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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通

망한 아이템으로 '대박' 신화를 이룬 CEO의 성공 비법

“여보, 음식물쓰레기 좀 밖에다가 버려주세요.”

아내의 이 한 마디가 남편의 인생을 바꿨다. 음식물처리기 전문업체 매직카라(www.magiccara.com‧ 고양시 소재)의 최호식(43) 대표.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대위까지 진급한 뒤 대우정보시스템 기획실에 근무하던 그는 지난 2002년 전혀 생소한 분야인 음식물처리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솔직히 음식물쓰레기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결혼 후 아내의 부탁으로 처음 음식물쓰레기를 버리게 됐는데, 정말 상상하기도 싫을 정도로 불쾌한 경험이었죠.”

쓰레기 국물은 ‘뚝뚝’ 떨어지고, 고약한 냄새는 아무리 씻어도 지워지지 않았다. 그의 뇌리에 박힌 이 불쾌한 기억은 후에 음식물처리기 사업을 함께 해보자는 지인의 제의를 거절할 수 없게 만든 계기가 됐다.

 

“음식물쓰레기에 대한 불쾌한 기억이 있었기에 아이템에 대한 확신과 함께 시장에 대한 가능성이 보였어요.”

 

2002년 ‘에코포유’라는 음식물처리기 전문업체를 세운 최 대표. 그의 눈은 정확했다. 2007년 마침내 음식물처리기 붐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 기회는 그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되돌아왔다.

 

최 대표는 “처음부터 음식물쓰레기를 분쇄해 건조하는 방식을 고집했어요. 하지만 음식물처리기 붐이 일면서 단순건조 방식의 저가 상품이 판을 쳤죠. 결국 TV에서 이를 고발하는 프로그램이 방송됐고 시장은 한순간에 무너졌어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기존 저가의 음식물처리기는 물에 젖은 음식물쓰레기를 헤어 드라이기 수준의 바람으로 말리는 단순한 방식이었다. 그러다보니 쓰레기를 말리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고 이마저도 제대로 말려지지 않기 일쑤였다고. 결국 ‘음식물처리기=전기 먹는 하마’라는 오명과 함께 시장은 처참히 몰락했다. 결국 2009년, 최 대표는 창업 7년만에 회사 문을 닫았다.

 

“더 내려갈 곳이 없을 정도로 ‘쫄딱’ 망했어요. 한 마디로 바닥을 찍었죠. 근데 포기할 수 없었어요. 기존의 문제점을 개선한 제대로 된 제품만 만들면 시장은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죠.”

 

분쇄해 건조하는 방식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가격은 낮췄다. 기존 저가 제품의 문제점이었던 전기료 문제와 냄새도 해결했다. 시제품을 만든 최 대표는 무작정 금형업체 사장들을 만나 투자를 요청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랄까. 그의 투지와 제품의 질을 알아본 한 사장이 지갑을 열어 새로 회사를 차리는 데 필요한 돈을 선뜻 내놓았다.

 

<매직카라의 대표상품인 절전형음식물처리기 '스마트카라'.>

 

이렇게 2009년 5월 현재의 매직카라로 사업을 재개한 최 대표는 2년 6개월 만에 야심 찬 첫 제품 ‘스마트카라’를 시장에 선보였다. 이미 컨셉이 완료된 상태에서 1년이면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지만 최 대표는 3년 가까이 제품의 출시를 미뤘다. 좀 더 소비자들의 니즈(needs)에 부합하는 완벽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아파트 단지에 무료로 제품을 나눠주고 소비자들의 반응을 제품에 반영했다.

 

“시장의 몰락과 소비자의 외면을 온몸으로 겪으면서 결국 품질만이 살 길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어요. 시장의 불신을 뛰어넘는 완벽한 제품을 통해 시장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목표가 있었기에 제품 개발에 완벽을 기했죠.”

이러한 최 대표의 품질에 대한 집착은 국내 음식물처리기로는 유일하게 환경마크와 K마크를 동시에 받는 성과로 이어졌다.

 

특히 ‘스마트카라’는 특허기술로 인정받은 고강도 3단 임팰러 파쇄 및 건조 구조를 사용해 일반 음식물은 물론 닭 뼈까지 완전한 가루 상태로 건조, 음식물쓰레기의 부피를 90% 이상 감소시켰다. 또 제품에 적용한 인공지능 스마트시스템은 음식물의 양과 종류에 따라 알아서 처리 시간을 조절해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전력 낭비를 줄였다.

이와 함께 건조통의 투입구가 넓고 본체와 건조통을 따로 분리할 수 있게 설계해 위생적인 관리가 가능하고 콤팩트한 디자인으로 공간 효율성을 높인 것도 스마트카라만의 차별화된 특징이 됐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은 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이어졌다. 유명 소셜기반 사이트를 통해 체험단을 모집하고 직접 제품을 사용한 뒤 사용 후기를 공유했다. 또 30일간 제품을 써본 뒤 만족하지 않으면 환불해주는 제도도 도입했다.

 

최 대표는 “주변에서 무모한 시도라고 말렸지만 품질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개의치 않았어요. 제품만 좋다면 1주나 30일이나 똑같다고 생각했죠”라고 설명했다.

 

좋은 품질과 파격적인 마케팅 전략, 입소문에 힘입어 매직카라의 음식물처리기는 최근 홈쇼핑에서 연일 완전판매에 성공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대와 앞선 품질로 기존 음식물처리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깨버리겠다는 최 대표의 열정이 결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셈.

 

그는 “올해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전면 시행되고 내년에는 음폐수 해양투기 금지 규제가 실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음식물처리기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어요. ‘스마트카라’의 성공을 발판으로 국내 유기성폐기물 처리시장을 선도하는 종합폐기물 처리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매직카라의 최종 목표입니다”라고 환하게 웃었다.

 

소비자가격: 39만8,000원

문의: ☎ 1666-7284(처리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