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기도通

초점 | 경기도 '특성화고 취업내비게이션'

경기도 ‘특성화高 취업내비게이션’
기술인력 양성에서 취업까지 토털 지원
수원·부천·시흥·안성 등 4개시 운영, 맞춤 프로그램으로 취업 자신감 UP

▲‘특성화고 취업내비게이션’은 실무중심의 전문기술 교육과 1:1 맞춤상담, 취업캠프 등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사진은 수원공업고의 ‘취업내비게이션’ 활동모습.

추위가 한풀 꺾인 2월의 어느 날, 수원공업고등학교를 찾았 다. 봄방학 중인 텅 빈 학교 내에서 유독 한 교실만 학생 들로 꽉 차 있었다. 교실문을 열고 들어가자, 두세 명씩 짝을 지 어 앉은 학생들이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직접 메카트로닉스 장 치를 가동시키고 있었다. “특성화고 취업내비게이션에서 진행하는 생산자동화 수업 중 이에요.” 학교 안내를 하던 선생님이 설명했다. 조심스럽게 기계를 만 지는 학생들의 눈이 호기심으로 반짝였다. 방학임에도 불구하 고 교실 안은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한 학생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지역 밀착형 취업 프로그램
‘특성화고 취업내비게이션’은 경기도가 지역기업이 요구하는 기술인력을 양성해 취업까지 연계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시작한 사업이다. 현재 수원, 부천, 시흥, 안성 등 4개 시에서 운영 중 인 이 사업은 지역 내 산·학·연 기관이 함께 특성화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역 산업에 맞는 맞춤형 전문기술 교육과 현장체험 초점 교육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기업 마인드를 갖춘 기술 인재로 키워 지역 기업에 공급하는 게 특성화고 취업내비게이션의 최 종 목표. 지난해 8월부터 총 1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380여명 의 특성화고생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다.
수원시는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를 통해 일반회계와 공업분야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는 매향여자정보 고와 수원공업고, 수원농생명과학고, 삼일상업고 등 4개교 총 290명을 대상으로 취업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 배영두 교육사업부장은 “특성화고 취업 내비게이션은 학생과 현장교사의 니즈를 반영한 실전형 프로그 램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라며 “실기 위주의 실무교육과 현장 체험, 기업견학, 1:1 맞춤 취업상담 등 산학협력기업과 연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률을 높이고 기 업이 필요한 실전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장 중심의 실무 교육
“오늘 수업은 기업 현장의 품질안정과 자동화 분야에 밀접하 게 연관돼 있는 생산자동화 수업이에요.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수 있도록 실무 위주의 수업으로 진행되는 만큼 학생들의 집중력도 높은 편입니다.”
수원공업고 취업내비게이션 프로그램 중 생산자동화 수업을 맡고 있는 김정석 전기전자제어과 교사는 진행 중인 수업 커리큘럼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 날 수업은 취업내비게이션 프로그램 대상자 중 3학년 진학을 앞둔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봄방학 중이라 정규수업이 없고 설 연휴가 끝난 직후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대상자 38명 중 약 25여명의 학생들이 학교에 나와 수업에 참석했다.
김 교사는 “현장 중심의 실무 수업 외에도 생산자동화기능사 자격증을 따기 위한 시험 준비가 함께 이뤄지고 있어요. 이 자격증의 경우 합격률이 약 15% 정도로 어른들도 따기 힘든 시험인데 이 수업을 통해 시험 준비를 한 학생 중 총 11명이 자격증 시험에 합격했죠”라고 밝혔다.
실무교육 외에도 취업내비게이션은 현장견학과 취업 특강, 취업캠프, 기업인턴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취업 분위기 조성에 큰 효과
“예전에 비해 대학진학이 아닌 취업 쪽으로 진로를 정한 친구들이 늘고 있어요. 최근 선배들이 대기업이나 공기업 등에 속속 취업하면서 친구들 사이에서도 대학 진학보다 졸업 후 바로 취업하는 게 더 낫다는 인식이 커졌죠.”
취업내비게이션 프로그램에 참가 중인 수원공업고 2학년 김상준(19) 학생은 현재 공기업 취업을 준비 중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 특성화고의 취업률은 20% 수준에 불과했다. 기술 중심의 교육을 지향하면서도 정작 현장의 학생들은 진로를 취업이 아닌 대학 진학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랬던 분위기가 작년을 기점으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특성화고 졸업생을 위한 취업 기회가 점점 확대되고 이를 지원하는 다양한 취업지원 프로그램이 운영되면서 학교 내 분위기도 진학이 아닌 취업을 선택하는 분위기로 조성되고 있다고.
김정석 교사는 “몇 년 전만해도 특성화고 졸업생들은 취업할 곳이 없었어요. 학력 인플레의 심화로 특성화고 학생들이 가야 할 취업 자리에 전문대 졸업생들이 들어가면서 결국 취업을 못한 특성화고 졸업생들이 어쩔 수 없이 대학을 진학하는 악순환이 반복됐죠”라고 설명했다.
김 교사는 “하지만 최근 정부 차원의 고졸채용 독려로 특성화고 졸업생들을 위한 양질의 취업처가 늘어나면서 취업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어요. 또 취업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취업지원 프로그램과 ‘선취업 후진학’ 등 취업 후에도 학업을 이어갈 수 있는 방안들이 알려지면서 진학보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수원공고, 3학년 69% 취업 성공
취업내비게이션 등 특성화고 취업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중인 수원공업고는 올해 심각한 취업난 속에서도 대기업과 공기업 등에 다수의 학생들을 취업시키며 전국 최고 취업률을 달성했다.
수원공고에 따르면 현재 졸업을 앞둔 3학년 재학생 567명 중 69.4%(386명)가 취업에 성공했다. 특히 삼성전자, 한국전력공사, 현대중공업, LH공사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과 공기업에 취업한 학생들도 48명에 이르는 등 취업의 양은 물론 질도 함께 높였다는 게 학교 관계자의 분석이다. 현장 교사들은 취업률 및 취업의 질 향상에 취업내비게이션 등 현장 중심의 취업지원 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안교관 수원공업고 직업교육부장은 “취업내비게이션의 경우 다른 취업지원 사업과 달리 학생들의 1:1 맞춤 상담을 지원하는 전문 인력을 상시 배치하는가 하면 프로그램도 학생들과 선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구성한다는 게 특징이에요.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취업률이라는 결과가 아닌 취업을 위한 과정까지 함께 고려하고 있어 취업의 질을 높이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 이미영 기자 l misag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