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이프通

Movei &

전쟁이냐, 평화냐!
<반지의 제왕2 - 두 개의 탑>




확장판 <반지의 제왕> 3부작의 런닝타임은 무려 12시간 6분에 달한다. 극장판보다 각각 30분, 40분, 50분 정도 살이 더 붙었다. 감독이 하고 싶었던 얘기를 마음 먹고 풀어냈다. 그러다 보니 상세한 디테일과 부드러운 스토리 전개가 두드러진다.
필자는 확장판 2부, <두 개의 탑> 25분경 장면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한다. 로한의 왕 세오덴은 원인 모를 병으로 거의 정신줄을 놓다시피 하고 있다. 간신배 그리마가 옆에서 보좌하는 척 하면서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상황이다. 그리마는 사실 악한 마법사 사루만의 하수인이기도 하다. 간첩인 셈이다.
사루만은 로한을 쳐서 멸망시키기 위해 수만명의 오크 병사들을 기르고 있다. 즉, 전쟁의 위협이 바로 목전까지 다가온 셈이다. 결국 로한의 왕자가 오크의 기습에 큰 부상을 입고 돌아 온다. 에오메르가 이에 대해 경고하자, 그리마는 말한다.
“백색의 사루만은 언제나 우리의 친구이자 동맹입니다.”
그리고 에오메르에게 “불순한 전쟁야욕을 품은 자”라고 내 뱉는다. 영화에서야, 그리마가 악당이고 에오메르가 선한 편이라는 것이 자명하다. 일단 생긴 것도 그렇게 생겼거니와, 바로 직전 오크군대가 습격한 왕자의 모습이 나오기 때문이다. 로한의 주적이 오크군대라는 것을, 관객들은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당장의 평화를 운운하며 다가올 전쟁을 회피하는 그리마의 태도는 결국 로한 모든 백성들의 공멸을 불러올 뿐이다.
이 상황을 대한민국에 적용시켜 보자. 일단 북한은 김신조 사건이나 아웅산 테러, KAL기 폭파,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등으로 수십 년째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올초 북한의 핵 보유 논란은 조금 수그러들긴 했지만 여전히 매우 중요한 이슈다.
<반지의 제왕>과 같은 논리를 현실에 적용시키면 그리마와 같은 자들이 벌이는 행각은 종북주의자들이 말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간첩의 논리.
하지만 현실이 이렇게 자명하지는 않다. 최근의 정치 행태에 있어 북한을 적으로 규정할 것인가, 북한과 평화를 논할 것이냐 의 차이는 여당과 야당의 주요한 차이점이다. 헌법 3조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이기 때문에 북한은 반란집단일 뿐이다. 하지만 헌법 4조에서는 평화적 통일을 위해 노력한다는 문구가 있어서, 북한 정부를 인정하는 측면도 있다.
결국 질문의 답은 북한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완전통제구역과 탈북자 학살이 자행되며, 300만이 굶어죽는 체제이자 핵개발을 자행하고 테러국가에 무기를 판매하는 반인륜집단으로 북한을 바라보느냐 혹은 1945년 당시 국제정세에 있어 미국의 식민지를 지양하고 민족자주 국가를 세우려 노력한 북한 체제만의 특수성이 있어서 우리 관점으로만 그들을 바라보면 안 된다는 관점을 가질 것이냐 하는 것이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반지의 제왕 3>에서 주인공 프로도는 끝내 반지(탐욕, 권력욕 등)를 차지하려는 유혹에 빠지기도 했었다. 우리가 버려야 할 탐욕과 권력욕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것도 북한에 대한 관점을 세우는 데 있어 중요할 수 있다.


자유기고가 홍훈표 l exomu@naver.com
천방지축 소시민 동그라미씨의 일화를 통해 삶에 담긴 철학을 돌아보는 우화집 <동그라미씨의 말풍선>을 지었다

'라이프通'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톡톡 이달의 앱(APP) | 캠핑 어플  (0) 2013.09.11
Festival  (0) 2013.09.11
힐링 에세이 | 행복지수  (0) 2013.09.03
경기도 역사기행 | 안성 미리내 성지  (0) 2013.08.26
Money | 코넥스 시장  (0) 2013.08.23
新대동여지도 | 경기도 안성  (0) 2013.08.21
Festival  (0) 2013.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