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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通

상류사회에 대한 대중의 꿈을 품은 패션브랜드

“내가 파는 것은 옷이 아니라, 꿈입니다.”

패션브랜드 ‘폴로(Polo)’의 창업자 랄프 로렌(72)은 폴로를 ‘꿈’이라 불렀다. 랄프로렌은 ‘말(horse)’로 상징되는 패션 아이콘으로 미국에서 출발해 유럽에서 인정받은 브랜드다. 나르시시즘(narcissism)을 이용해 부유층의 이미지를 대중화한 랄프로렌의 전략은 큰 성공을 거뒀다.

미국에서 말을 몰고 공을 치는 ‘폴로’라는 스포츠는 WASP(White Anglo-Saxon Protestant : 앵글로 색슨계 백인 개신교도)라 불리는 일부 상류층이 즐긴다. 소유하는 것 자체가 곧 부의 상징이 되는 말을 이용한 스포츠인 폴로를 한다는 것은 주류로 편입되고자 하는 일반인들에겐 꿈 같은 일이다. 랄프 로렌은 이같은 대중들의 ‘꿈’에 주목했다. 상류층을 열망하지만 일정비용만 지불할 능력이 되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옷을 만들었다.

‘폴로 스타일’은 미국 상류사회를 지배하는 WASP에 대한 동경에서 착안됐다. 실제로 아이비리그 학생들이나 명문 사립고등학교 학생들의 옷차림을 본떠 다양한 옷이 내놨다. 평범한 대중들도 폴로를 입음으로써 원래 그 스타일을 향유했던 상류층과 같은 반열에 오른 것처럼 자기만족에 빠지게 되는 대중들의 나르시시즘을 자극한 것이다.

유럽의 전통과 미국의 실용을 추구하며 패션으로 피부색, 연령, 문화의 차이를 조화시키는 랄프 로렌은 지난 1967년 ‘Polo fashions’라는 브랜드로 넥타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패션계에 첫발을 내딛었다. 당시 폭이 좁고 밋밋한 정통방식의 넥타이 스타일이 유행이었으나 랄프로렌은 폭이 넓고 화려하며 핸드메이드 된 럭셔리한 넥타이를 만들어냈다. 이듬해에는 고급 남성복으로 라인을 확장해 유럽패션의 세련미, 재단기술과 감성을 결합한 패션을 창조해냈다. 이어 여성복, 아동복, 액세서리, 홈퍼니싱과 향수에까지 차츰 라인을 확대시켰다. 랄프로렌의 로고인 말모양(폴로 플레이어)의 로고가 탄생한 것은 1971년 여성복 사업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폴로 플레이어 로고가 새겨진 폴로의 오리지널 메시 셔츠가 24개 색상으로 출시되자마자 미국인들이 가장 즐겨입는 셔츠가 됐다. 랄프로렌은 설립 이후 30여년 동안 코티상(coty award), 미국 패션상(American fashion award) 등 무수한 패션 어워드를 수상했다.

랄프로렌은 클래식 트레디셔널을 추구하며 폴로, 블루라벨, 블랙라벨, 폴로 스포츠, 폴로진 등의 라인을 통해 마니아들을 양산했다. 랄프로렌 블랙라벨은 활동적인 일상과 최신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는 여성을 타킷으로 럭셔리한 최신 감각을 선보인다. 랄프로렌 블루라벨은 단순하지만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품격, 세련된 감성을 보여준다.

랄프로렌의 대표 브랜드인 폴로 랄프로렌은 전통과 럭셔리 스포티를 기본 컨셉으로 하는 베이직 스타일로 자연스러운 품위와 스타일을 전형적으로 표현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폴로티셔츠는 국민티셔츠로 오랜 기간 사랑 받아 왔다. 덕분에 한국에서는 랄프로렌이 캐주얼 이미지가 강하다. 한편, 폴로의 대표적인 히트작인 니트 셔츠는 가슴에 조그마한 악어 장식을 단 라코스테 셔츠를 본떠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에 미국적 사고를 각인하는 랄프로렌은 실용주의를 추구하며 라이프스타일의 완성을 위해 노력한다.
박현정 기자 phj@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