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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通

니하오! 차이나 | 두자녀 정책 전환

영유아·의료·분유 등 관련산업 들썩


 

 

“하나 더 많은 아이, 하나 더 많은 무덤”. 1980년 대의 중국, 이 같은 살벌한 표어가 쓰여진 플래카드를 목격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중국의 한자녀정책은 1979년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1949년 신 중국이 설립된 이후 마오쩌둥은 인구는 바로 국력이라며 출산장려운동을 폈다. 1949년 5억이었던 중국의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13억명으로 불었다.
재래식 농경사회에서 13억 인구 를 먹여살리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마오에 이어 집권한 덩샤오핑은 강력한 산아제한정책을 썼다. 소수민족을 제외한 한족은 모두 한명의 자녀만을 낳아야 한다는 것. 1980년대와 1990년대는 한자녀정책이 가장 엄격하고 가혹하게 집행되던 시기였다.
그러나 20년 넘게 시행된 강력한 한자녀정책은 중국의 인구증가세를 막아냈다. 하지만 이내 중국은 인구노령화라는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다.

급속한 인구노령화, 사회문제 대두
2000년대 들어 중국 정부는 원칙적으로 한자녀정책을 지속하면서도 다양한 예외를 인정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남아 선호 사상이 여전히 강한 농촌 지역의 경우 많은 지방 정부가 첫째가 딸일 경우 둘째를 갖는 것을 허용했다.
그리고 외아들과 외딸이 만나 부부가 된 경우 둘째 아이를 낳는 것이 지역별로 허용되기 시작했다. 쓰촨성과 산둥성 등 27개 성·시·자치구는 1990년대 후반에, 후베이성, 간쑤성, 네이멍구 자치구는 2002년에 이 정책을 도입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이 정책을 허용하지 않고 있던 허난성은 2011년 11월 에 전격적으로 정책을 수용했다. 허난성은 인구 1억명을 넘는 인구대성이다. 이로써 중국전역은 부모가 모두 독생자라면 둘째 아이를 가질 수 있게 됐다.
예외가 인정되긴 했지만 중국의 한자녀정책은 비교적 강력하게 유지되어 왔다. 그리고 자연스레 인구노령화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지난 30년 간 중국경제 고속성장의 바탕이 되어왔던 저렴하면서도 풍부한 노동력은 그 기반이 흔들렸다.
2012년말 기준 중국의 노령인구는 1억9,400만명. 전년보다 891 만명이 증가했고 전체인구의 14.3%를 차지했다. 중국고령과학연구소는 올해 중국의 ‘세계의 공장’ 역할 비관론 등장으로 예측하고 있다.
중국의 노령인구 증가는 생산가능 인구의 감소로 이어졌다.
이미 중국의 생산가능 인구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접어들었다. 중국 당국은 올해부터 65세이상 노령인구는 매년 700만 명이상 증가하는데 반해 생산가능인구는 700만명씩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더 이상 풍부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지도 못할 것이란 비관론이 나오기 시 작했다.
인구 고령화는 중국 새 지도부가 내세우는 도시화에도 걸림돌이다. 중국 고령화연구센터에 따르면 도시거주 노령인구 70% 이상이 노후화된 주택이나 건물에 살고 있고 이들 건물에 대한 개발 등이 거주이전 문제로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또 2,300만명에 달하는 빈곤노인은 사회보장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베이징 칭화대학 공공관리학원 교수이자 취업사회보장연구센터 주임인 양옌쑤이는 “중국은 지금은 좋은 베게를 베고 자고 있지만 언제 집이 붕괴돼 천장이 무너져내릴지 모른다”는 말로 노령 화사회의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이 같은 배경에 중국 공산당은 지난달 개최된 제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통해 산아제한 정책을 기본국책으로 유지하되 단독 2자녀를 허용할 것임을 공표했다. 골자는 부모 중 한명이라도 독생자이면 두명의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1980년대 이후 출생자는 대부분 독생자인 만큼 이는 사실상 두자녀 정책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두자녀 정책으로 전격 전환
두자녀 정책은 일부지역에서 제한적으로 시범실시되는 것이 아닌 전국적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각 지역의 상황에 따라 구체적인 이행시기에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2015년이면 전국적으로 정책도입이 마무리 될 전망이다. 특히 베이징시가 내년 인민대표대회에서 ‘베이징 인구 및 계획생육조례’를 개정해 바로 정책 시행에 나서기로 해 이목이 집중됐다. 베이징과 함께 광둥, 상하이, 저장, 장쑤 등 지역이 단두얼타이 정책 시행을 서두를 전망이며 나머지 지역들도 2015년 안에 정책시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이에 따른 인구의 폭발적인 급증, 즉 ‘베이비 붐’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중국사회과학원 인구 및 노동경제연구소 왕광저우, 중국사회과학원 사회학연구소 장리핑 등은 현재 중국의 출산율 등을 감안하면 2015년 ‘단독 2자녀’ 정책을 전국적으로 실시해도 인구증 가는 연 100만명 수준에 그쳐 전체적인 인구 총 증가수는 2,000 만명을 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인구는 2026∼ 2029년 14억100만명 수준에서 정점을 맞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조건에 부합하는 부부가 2명의 아이를 출산할 수도 있지만 한명도 낳지 않을 수도 있을 뿐더러 두자녀 출산을 선택하는 세대도 80허우(後 80년대 출생) 부부에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외국 분유업체들 중국 진출 러시
이 같은 정책변화에 영유아·의료업 등 관련 업계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베이징시 위생국에 따르면 현재 베이징 시내 각 산후조리원에서는 두자녀 허용에 따른 베이비붐에 대비하기 위해 증축·신축·리모델링 등을 통한 병실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베이징 시내 각 대형 산부 인과는 두자녀 정책 허용에 따라 산모가 대거 몰릴 것이라며 벌써부터 대책마련에 나섰다.
외국 분유기업들은 속속 중국시장으로 몰려오고 있다. 중국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일본 3대 분유기업인 와코도가 최근 캉 스푸와 손잡고 중국 대륙 분유시장을 공략하기로 한데 이어 뉴질랜드 분유사 그린몽키도 중국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 10월 중국 유제품 시장의 치열한 경쟁으로 수익이 악화돼 중국시장 철수를 선언한 일본 메이지 분유도 한 달도 채 안돼 중국시장 복귀를 선언했다.
중국 주식시장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두자녀정책 테마주로 다이웨이의료, 아오페이애니메이션, 바이인메이 등이 꼽혔다. 중국 하이퉁증권도 보고서를 통해 두자녀 허용으로 영유아 소비 수요가 급증해 영유아 분유 아동의약품 기저귀 완구 학원 등 분야에서 투자 기회가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분유 종목에 서는 바이인메이, 산위안, 광밍 ▲완구 테마주로는 췬싱완구, 가오러, 화웨이, 싱후이, 아오페이 애니메이션 ▲영유아용품 종목은 웨이싱석화, 장난가오셴, 중순지러우 ▲영유아 케어주로는 다이웨이의료, 보후이촹신 ▲유아의약품주로는 산다화터, 타이안탕, 장중약업 등이 선정됐다.

두자녀 정책 혜택 테마주 등장
한편, 중국 본토의 두자녀 정책은 홍콩도 흔들어대고 있다. 예자오후이 홍콩대학 사회사업 사회행정학과 교수는 “산아제한정책 완화로 얼마나 많은 영유아가 증가할지 아직 판단하기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홍콩 분유시장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이에 홍콩 당국은 중국 본토 소비자들의 홍콩 분 유 ‘싹쓸이’ 현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분유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셰훙싱 홍콩의학회 회장은 중국 당국이 산아제한정책 완화와 함께 지나치게 높은 수입분유 가격을 낮추고 국내 분유 등 식품 안전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