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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通

중국과 와인-10억병 팔려 아시아 최대 소비국

<와인>

 

지난해 총 10억병 팔려 아시아 최대 소비국

중국과 와인

 

자주 오가는 중국이지만 설을 보내고 중국에 가는 느낌은 왠지 새롭다. 비행기 안은 봄방학을 맞이해 중국 방문길에 나선 학생들로 인해 빈 좌석 하나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빽빽하다. 중국경제의 중심인 상하이를 돌아보기로 하고 같이 가는 지인들은 마치 소풍이라도 가는 아이들처럼 내내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어 학생들과 눈에 띄게 구분됐다.

중국에 갈 때마다 느끼는 사실이지만 중국인들이 와인에 쏟는 사랑은 나날이 더해지는 것 같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지속되면서 수많은 신흥 부자들이 생겨났고 이들을 중심으로 한 와인 수요가 늘어나면서 고급 와인의 가격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프랑스 보르도의 5대 특급와인이 예전엔 아시아에서 일본과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가장 많이 팔렸다면 이제는 중국과 홍콩의 부자들이 즐겨 마시거나 투자 목적으로 수집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7년 뒤인 2017년에는 아시아의 예상 와인 수입 규모의 15억달러 중 약 42%를 중국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뉴스 보도도 있었던 터라 이러다가는 앞으로 정작 마셔봐야 할 와인은 입에도 대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해 올 정도다.



중국인들은 도수 높은 고량주에서 벗어나 점차 와인으로 그 기호를 옮겨가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중국은 와인이 생산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2차 세계대전 전인 청나라 말에 유럽과 외교관계를 지속하면서 와인을 소개받은 중국은 산둥성을 중심으로 포도원(와이너리)을 일구기 시작했다. 이때의 와인은 상당히 알려져 있었으나 공산화된 이후로 중국의 와인은 외부로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후 1980년 후반에 들어서서 중국이 개방되면서 중국의 와인은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베이징 올림픽 당시 중국정부는 민관합동으로 국가 PR프로젝트를 추진했는데 크게 신경을 쓰며 알리려고 했던 것이 바로 중국의 와인이다. 중국의 3대 와인업체인 장성(Great Wall), 장위(Zhuang yu), 다이너스티(Dynasty)는 엄청난 광고비를 투입하면서 와인을 홍보했다.

현재 대형 와이너리만 40여개가 있고 작은 와이너리까지 합하면 400여개는 넘는다고 하니 부럽기도 하고 또 그 규모에 놀랍기도 하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포도품종은 레드 와인으로는 까베네 소비뇽과 메를로가 있고 화이트 와인으로는 리즐링과 샤도네이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병당 20위안(1,400)부터 1,000위안(17만원)을 넘는 와인까지 매우 다양하다.

작년에 중국에서 판매된 와인은 총 10억병이 넘는다고 하니 이제 중국은 아시아 최대의 와인 소비국을 넘어 중국인들이 와인의 매력에 푹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한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게 만든다.

이런 소비와 함께 중국와인의 세계화도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왕차오라는 와인회사는지난 2005년 홍콩증시에 상장했고 장위도 이탈리아의 일바사로노 그룹에 주식 33%를 매각하면서 국제화의 길을 걷고 있다. 또 베이징올림픽 이후로 세계 10대 브랜드에 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앞으로 전세계 와인업계에서 중국 와이너리가 가지는 위상은 중국의 경제적 위상과 비슷할 정도로 아주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올해부터 값싸고 품질 좋은 중국와인이 와인판매대의 앞면을 가득 차지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몇 개 없지만 우리나라의 와인들도 요즘의 막걸리처럼 그 경쟁력을 인정받아 국내에서는 물론이고 당당히 수출까지 하는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오길 기대해 본다.

조세현 ()마스터쉬핑라인 대표이사 sewonlc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