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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通

니하오! 차이나 | 핸드폰시장, ‘샤오미’ 급부상

‘첨단’ 사양 갖춘 자국 브랜드에 열광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샤오미의 창업자 레이쥔(왼쪽)과 지난달 새로 출시된 ‘샤요미3’ 스마트폰.

중국시장을 압도하던 애플이 침몰해가고 있다. 2년전만 하더라도 아이폰을 가지고 싶어서 매춘까지 나섰다는 중국 여고생들의 소식이나, 아이폰을 분실해 자살한 청년의 뉴스가 나올 정도로 아이폰의 인기는 대단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 사망과 삼성 갤럭시의 질주로 애플의 기세는 꺾이기 시작했다.
중국시장에서의 반전을 위해 애플은 아이폰5S와 아이폰5C의 신제품 발표회 날짜를 미국과 단 하루 차이밖에 두지 않았다.
과거 미국 출시 후 2개월정도 시간을 두고 중국에 출시해왔던 점에 비춰보면 애플의 중국을 대하는 태도가 사뭇 진지해진 것이다. 하지만 현지 반응은 실망스러울 정도다. 애플이 지난달 11일 개최한 아이폰5S 및 5C 발표회장에는 애플 고위층 임원이나 중국 3대 통신사 임원도 참석하지 않았다. 행사는 미국 현지 발표회 녹화 영상을 그대로 방영하는 데 그쳤다. 애플 측에서 영상 이외 자료 제공도 하지 않음으로써 발표회에 참석한 기자들은 또 한번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가진채 돌아서야만 했다.

애플 중국시장서 갈수록 고전
애플의 중국 현지 신제품 발표회를 기대했던 중국 누리꾼들도 “녹화영상 틀어주는 게 무슨 신제품 발표회냐”, “애플이 개혁하지 않으면 제2의 노키아가 될 것”이라며 비난의 글을 올렸다. 무엇보다 높은 가격대에 대해 중국 소비자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출시전만하더라도 애플이 중국 고객들의 입맛에 맞춰 대폭 인하된 가격에 출시할 것임을 시사해 온 탓에 소비자들의 실망감은 컸다.
애플 신제품 출시 후 중국 일부 언론들은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출시된 아이폰 5C(16GB)의 가격이 4,488위안으로 아이폰 5S(16GB 기준, 5,288위안)와 겨우 800위안 (약 14만원)밖에 차이가 안난다며 이는 중국 시장 내에서 고가 스마트폰에 속한다고 평가했다. 애플의 무성의는 중국인들의 감정을 상하게 했으며, 애플의 가격정책은 대체재가 즐비한 시장상황에서 아이폰을 선택하는 데 주저하게 만들 것이라는 평가다.
최근 애플의 중국 사업 실적은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상반기 애플의 중화권 지역 영업수익은 46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 지난해 하반기 대비 43% 떨어졌다. 시장조사기관 SA에 따르면 올 2분기 애플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 1분기 6.1%(5위)에서 3.4%(7 위)까지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에도 애플의 시장점유율은 4%대에 머물렀다. 애플의 몰락을 뒤로한 채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올 1분기 12.5%, 2분기 15.3%를 기록하며 중국시장에서 독주를 하고 있다. 이에 더해 중국의 신예 스마트폰업체인 샤오미(小米) 는 중국시장을 파죽지세로 공략하고 있다. 무시무시한 성장속도에 중국 고객들은 열광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LG전자는 내심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샤오미3, 갤럭시 노트3 압도”
중국 핸드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미래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는 스마트폰업체 샤오미가 지난달 5일 개최한 신제품 샤오미3의 제품발표회에서 레이쥔(雷軍) 샤오미 회장은 “이 제품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3를 압도한다”고 포효했다. 이날 삼성전자가 독일에서 내놓은 신제품 갤럭시 노트3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애플의 스티브잡스를 모방해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행사장에 나타난 레이쥔은 “샤오미3는 지금까지 출시된 제품 중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스마트폰”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LG디스플레이와 샤프가 제작한 풀HD IPS 5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샤오미3는 엔비디아(NVIDIA) 테그라(Tegra) 4, 퀄컴 스냅드래곤 800프로, 2기가바이트(GB)램, 소니 1,300만화소 카메라를 탑재했고, NFC와 5G 와이파이를 지원한다. 배터리 용량 역시 3,050mAh다. 두께는 8.1mm다. 이는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출시한 스마트폰 신제품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엔비디아 글로벌CEO인 화교출신 황런쉰 (黃仁勛)은 “샤오미3는 전 세계 최초로 코텍스(Cortex)-A15 쿼드코어 CPU를 탑재한 제품으로 세계 최고수준의 CPU를 구축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레이쥔은 “스냅드래곤 800프로와 엔비디아 테그라4를 동시에 채용한 것은 샤오미가 최초” 라며 “이를 통해 TD망과 WCDMA망 사용자 모두를 만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테그라4 버전 샤오미3는 이번 달에, 스냅드 래곤800버전 샤오미는 11월에 공식 출시된다. 더욱 놀라운 것 은 가격이다. 16기가바이트 샤오미3의 가격은 1,999위안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919만대가 판매된 샤 오미2의 가격은 500위안 가량 내렸다. 시장에서는 샤오미3에 대해 “갤럭시3의 성능에 버금가면서도 가격은 절반정도”라는 놀라운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창업 3년 만에 애플 제치고 6위에
샤오미의 창업자 레이쥔은 1969년생으로 우한대학 전산과를 나온 후 1992년 진산(金山)이라는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을 창업했다. 16년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소프트웨어 개발에 파묻혀 지낸 끝에 2007년 회사를 상장시키는데 성공했고, 2008년 “너무도 지쳐있고 좀 쉬어야겠다”며 회사를 퇴직했다. 휴식 은 잠시, 당시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을 본 그는 스마트폰 세계 제패를 꿈꾸기 시작했다.
그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하는 중국인 기술진들과 손을 잡고 2010년 4월 벤처기업 샤오미과학기술을 설립했다.
이들과 뜻을 함께 한 날, 레이쥔은 동업자들과 좁쌀죽을 먹으며 미래를 이야기했다. 그래서 회사 이름을 샤오미(좁 쌀이란 뜻)로 지었다. 첫 작품으로 본인들만의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휴대폰을 딱 100대 만들어 인터넷에 판매했다. 이 제품은 마니아들을 매료시켰다. 이에 자신을 얻은 레이쥔은 2011년 스마트폰 ‘샤오미1’, 지난해에는 ‘샤오미2’를 출시했다. 지난해 무려 719만대가 팔려나가며 매출은 126억위안을 기록했다. 올해 목표는 1,500만대 판매에 매출액 300억위안(한화 약 5조5,000억원)이다.
레이쥔은 휴대폰의 모바일칩셋은 퀄컴, 배터리는 LG, 디스플레이는 삼성이라는 식으로 부품 사양을 투명하게 밝혀 저가 ‘짝퉁’ 이미지를 불식시켰으며, 자신의 낮은 브랜드를 끌어올렸다. IT 마니아들의 요구사항을 매주 청취해 철저히 제품에 반영시키고 있다. 광고를 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서만 판매하는 등 비용절감을 통해 가격을 낮췄다.
샤오미는 매년 대규모 팬미팅을 개최한다. 지난 4월 팬미팅에서 레이쥔은 “내가 애플에 도전한 것은 인터넷의 힘을 믿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며, 고객과 함께 제품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중국시장에 이어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지난 2분기 샤오미는 중국시장점유율 4.5%를 기록하며 삼성, 레노버, 쿨패드, ZTE, 화웨이에 이은 6위를 기록했다. 1분기 점유율은 2%였다. 설립된지 3년된 회사의 무서운 성장세다.

최종목표는 세계 제패
샤오미의 꿈은 중국시장 1위가 아니다. 이들은 세계 제패를 꿈꾸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야망을 감추지 않는 자신감과 패기를 지니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 8월 구글의 휴고 바라 안드로이드 제품관리 담당 부사장을 영입했다. 바라는 이번달 샤오미에 합류해 국제 비즈니스개발 부문의 대표를 맡게 된다. 휴고 바라는 구글에서 5년 반 동안 근무했다. 그 중 3년 동안 안드로이드 제품 담당 업무를 맡아왔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중국 샤오미로 옮긴 후 샤오미의 글로벌 사업부를 도울 것이며, 샤오미로 가는 것에 대해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휴고 바라는 글로벌 노하우를 샤오미에 이식시킬 것이다.
게다가 샤오미는 독자적인 운영체계(OS)를 만들고 있다. 일명 ‘MIOS’라고 불리는 독자적인 OS는 리눅스 기반으로 내부 브라우저 안에서 다양한 앱이 구동하는 방식이다. 정식 출시는 내년 하반기가 될 전망이다. 내년 주력 스마트폰 차기작인 ‘샤오미4’와 함께 공개하는 것이 샤오미의 목표다.
샤오미는 더구나 운영 13개월 만에 10억 다운로드를 돌파한 앱스토어를 가지고 있다. 200개가 넘는 중국 앱스토어 시장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유력 플랫폼으로 도약했다. 확실한 채널을 가진 만큼 샤오미 OS 기반 앱의 유통에 큰 문제가 없다. 중국의 소프트파워가 매섭게 발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