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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해외창업아이디어 | 미국 메이커봇의 'Robohands'

3D프린터로 찍어내는 로봇손


 

 

▲3D프린터로 만든 손가락 보조장치 로보핸드. 로보핸드 제작자 리처드 반 애즈와 로보핸드로 장애를 극복하고 있는 5세 소년 리암.

‘21세기의 연금술’, 3D프린터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최근 보급형 3D프린터 가격이 1,000 달러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이에 대한 일반인들의 활용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한 목수가 3D프린터로 찍어낸 저렴한 로봇손이 손을 잃은 장애인들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남아공의 목수였던 리차드 반 애즈(Richard Van As) 씨는 2011년, 작업 도중 손가락 4개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그는 잃어버린 손가락을 대신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의수를 구입해 착용하려고 했다. 하지만 손가락 하나당 1만 달러에 이르는 비싼 가격에 구입을 포기한 리차드씨는 결국 본인이 직접 의수 제작에 돌입했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던 그는 동영상 사이트 유투브에서 우연히 미국 시애틀 출신의 기술자인 이반 오언(Ivan Owen)이 재미로 만든 거대한 기계손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두 사람은 이메일로 의견을 주고 받다가 오언이 남아공으로 합류하면서 기존의 의수보다 저렴한 가격의 로봇손을 공동 제작하기로 의기투합했다.
그들은 의수의 가격을 낮추기 위한 여러 방안을 연구하던 중 3D프린터에 주목했다. 하지만 3D프린터를 직접 고안하는 과정에서부터 많은 시행착오와 시간이 소요됐다.
어려움을 겪던 이들에게 미국 최대 3D프린터 기업 ‘메이커봇(MakerBot)’이 손을 내밀었다. 메이커봇은 이들에게 각각 3D 프린터 1대씩을 무상 제공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메이커봇의 지원으로 두 사람은 몇 주씩 걸리던 로봇손 제품 제작을 단 20분으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3D프린터는 인공 손과 손가락의 제작시간뿐 아니라 생산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여줬다. 나사, 케이블 등 그 외 부품은 공구상에서 싸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채울 수 있었다. 손가락을 잃어버린 사람은 누구나 쉽고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로보핸드(Robohand)’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메이커봇이 운영하는 싱기버스(thingiverse) 사이트에 소개된 로보핸드는 전기나 센서없이 손목과 팔의 움직임만으로도 인공 손가락을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손이 절단된 사람들의 손목에 직접 부착해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사용자의 체형이나 손목 굵기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 물건을 잡기 위해 손가락을 조이거나 풀어줄 때의 모습은 사람 손가락과 게 발가락의 협동 작업을 연상시킨다. 더 놀라운 건 가격이다. 미국 방송사 NBC뉴스와 IT전문매체 매셔블의 보도에 따르면, 기존 인공 손가락 재료비가 수천 달러에 이르는 데에 비해 로보핸드의 제작비는 150달러에 불과하다. 그들은 이 기술로 손가락 없는 남아프리카 어린이 4명 에게 손가락 보조장치를 만들어줬다.
그 중 5살 리암은 ‘양막대증후군’이라는 희귀병으로 오른손 손가락이 전혀 없이 태어난 아이다. 리암의 엄마는 반 애즈와 오언에게 로보핸드 제작을 의뢰했고 그들은 리암을 위한 맞춤 손가락 보조장치를 제작해줬다. 유투브에는 리암이 로보핸드를 착용하고 물건을 집거나 공놀이를 하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반 애즈와 오언은 직접 운영하는 블로그(robohand.net)와 3D프린팅 도면 공유사이트인 ‘싱기버스’를 통해 디자인과 각종 콘텐츠를 무료로 공유하고 있다. 또 좀 더 발전된 디자인과 기술로 리암 뿐 아니라 더 많은 장애인을 도울 수 있도록 기부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반 애즈가 제작한 로보핸드는 현재 어른과 청소년 등 170여명이 사용하고 있다. (출처:http://robohand.net)

이미영 기자 l misaga@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