개를 선정했다. 산업융합 분야에서 ▲의료용 빅데이터 기술 ▲수술 및 치료로봇 기술 ▲양자정보 통신 기술 등이 뽑혔고, 소재 분야에서는 ▲미래 수송기기용 경량 금속 고분자·복합 소재 ▲차세대 디스플레이용 투명 유연 전극 소재 ▲전자파 차폐·흡수용 초경량 고분자 복합소재 등이 선정됐다.
에너지·자원분야에서는 ▲신개념 연소 후 이산화탄소 포집 시스템 ▲메탈·에어 전지의 공기극 개발기술 ▲온실가스 배출 분석 통합모니터링 시스템 등이, 환경·기상분야에서는 ▲배출원 원천 감량화 기술 ▲자원절감형 3D 프린팅 기술 ▲자연모사를 이용한 에너지 자원 및 오염물 저감기술 등이 각각 미래 유망 기술에 포함됐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3D 프린팅, 웨어러블 컴퓨팅, 무선충전, 근거리 데이터 공유, 자율작업 로봇, 3D센서, IoT(Internet of Things·사물인터넷), 무선결재시스템, 초고화질(UHD) 전송기술, MMT(MPEG Media Transpor·차세대 미디어 전송기술), 온라인에서 개인 취향에 맞는 정보를 선별해주는 소셜큐레이션, 차세대 웹 표준 기술인 HTML5 등을 ICT 분야 기술 및 서비스로 선정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역시 슈퍼독감백신, 친환경 천연물 농약 등 10년 내 국가 차원에서 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10대 미래유망기술’을 선정· 발표했다.(표 참조)

정부, 소재·부품 기술개발 전략 발표
정부는 2025년까지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미래 유망 ‘시장선도(First Mover)형 200대 소재·부품 기술개발 전략’을 발표했다. 100대 소재 분야에서는 ▲초경량 미래형 에어로 메탈 소재 ▲자가치유가 가능한 인조직 접합소재 ▲쏠라페인트 소재 ▲ 자연친화 스마트 도로형 소재 등이 기술개발 대상에 포함됐다.
100대 부품 분야에는 ▲자율주행 지원용 오토로봇 핵심부품· 모듈 ▲모바일 기기용 독립형 자가전원 부품 ▲실시간 신경전 달물질 측정에 기반한 지능형 뇌조절 모듈 ▲곤충로봇용 스마트 액추에이터 등이 선정됐다.
선정된 200대 소재·부품 중 우선순위가 높은 30%의 경우 2025년 세계 시장 규모가 1조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유망 시장의 선점을 위해 올해부터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 ‘전략적핵심소재개발사업’ ‘SW(소프트웨어)융합형 부품기술개발사업’ 등을 통해 200대 소재·부품 기술개발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이 같은 미래 유망 기술 키워드를 고려해 기업들은 자사의 기술을 바탕으로 돌파구 마련이 가능한 기술 과제가 무엇인지 검토하고, 기술 패러다임의 새로운 변화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세계 각국이 추진 중인 미래 성장 동력 산업은 상당 부분 일치하는 만큼 미래 신기술 산 업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INSIDE | 영화 속 미래기술
허무맹랑이 현실로 ‘성큼’
우주식민지, 순간이동, 안드로이드 등 첨단 기술의 모티브로 작용

“지구의 학자, 종교인들이 달에 우주선을 쏘아 탐사를 하는 것과 관련해 격렬한 토론을 벌인다. 달세계여행을 설명하던 교수에게 고위직 종 교인이 사기꾼이라고 소리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결국 대포알 모양의 로켓이 발사되며 지구인 7명은 달세계로 여행을 떠난다.”
1902년 조르쥬 멜리에스가 제작한 13분짜리 영화 ‘달세계 여행’의 주 내용이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자 엉뚱한 상상력의 소산인 달 여행을 소재로 다루어 SF영화의 효시로 꼽힌 ‘달세계 여행’. 영화 속 ‘달여행’은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가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하면서 현실이 됐다.
2009년 개봉된 SF영화 ‘더문’은 근 미래를 배경으로 지구의 고갈된 자원을 대체하기 위해 우주식민지가 된 달의 에너지를 채굴하는 우주인이 등장한다. 달을 우주식민지로 개발하는 프로그램은 21세기 강대국들을 중심으로 현재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최근 중국의 우주비행연구센터는 밀폐공간 생태지원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은 달에서 생활하게 될 우주인들에게 식량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달이나 화성이 향후 우주기지로 활용될 경우에 대비해 개발됐다. 독일 역시 달기지를 염두에 둔 로봇을 개발 중에 있다. 독일 인공지능 연구센터와 브레멘 대학교는 유인원 로봇 구동에 성공했다. 아이스트럭트라는 이름을 가진 이 우주로봇은 유인원과 같은 형태를 하고 있으며, 최근 달 풍경 모의센터에서 달에서 걷는 모습과 균형을 잡는 모습 등을 연습했다. 이 로봇이 현실화되면 지구에서 원격 조종을 통해 달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F영화에서 예견된 미래 기술은 달 여행 외에도 다수가 있다. 1931년 미국작가 찰스포트가 처음 사용한 ‘순간이동’ 역시 스타트렉 등 다양한 영화에서 등장하는 첨단기술 중 하나다.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의 안톤 자일링거 교수팀은 지난 1997년 세계 최초로 양자 순간이동을 성공시켜 노벨 물리학상 후보에 올랐다. 또 2004년 과학잡지 <네이처>에 등재된 한 논문은 원자를 순간 이동시켜 다른 장소로 옮기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원자와 광자의 순간이동 가능성이 증명됐음에도 영화처럼 사람이 순간이동을 하는 것은 현재 기술로 불가능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따라서 이들의 성과는 실제 순간이동보다는 차세대 양자컴퓨터 개발에 사용될 계획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인공위성과 지상국 사이의 통신 보안기술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로봇’ 역시 SF영화가 그려내는 미래 세계에서 가장 빈번히 등장하는 소재다.
‘바이센테니얼맨’, ‘AI’, ‘로봇앤프랭크’에서는 인간에 가까운 안드로이드가 등장한다. 이는 현재 로봇 기술 발전의 주요한 모티브가 되고 있다. 로봇은 현재 세분화된 용도로 개발 중에 있다. 현존하는 가장 똑똑하고 유연한 로봇은 미국방연구원이 개발한 아틀라스 로봇이다. 아틀라스는 어느 휴머노이드보다 브레인이 발달한 로봇이다. 용도는 군사적 지원이며, 특히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등 인간이 생존할 수 없는 상황에 파견돼 구조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외에도 1997년 브루스 윌리스가 주연한 SF영화 ‘제5원소’ 에서는 2300년 미래세계에서 상상한 장기 재생기술을 선보였다. 과정은 다음과 같다. 인체 세포를 대량 배양한 다음, 골격을 만드는 물질과 섞는다. 그리고 얇게 자른 식빵을 하나씩 하나씩 붙여 나가듯이 심장, 간 그리고 뇌까지 만들어 인체의 모양을 완성했다. 마지막으로 섞여 있는 세포를 활성화시키자 인간이 완성됐다. 영화 속 이 장면은 3D프린터로 장기를 입체 제작하는 최신 기술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미영 기자 l misaga@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