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 Trend
중국진출기업이 돌아온다
저임금‧고혜택 사라지고 규제 늘어
FTA‧Made in Korea 선호도 한 몫… 정부, U턴 기업 적극 지원
중국진출 기업의 현지 생산공장 전경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외국 제조기업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던 중국의 위상이 변하고 있다. 개방개혁이후 싼 임금과 중국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에 힘입어 너도나도 중국으로 몰려들었던 세계 각국 기업들이 최근 탈 중국을 모색 중이다. 이미 미국, 일본 등은 자국 기업의 U턴에 대비한 정책들을 마련해 시행중이고, 우리나라 역시 최근 U턴 기업들에 대한 정책 지원을 가시화했다.
임금, 최근 5년간 연평균 19%씩 상승
외국투자기업의 탈 중국화는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중국은 지난 2001년 WTO에 가입한 이후 자국의 낙후된 산업을 키우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으로 외국기업의 투자를 유치했다. 거기에다 싼 임금은 제조업을 하기에 더 없이 좋은 환경을 제공해줬다. 중국은 그렇게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세계의 제조업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이를 통해 중국은 고도성장을 이루어냈고 경제적으로도 윤택해졌다. 산업구조도 첨단‧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단순 제조업으로 진출한 외투기업에 대한 지원은 점차 줄어들고 규제는 많아지기 시작했다. 임금도 치솟았다. 높아진 임금에 비해 생산성은 제자리걸음을 맴돌았다. 중국에서 제조업을 하는 이점이 사라진 것이다.
미국의 컨설팅 회사인 보스턴 컨설팅 그룹이 최근 발표한 자료들은 현재의 중국이 어떻게 변했는가를 잘 보여준다. 중국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저렴한 임금은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연 10%, 2006년부터 2010년까지는 무려 연 19% 씩 상승했다. 앞으로 5년간은 평균임금이 연 18% 씩 상승해 시간당 임금은 4.5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 최대의 생산기지인 상하이 저장 등 양쯔강 삼각주 지역의 임금은 6.3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코트라 홍콩무역관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중국 4대 직할시와 자치구를 포함한 25개 성의 평균 최저임금이 무려 22%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정부 역시 한동안은 매년 13% 씩 임금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낮은 생산성‧높아진 비용으로 경쟁력 잃어
반면 생산성은 임금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중국 근로자의 생산성 증가율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10%씩 증가했고 향후 5년간은 연평균 8.5%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양쯔강 삼각주의 생산성 조정임금은 15.03달러로 이는 미국 남부의 생산성 조정임금 24.81달러의 60.6% 수준이다.
여기에 전기와 토지 등 인프라 비용 상승, 운송 비용 상승, 위안화 절상 및 기타 지재권 침해 및 통상 분쟁 등 다양한 경영환경 비용의 변화는 중국에서의 사업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미국 기업들은 지난 2002년부터 2010년 사이 미국의 제조업 인건비가 11% 하락했고 생산성 향상과 달러 약세 등으로 미국 내 생산이 중국과 견주어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제너럴 일렉트릭(GE)이다. GE는 생산성 등을 고려할 때 미국 노동력이 이제는 더 이상 중국 등에 비해 비싸지 않으므로 신제품은 미국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이미 지난해 6월 켄터키 공장을 재가동하기 위해 6억달러를 투자했고, 2014년까지 총 1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보스턴 컨설팅그룹은 향후 5년 내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은 임계점에 있는 7개 산업으로 운송(자동차 등), 컴퓨터‧전자, 조립 금속, 기계, 플라스틱?고무, 가정용 기기?전기장치, 가구를 선정했다.
FTA 효과로 국내 기업 U턴 가시화
우리 기업들 역시 탈 중국화를 가시화하고 있다. 올 초 코트라가 국외진출 기업 240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12.5%인 30개사가 U턴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국내 기업들의 U턴은 중국의 경영환경 악화와 더불어 최근 발효된 한?미, 한?EU FTA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나 바이어들이 ‘Made in Korea’ 제품 선호 현상도 국내 복귀를 고려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중국현지에 약 8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약 630억원의 매출을 올린 우리나라의 한 액세서리 기업은 인건비 상승에 해외 바이어의 한국제품 선호, FTA 관세혜택 등을 이유로 국내 복귀를 추진 중이다. 이 업체는 국내에 공장을 신설한 후 단계적으로 복귀할 계획이며, 특히 현지에 진출한 동종업계 50개사 중 10개사와 함께 집단 U턴을 위해 국내 한 지자체와 협의 중에 있다. 이외에도 기계, 의류, 신발 등을 생산하는 업체들 중에도 국내 완전복귀 또는 부분복귀를 추진 중인 업체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 역시 U턴기업의 국내 안착을 위한 지원에 법적근거를 마련하고 ‘U턴 TF’를 만드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일단 정부는 지난 4월 <국내투자 활성화 방안>을 마련, 국내로 돌아오는 U턴기업과 외국인투자기업에 파격적인 혜택을 주기로 했다. 단계적으로 국내에 돌아오는 U턴기업에 대한 법인세 혜택, 황해?새만금 등 신규 경제자유구역 내에 전용 산업단지도 조성, 국내 고용인원의 10~20% 이내에서 해외 현지 인력 재고용 허용 등이 U턴기업에 대한 주요 지원 혜택들이다.
국내 안착 위한 지원체계 구축해야
최근 정부는 <국내투자 활성화 방안>의 일환인 ‘U턴기업 지원 강화 방안’의 후속 조치로 업종별 ‘U턴 TF’를 구성하고 코트라 내에 ‘U턴기업 지원센터’를 설치해 원스톱 서비스 제공 등을 골자로 하는 지원책을 마련했다. 또 중국의 청도?상해 등 주요 코트라 무역관에 ‘U턴기업지원데스크’도 설치해 국내 복귀를 돕게 된다.
‘U턴 TF’가 구성되는 업종은 액세서리, 의류, 신발, 전자, 기계 등 5개 업종. 정부는 이들 업종이 U턴 수요가 많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향후 업종별 ‘U턴 TF’를 통해 구체적인 U턴 수요를 발굴하고, 특히 집단 U턴 수요 발굴시 해당 업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 방안도 강구할 계획이다.
해외진출기업이 국내로 U턴할 경우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산업연구원은 현재 정부가 예상한대로 U턴기업을 유치할 경우 올 연말까지 국내 설비 투자는 당초 예상보다 4조5,000억원 늘어나고, R&D는 2,4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 인한 잠재성장률도 0.22%p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상의는 올초 <우리기업의 한?미 FTA 활용전략>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제는 FTA 특혜관세 효과, Made in Korea의 브랜드 가치 효과 등을 고려해 국내 U턴 가능성을 검토할 때’라며 ‘해외진출기업의 국내 U턴이 촉진되면 일자리 창출 등 국가경제 전체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정부도 U턴기업에 대해 세제지원을 강조하고 U턴 희망 기업에 대한 원스톱 지원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진출 기업의 주요 U턴 추진 사례
업종 |
복귀요인 |
특이사항 | |
A기업 |
악세 사리 |
‧인건비 상승 ‧해외 바이어의 한국제품 선호 ‧FTA 관세혜택 |
‧현지 고용인원 : 약 800명 ‧‘11년 매출액 : 약 630억 ‧국내공장 신설 후 단계적으로 복귀 ‧현지에 진출한 완성업체 50여개사중 A를 필두로 10개사가 먼저 집단 U턴을 위해 지자체와 협의 중 |
B기업 |
기계 |
‧인건비 상승 ‧증치세 ‧노무관리 악화 ‧FTA 관세혜택 |
‧현지 고용인원 : 약 900명 ‧현지 공장에서는 저부가가치제품, 국내에서는 고부가가치제품 생산계획 ‧현재 복귀계획 검토 중 |
C기업 |
의류 |
‧현지 경영 환경 악화 ‧FTA 관세혜택 ‧전력수급 불안 |
‧현지 고용인원 : 약 2,000명 ‧‘11년 매출액 : 약 1,000억원 ‧저가제품은 제3국으로 이전하고, 고가제품은 국내로 이전 검토 중 |
D기업 |
신발 |
‧현지 경영 환경 악화 ‧FTA 관세혜택 |
‧현지 고용인원 : 약 800명 ‧‘11년 매출액 : 약 960억원 ‧고가의 기능성 신발 생산 확대를 위해 현지 생산라인을 2개 축소 후, 국내 공장 라인 증설 ‧부분적 국내 복귀 발표 |
E기업 |
의류 |
‧인건비 상승 ‧외자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
‧현지 고용인원 : 약 1,000명 ‧현재 국내 고용인원이 80명으로 점차 현지 규모를 축소하고 복귀 규모 확대 |
H기업 |
의류 |
‧인건비 상승 ‧FTA 관세혜택 |
‧본사는 미국(LA), 중국에서 생산 ‧현지 고용인원 : 150명 ‧H사를 포함, 10~15개사가 집단 U턴 추진 중이며, 해당 지자체와 협의 중 |
자료:지식경제부
이신덕 기자 oponce@gfe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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