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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通

[취업성공기] 연봉보다 자기계발기회 우선해야

“아침부터 전화기에 불이 날 정도로 문의가 쏟아지고 있어요. 정신없이 바쁘네요.”

지난 3월 15일, 관세청 고객지원센터에서 상담업무를 맡고 있는 구세기(28) 씨를 서울본부세관에서 만났다. 우연히도 그녀와 만난 날은 한-미 FTA가 발효된 첫 날이었다.

아침부터 쉴 새 없이 밀려오는 상담 전화에 살짝 짜증이 날법도 한데 그녀의 얼굴에서 힘든 기색을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녀는 한결같은 친절한 목소리로 전화 한 통화, 한 통화에 최선을 다해 응답했다.

오후 12시 30분, 다른 상담원과 교대를 하고 나서야 구씨는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제가 일복은 타고 난 거 같아요. 제가 이 일을 시작하면서 한-EU FTA와 한-미 FTA 등 굵직한 FTA들이 발효됐거든요. 주위에서는 제가 입사해서 FTA가 발효됐다고 농담까지 하시더라고요.”

지난 2월, 구 씨는 관세청 고객지원센터 상담원으로 재입사에 성공했다. 지난 2010년 센터에 입사한 후 집안 사정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 둔지 6개월 만에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온 것.

“요즘 같이 취업하기 어려운 때, 한번 나갔던 직장에 다시 입사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에요. 다행히 퇴사하기 전까지 함께 일했던 동료 직원들과 임원분들이 저를 잘 봐주셨던 것 같아요. 퇴사 후에도 함께 일했던 분들과 연락을 지속했었는데 다시 기회가 와서 재입사 할 수 있었죠.”

상업고등학교에서 정보처리를 전공한 구 씨는 대학에서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그녀는 “고등학교 수업 중에 무역영어 과목이 있었어요. 그 수업을 들으면서 처음으로 무역업에 대한 꿈을 꾸게 됐죠. 대학에 진학하면서 기존의 전공이었던 컴퓨터 분야가 아닌 무역학과로 아예 진로를 바꿨어요”라고 회상했다.

2008년 대학을 졸업한 구 씨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무역관련 분야에 취업하는 것을 최우선의 목표로 삼았다. 일자리를 알아보면서 그녀는 연봉보다 하게 될 업무에 집중했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연봉은 따지지 않기로 다짐했어요. 대신에 어떤 업무를 하는지, 그 업무가 미래에 경력이 될 수 있는지에만 초점을 맞췄죠.”

연봉이 아닌 경력 쌓기에 목표를 두자, 취업의 문은 쉽게 열렸다. 경기도 내 한 중견기업의 무역파트에 취업한 그녀는 현장에서 필요한 실전 경험을 온 몸으로 습득할 수 있었다.

“새벽 2~3시까지 야근은 기본일 정도로 일이 많았어요. 그만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기회였죠. 그 때의 경험들이 지금 하는 상담 업무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첫 번째 직장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었던 구 씨는 그 경력을 바탕으로 이직을 준비했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뼈저린 실패를 경험했다.

“첫 번째 직장이 굉장히 외진 곳에 있었어요. 새벽 2~3시에 일이 끝나면 대중교통은 물론 택시잡기도 힘든 곳이었죠. 그러다가 더 좋은 연봉을 제시하는 회사가 있어서 직장을 옮겼는데 그게 실수였어요.”

높은 연봉에 덜컥 이직을 결정한 구 씨. 하지만 옮긴 회사는 문제가 많은 곳이었다고.

“1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이 없었어요. 속으로 이상하다 싶었는데 결국 문제가 발생했죠.”

회사대표 맘대로 사규가 바뀌는가하면 법으로 정해져 있는 복리후생도 무시되기 일쑤였다. 결국 그녀는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바로 그곳을 나와야 했다.

“한 번의 실패를 겪은 후 다시 초심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연봉이 아닌 일을 배울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았어요. 그렇게 해서 입사한 곳이 현재의 관세청 고객지원센터예요.”

관세청 고객지원센터 상담원은 전국에서 걸려오는 전화 상담을 처리해야하는 만큼 법적인 지식 외에도 현장의 실무 감각, 어떤 상황 속에서도 친절함을 유지할 수 있는 서비스 마인드가 필요하다.

구 씨는 “현장 경험과 함께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 배우면서 일하겠다는 열정을 어필했는데 그런 모습을 좋게 봐주셨던 거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상담원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려줘야 하는 만큼 일을 하면서 꾸준히 공부를 병행하고 있어요. 저에게는 일이 곧 자기계발의 수단인 셈이죠. 이 경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관세전문가가 되는 게 앞으로의 꿈이자 목표예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미영 기자 misaga@gfeo.or.kr

Tip. 구세기 씨의 취업 성공 어드바이스

1. 연봉을 따지기보다 경력 쌓기에 주력해라.
2. 무역관련 취업을 준비한다면 기본적인 회계 지식은 알아둬라.
3. 입사를 지원하기 전 회사의 직원 근속연수를 확인해라. 직원들의 근속연수가 짧은 회사는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력서의 오점이 될 수 있으니 신중히 따지고 지원해라.
4.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겨라. 현재의 인연이 미래의 취업으로 연결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