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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通

힐링 에세이 | 행복지수

행복지수


 



이웃 중학교 일일교사로 위촉을 받고 3학년 교실로 안내를 받았다. 잘 정돈된 교실에 단정한 자세로 앉아 있는 학생들의 호기심 어린 눈동자가 필자에게로 쏠린다.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며 어릴적 교실에 앉았던 생각이 스친다. 들뜬 마음으로 “여러분과 만나 행복합니다. 여러분! 행복하지요?” 인사를 하자 교실 안에 가득 찬 “예” 소리에 섞여 한 학생이 “아니오!”라고 유난히 크게 대답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니 학생은…?” 왜 행복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돈이 없어서요” 라고 답한다.
아직 깨닫기엔 어리지만 부유한 환경과 물질의 소유만이 곧 행복의 전부로 알고 있는 학생에게 필자는 다음과 같은 일화를 들려주었다. 신이 인간에게 행복을 나누어 줄 때, 천사를 통해 전달하게 했다. 천사들은 자기들이 가져다주는 행복으로 사람들이 너무 행복해하는 것이 샘이 나서 위임받은 행복을 찾지 못하도록 숨겨두기로 의논했다. 바다 속 깊은 곳에 숨겨놓아도 사람들은 재주가 많아서 금세 찾아 낼 것이오, 높은 산꼭대기에 감춰 놓아도 모험심이 많은 사람들은 결국 찾고 말 것이다. 그러니 “어데 숨겨야 할까?”를 의논하다가 한 언니 천사가 말을 했다. “사람이란 제 머리와 제 재주만 믿고 자만하기 쉽다. 그러니 자신들과 가장 가까운 곳, 가슴에다 숨겨두면 못 찾을 것이다. ”
천사들은 의견을 모아 사람의 가슴 속에 행복을 숨겨 놓았다고 한다. 그랬더니 사람들은 정작 행복이 가슴에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살아가더란다. 사람들은 행복을 가까운 가슴에서부터 찾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탓하는가 하면 상대적인 먼 곳에서부터 찾는다.
사실 행복이란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이나 경제적 부와는 별개의 것인데 사람들은 그저 눈에 보이는 것만 추구하다보니 경제적인 부가 곧 행복이라는 고정관념으로 굳어져 버린 것이다. 원하던 것을 소유하게 되고, 뜻한 바를 성취하는 것이 곧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라 사람들은 믿는다. 그래서 또 다시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남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시기 질투하고 몸부림치는 맹렬한 삶의 현장에 빠지게 되고 결코 행복하지 못한 행복을 찾아 허덕이는 모습을 우리는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어느 학자가 여러 나라의 국민이 느끼는 행복지수를 조사해 봤더니 세계에서 가장 부자나라인 미국인의 행복지수는 46위고, 경제동물이라는 일본은 44위라 한다. 생각 밖으로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제일 높은 나라는 방글라데시 국민들로 나타났다. 찢어지게 가난해 지금도 세계구호기구에서 원조를 받아가 며 굶주림을 면하고 있는 나라에서 살고 있는 국민들이 가장 행복하단다. 이 조사 결과를 보면 반드시 환경이 좋고 가진 것이 많아야 행복지수가 높은 것은 아니다.
사람의 마음은 훈련장이다. 천국이 될 수도 지옥이 될 수도 있다.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따라서 행복과 불행이 우리 곁에 있는 것이다. 행복은 마음 속에 숨겨져 있다는 것을 매순간 떠올려 보자.


수필가 윤주홍 l inbo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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