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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通

IT 따라잡기-보이스톡(mVoIP)

IT 따라잡기

 

보이스톡(mVoIP)
음성 메신저? 사실은 무료통화
통신사, ‘수익감소?망 과부하’ VS 소비자, ‘망중립성 따른 권리’ 맞서

 

 

 

 

국내 사용자수 3,600만명을 자랑하는 무료 문자서비스 ‘카카오톡’이 또 다시 일을 냈다. 해외에서 조심스럽게 적용했던 ‘보이스톡’ 서비스를 국내에서 베타 테스트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것이다. 말이 베타 테스트지 신청만하면 누구나 무료로 보이스톡을 사용할 수 있어 사실상 전면 서비스다.
보이스톡이 전면 서비스되면서 국내 통신사들의 반발도 거세다. 이미 카카오톡으로 인해 문자서비스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었는데, 음성통화까지 서비스되면 매출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통신사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서 구축한 무선통신망에 무임승차해 매출을 잡아먹는 카카오톡을 너그럽게 볼 수만은 없다.
보이스톡은 일종의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다. 기존의 인터넷전화(VoIP : Voice over Internet Protocol)의 무선판이다. mVoIP는 보이스톡 이전에 이미 카카오톡과 유사한 서비스인 네이버의 ‘라인’이나 다음의 ‘마이피플’ 등에 탑재된 서비스다. 마이피플 출시 당시 광고에는 형사로 분장한 소녀시대 맴버들이 카카오 열매를 심문실에 앉혀 놓고 ‘왜 말을 못해?’라고 추궁하는 장면이 나온다. 바로 마이피플의 mVoIP 기능을 강조한 광고였다.
그런데 당시에는 별 문제가 없다가 카카오톡이 보이스톡을 출시하자 통신사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카카오톡이 지닌 파급력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국내 카카오톡 가입자수는 무려 3,600만명에 이른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카카오톡에 가입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시점에서 제한 없이 쓸 수 있는 mVoIP는 통신사의 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다.
통신사 매출도 문제지만, 제한된 통신망에 무료 mVoIP 서비스는 통화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인터넷전화는 말 그대로 인터넷망을 사용해 통화하는 전화다. 기존의 전화와는 달리 인터넷망은 음성통화 말고도 영상, 문자 등 수많은 데이터를 함께 사용한다. 뿐만 아니라 복수의 사람들이 함께 망을 공유하고 있어 사용자가 몰리면 연결이 지연되거나 품질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통신사들로서는 망에 과부하가 걸려 소비자의 불만이 폭주하면 망을 증설할 수밖에 없고, 그 비용은 고스란히 통신사들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이래저래 반가울리 없다. 거기다가 현재 4G LTE 서비스를 내놓고 시설투자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통신사들 입장에서는 우려가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3G 서비스의 경우 5만4,000원 이상 요금제를 이용하면 무제한으로 무선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자신들이 낸 요금 안에 mVoIP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권한도 당연히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통신사들이 고객유치를 위해 내놓은 무제한요금제가 mVoIP 서비스 본격화 시대를 맞아 스스로에게 자승자박이 된 셈이다.
최근 인터넷 통신망에 대한 ‘망중립성’ 논란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망중립성은 모든 네트워크 사업자는 모든 인터넷상의 콘텐츠에 대해 차별을 두지 말고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것. 통신사 망에 부담을 주는 스마트TV, mVoIP 등에 대해서도 차별 없이 허용해야 한다는 것으로, 통신망이 공공재라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무료로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면 즐거운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통신사들의 투자여력 감소로 인한 통신망의 품질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없는 것도 아니다.
어쨌거나 mVoIP 서비스는 이런저런 논쟁과 대립 속에서도 대세로 굳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신덕 기자 oponce@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