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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Movie & | '햄릿', 1948 영화에 녹아든 연극론 셰익스피어 원작의 햄릿을 영상화한 작품이 80편이 넘는다고 한다. 그만큼 햄릿의 대중적 인지도나 인기는 대단하다. 원작의 스펙트럼이 워낙 다양해서 웬만한 연출가가 아니면 손댈 생각도 한다고 하니, 일종의 필터 역할을 하는 셈이다. 국내에서도 대학로 등지에서 연극으로 수없이 많이 공연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장기공연으로 대성공을 이룬 ‘락햄릿’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서양 영화계에서 셰익스피어의 가장 전통적인 해석자라고 하면 로렌스 올리비에를 흔히 꼽는다. 세기의 대배우로 존경받는 배우 중 한 명인 이 로렌스 올리비에의 작품을 접해볼 기회가 별로 없었기에 저런 논평들에 대해서 필자가 동의한다거나 혹은 거부한다거나 하는 주관적인 의미는 없다. 다만 “그렇다더라”라는 말 정도로 .. 더보기
Movie & | '혹성탈출', 2010 이종(異種) 간의 사랑은 가능한가? 1968년 개봉된 프랭클린 J. 샤프너 감독의 의 반향은 엄청났다고 한다. 관객들은 낯설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원숭이 행성’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재미있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갑자기 드러나는 엄청난 반전은 관객들의 온몸을 떨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 영화에서 인간들은 철저히 (진화한) 원숭이들의 관찰 대상이다. 인간들은 너무나 미개해서 언어조차 모른다. 요새와는 완전히 반대라고 생각하면 된다. 2001년 팀 버튼 감독을 필두로 리메이크되기 시작한 은 2011년 편이 크게 흥행하면서 차기작이 준비되고 있는 시점이라고 한다. 하지만 막상 팀 버튼 감독의 영화는 흥행 면에서 거의 실패하다시피 했다. 그 이유를 필자는 영화를 보고 불쾌했을 사람이 꽤 많았을 거라 .. 더보기
Movie & 도둑질의 정의 , 1991 로빈 후드의 영화화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1922년도 알랜 드원 감독의 작품을 필두로, 최근에는 용과 마법이 나오는 로빈 후드까지도 등장한 바 있어 관련 작품만 무려 30여 편에 이른다. 국내 극장에서 개봉한 가장 최근작으로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2010년도 작품이 있는데 이 작품은 원래 2편 이상으로 기획된 것이어서 실제 로빈 후드의 활약상을 그렸다기보다는, 로빈 후드가 ‘의적’이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활을 무척 잘 쏘는 로빈 후드의 이미지는 무척이나 강렬해서, 등 현대판 슈퍼히어로물 등을 통해 변주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의 설정과 관련해 한 가지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도둑질이 정의인가?”라는 질문 말이다.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다”라고 하.. 더보기
MOVIE & 범죄자의 인권 , 1971 1970년대 초 미국에선 해괴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범죄자가 ‘인권’의 이름으로 관대하게 처벌받거나 되레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석방되는 일도 있었다. 물론 보수주의자라면 국가와 법률의 판단을 존중하고 거기에 따라야 한다. 하지만 단서가 있다. 그 판단이라는 것이 오히려 국가와 법률의 기틀을 흔들고 혼란시키는 것이라면 마땅히 거부하고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보수층은 당시의 사회 풍토 속에서는 국가와 법률의 판단이 이런 단서를 충족시키지 못 한다고 봤다. 돈 시겔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돈 시겔 감독은 이미 1956년 을 통해 공산주의자들이 미국 내 정치판을 잠식해가는 것을 경계한 바 있다. 이 점에 대해선 논쟁이 있기는 하지만, 감독의 인생 행로를 보면 그렇게 판단하는 .. 더보기
Movei & 전쟁이냐, 평화냐! 확장판 3부작의 런닝타임은 무려 12시간 6분에 달한다. 극장판보다 각각 30분, 40분, 50분 정도 살이 더 붙었다. 감독이 하고 싶었던 얘기를 마음 먹고 풀어냈다. 그러다 보니 상세한 디테일과 부드러운 스토리 전개가 두드러진다. 필자는 확장판 2부, 25분경 장면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한다. 로한의 왕 세오덴은 원인 모를 병으로 거의 정신줄을 놓다시피 하고 있다. 간신배 그리마가 옆에서 보좌하는 척 하면서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상황이다. 그리마는 사실 악한 마법사 사루만의 하수인이기도 하다. 간첩인 셈이다. 사루만은 로한을 쳐서 멸망시키기 위해 수만명의 오크 병사들을 기르고 있다. 즉, 전쟁의 위협이 바로 목전까지 다가온 셈이다. 결국 로한의 왕자가 오크의 기습에 큰 부상을 입.. 더보기
Movie&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믿음 , 1999 가 처음 개봉했을 당시, 대중들의 열광이 지금도 생생하다. 세계적 논쟁과 토론을 불러일으킨 영화, 는 그 자체로 담고 있는 메시지가 워낙 강해서 철학과 신학에까지도 연결되며 엄청난 붐을 일으켰다. 그 붐이 워낙 대단하다 보니 이나 등 영화들은 ‘매트릭스 류의 영화’라는 억울한 평가를 받아야 했다. 사실 이 전에 개봉한 영화임에도 말이다. 이런 열풍을 감독들이 감당하기엔 너무 무거웠을까? 후속작들은 1편의 강렬함을 도저히 따라잡지 못하고 지지부진해졌다. 아무튼 당시 와 관련한 주된 분석은 장자의 ‘호접몽’ 을 연결시키거나, 기독교의 메시아 신앙을 관련시킨 것이다. 이 얘기들을 재생할 필요는 없을 테니 여기서는 쉽게 놓치고 넘어 가는 중요한 설정 하나만 살펴보자. 인간.. 더보기
Movie &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면··· , 2005 고전 시리즈(에피소드4, 5, 6)의 인기야 두말할 나위 없지만, 1999년부터 프리퀄(전편보다 시간상으로 앞선 이야기를 보여주는 속편)로 만들어진 에피소드1, 2, 3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리는 듯하다. 과거의 향수를 기대하며 극장을 찾았을 사람들에게 새로운 캐릭터들과 새로운 설정과 새로운 특수효과는 아무래도 호불호가 분명히 갈렸을 것이다. 아무튼 는 굉장히 방대한 세계관을 가진 작품이라 다룰 얘깃거리가 많다. 하지만 지금은 특별히 에 나왔던 장면 중 하나만 복기해보자. 시스 로드인 팰퍼틴 경이 의회에서의 연설을 통해 황제가 되는 장면. 이를 기점으로 공화국은 제국이 되고, 제다이들은 반역자로 쫓기는 신세가 된다. 이 묘사는 플라톤을 연상시킨다. 플라톤은 에서 민.. 더보기
Movie & | 도굴에도 정의가 있는가? 도굴에도 정의가 있는가? , 1981 “이건 박물관에 있어야만 해.” 도굴꾼들이 유물을 훔쳐가려 할 때, 인디아나 존스 가 하는 말이다. 인디아나의 말은 옳다. 인디아나의 적들은 유 물의 역사적 가치는 인정하지만 보편적 가치는 나 몰라라 한 다. 이들은 사익을 위해 고대 유물을 훔쳐갈 뿐이며, 역사는 오직 거래의 대상일 뿐이다. 그에 반해 인디아나는 유물을 박 물관에 전시해서, 많은 사람들이 보게 만들어야 한다는 ‘학자 적 양심’에 따라 행동한다. 그러나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왜 꼭 당신들 나라 박물관에 있어야 한다는 거야?” 유물의 탈취는 제국주의의 산물이다. 식민지 쟁탈전의 원인 은 노동력과 자원을 착취하겠다는 욕심만이 아니다. 국가적 자존심이라는 문제도 한몫 했다. 이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