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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通

1인 구매력 GDP 6만달러의 카지노 천국 '마카오'

지난 4월 11일, 마카오공항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샌즈 코타이 센트럴(Sands Cotai Central). 카지노와 호텔, 쇼핑몰을 하나로 묶은 복합도시 개념의 샌즈 코타이 센트럴이 오픈했다. 마카오에 최초로 들어선 이 복합리조트 개장식에 마카오 시민은 물론 수많은 외국인관광객들이 운집해 홀리데이 인(Holiday Inn) 호텔의 39층 옥상에서 펼쳐진 ‘공중 외줄타기’ 묘기를 숨죽여 지켜봤다.

공중 외줄타기 묘기는 호텔 카지노 오픈을 축하하기 위한 특별공연으로 마련된 것. 외줄을 탄 기인은 한 쌍의 부부였는데, 각각 외줄의 끝에서 출발해 중앙에서 만나 사랑의 키스를 나누는 묘기를 선보였다. 지상에서는 개미처럼 보인 기인 부부는 수십미터 상공에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시작, 중앙에 도달해 애틋한 만남을 이뤄 구경꾼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날 샌즈 코타이 센트럴 오픈식은 단순한 자축 세러모니가 아닌, 현지 주민과 관광객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의 현장이었다.

 

<카지노로 유명한 마카오의 밤 풍경.>

 

여의도 3.5배 면적에 카지노 35개

잘 알려진 것 처럼 마카오는 카지노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2002년 카지노 산업을 외국에 개방한 이후 유례 없는 고속성장을 이뤄 2006년에는 미국의 라스베이거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카지노 도시로 등극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PWC에 따르면 2011년 마카오의 카지노 매출액(추정)은 283억7,900만달러로 2위인 라스베이거스의 103억달러에 비해 3배 가까이 많다.

마카오는 여의도의 3.5배밖에 되지 않는 면적(29.5k㎡)이지만 카지노만 35개, 호텔은 65개가 들어서 있다. 말그대로 ‘한 집 건너 한 집’이 호텔이고 카지노이자 쇼핑센터인 이곳 마카오에는 요즘도 카지노와 호텔 건설이 계속 되고 있다.

오늘날 마카오는 카지노 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급성장하면서 2010년 1인당 GDP가 일본보다 높은 4만달러에 달하고, 구매력 기준으로는 무려 6만달러에 이른다.

카지노를 필두로 관광산업이 활성화되면서 마카오에는 실업자가 거의 없는 ‘완전고용’ 수준을 이루고 있다. 마카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취업조사결과에 의하면 2011년 11월~2012년 1월 기간 실업률은 2.1%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취업부족률은 0.8%에 불과했다.

한편으로 마카오 정부는 기존 카지노 중심 경제에서 탈피하기 위해 최근 들어 기존 관광형태를 문화, 쇼핑, 스포츠, 음식 등과 연계한 상품으로 다원화하고 있다. 컨벤션, 디자인, 문화 콘텐츠 산업 육성을 강화하면서 의료, 약품, 환경산업 발전과 함께 ‘Made in Macao(M in M)’ 상품 확대 정책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요컨대 이제 마카오 정부도 소위 ‘신성장 정책’ 추진이라는 적극적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마카오의 명물 '마카오타워'.>

 

종합관광도시로 바뀌는 마카오의 상전벽해

즉 카지노에 치우친 경제성장 모델에서 탈피해 남녀노소,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종합 관광도시로의 변신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나선 것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샌즈그룹의 베네시안 리조트&호텔(이하 베네시안)이 있다. 베네시안은 마카오가 더 이상 ‘카지노의 도시’가 아니라 가족 단위의 종합관광도시로 발전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마카오공항에서 자동차로 5분 남짓 이동하면 ‘코타이지구’(Cotai Strip)가 나온다. 마카오 현대사에서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일궈낸 코타이(5.2㎢)는 콜로안섬과 타이파섬 사이의 바다를 매립해 조성한 복합리조트 지역이다.

마카오는 이곳에 2015년까지 150억달러를 쏟아 부어 카지노와 오락, 쇼핑 등을 결합한 ‘아시아 최고의 종합관광도시’로 만든다는 ‘코타이 스트립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마카오 상전벽해’의 현장 ‘코타이 지구의 종결자’는 베네시안이다. 이 곳은 KBS 인기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우리나라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 관광명소가 됐다.

미국의 대형 카지노업체 라스베이거스 샌즈 그룹이 25억달러를 투자해 지난 2007년 8월 개장한 이곳은 ‘아시아 최대의 IR’(Integrated Resort)’ 본산으로 통하는 곳이기도 하다.

IR 본산에는 3,000실의 객실, 축구장 3개 면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카지노, 5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컨벤션센터, 2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코타이아레나(공연장), 세계적인 명품들로 가득한 쇼핑몰(330여개) 등이 입점해 있다.

 

 

 

<마카오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성바울 성당.>

 

새로운 성장엔진 MICE산업에도 박차

세계적인 관광도시의 명성에 맞게 요즘 마카오는 MICE산업 육성에도 팔을 걷어부쳤다.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박람회(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 등으로 지칭되는 ‘마이스(MICE)’는 관광업계의 새로운 금맥으로 주목받고 있는 산업이다.

MICE는 행사 규모가 큰 데다 방문객이 지출하는 금액 또한 일반 여행자보다 월등히 높다. 고용창출 효과 또한 지대하고, 국가의 인지도나 대외 이미지 향상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나라에서 MICE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경쟁을 펼치고 있다.

마카오의 움직임은 더욱 빠르다. 이 나라의 MICE 산업을 리드하고 있는 베네시안의 경우 1만8,336㎡ 규모의 컨벤션 시설을 갖췄다. 이는 국내 최대인 일산 킨텍스에 비해 두 배 이상 큰 규모로 5만명이 입장할 수 있고 5,000개의 전시 부스를 꾸밀 수 있다. 베네시안 컨벤션은 두 개의 층으로 나뉘어 각 층에 3개씩 총 6개의 전시장이 위치해 있으며, 3개의 전시장은 필요할 경우 하나로 연결해 사용할 수도 있다.

3,000개의 객실이 모두 스위트룸인 베네시안 호텔은 투숙률이 90%를 넘을 정도로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호텔은 ‘특별한 소수’만 들어갈 수 있는 VVIP룸,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넓은 방과 마사지룸, 개인용 수영장 등 호화 시설을 모두 갖췄다.

2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코타이 아레나는 다용도 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한 복합 공연장이다. 아레나홀 바닥은 용도에 따라 빙상, 인조 잔디, 나무 등으로 변형이 가능해 각종 스포츠 경기나 공연, 이벤트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세계적인 팝스타 비욘세와 셀린드 디온, 레이디 가가 등이 콘서트장으로 이용할 만큼 최고의 음향 시설과 규모를 갖추고 있다.

 

 

 

<구정 축제를 즐기고 있는 마카오 시민들.>

 

한국 관광객‧기업 유치에도 전력

한편 마카오로 여행하는 한국인이 매년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마카오관광청이 한국인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인구 50만에 불과한 마카오는 지난 한해 동안에만 2,8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기염을 토했다. 전년대비 12.2%의 늘어난 수치다. 한국 방문객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에어마카오, 진에어 등 한국과 마카오를 연결하는 직항 노선에 힘입어 지난해 한국인 여행객 39만8,807명이 마카오를 방문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20% 이상 성장한 수치며 중국, 홍콩, 대만에 이어 4번째로 많은 방문객 숫자다.

한국관광객의 증가에 따라 인천-마카오 직항 노선을 운행하고 있는 진에어는 4월말부터 현재의 주3회에서 주5회로 마카오 직항 항공편을 증편할 예정이다.

그동안 한국 기업의 불모지였던 마카오에 우리 기업의 진출 방안도 모색되고 있다. 주홍콩총영사관은 지난 3월 20일 베네시안 호텔에서 개막한 마카오국제무역투자박람회에 한국관을 개설하고 한국제품과 식품 홍보에 나섰다. 올해로 16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에 한국이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총영사관은 앞서 지난해 12월 마카오에 시장조사단을 처음으로 파견해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했고, 올해 2월에는 코트라 홍콩무역관과 함께 ‘마카오 시장진출 가이드’를 발간하는 등 마카오에 대한 한국 기업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카오에서 한류에 대한 인기도 높아 최근 들어 현대ㆍ기아차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호평을 받고있으며, 최근 개장한 최고급 호텔에는 인기 가수 비의 공연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했다.

전옥현 주홍콩총영사는 “이제 마카오는 인구 50만명인 보잘것 없는 소비 시장이나 도박 도시가 아니라 매년 2,500만명 이상의 외래 관광객을 확보하고 있고, 1억 인구를 가진 중국 광둥성을 배후로 한 새로운 수출시장이라는 시각을 가지고 블루오션으로 개척하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카오는 어떤 나라?

마카오는 440년간 포르투갈령(領)에 있다가 1990년 중국에 반환돼 지금은 ‘중화인민공화국 특별행정구’로 불린다. 총 면적이 29.5㎢로, 서울 종로구(24㎢)보다 조금 넓고 인구는 55만명 정도. 마카오는 홍콩과 같은 자유무역항으로 세금이 전혀 붙지 않아 쇼핑천국으로 불리기도 한다. 마카오의 한문 표기인‘澳門’(깊을 오, 문 문)은 내륙과의 경계에 두 개의 산이 마치 문처럼 생겼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영어 ‘Macau’는 옛날 포르투갈 사람들이 처음 마카오에 들어와 지명을 묻자, 현지인들이 여신의 사당인 여신의 만(아마 만, Amagau)을 묻는 줄 알고, 그와 같이 대답한 것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마카오는 현란한 카지노 불빛과 화려한 조명으로 빛나는 모습만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색다른 볼거리가 가득한 매력 넘치는 도시다.

16세기부터 400여 년간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았던 마카오의 역사는 지금도 곳곳에 그 자취가 남아 있다. 국제적인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면서도 역사적 건물과 거리, 광장을 보존해온 마카오의 남다른 노력은 ‘동양 속의 유럽’이라는 독특한 매력을 만들어냈다. 또 매년 세계인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마카오 그랑프리 등 스포츠대회와 화려한 예술축제도 열리고 있다.

세계문화유산만 30개가 넘는 문화유산의 별천지로 관광국가로서 손색이 없다. 그래서 세계 각국의 수많은 여행자들이 오늘도 마카오를 찾고 있다.

오석원 기자 won@gfeo.or.kr

 

* 마카오((Macau. 澳門) 개요

‑위치: 중국 남부 해안지역에 있는 특별행정구

‑면적: 29.5㎢(서울 여의도 3.5배)

‑인구; 558,000명(중국인 94%, 기타 6%)

‑화폐: 파타카(pataca)(1달러=8파타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