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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通

옛것에 푸욱~ 자물쇠 4,000여점 모아

<나의 컬렉션>

 

 

 

 

옛것에 푸욱~ 자물쇠 4,000여점 모아

최홍규 ()최가철물점 대표

 

예술가의 혼이 느껴진다. 옛것에 대한 사랑, 소통에 대한 갈망. 그런 것들이 뭉쳐져 발산해 내는 관록과 원숙미는 그가 지난 30여년간 계속해 온 수집의 열정에 밑바탕이 됐으리라.

최홍규(56) ()최가철물점 대표는 자물쇠 4,000여점을 수집해 2003년 쇳대박물관을 개관했다. 한국 문화예술계에서 그를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유명인사가 된 최 대표는 철물디자이너 1호이자 장인(匠人)으로, 한국의 옛 자물쇠 및 세계 각국의 독특한 자물쇠를 테마로 한 쇳대박물관의 관장으로 현재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 대표는 수납이 용이하고 남들이 관심 같지 않는 수집 아이템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 자물쇠를 선택했다자물쇠는 열고 닫는 기능적인 면과 디자인적인 미를 모두 가지고 있어 수집의 의미를 새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서민의 삶이 녹아 있는 무쇠자물쇠에 대한 애정이 깊다. 변하지 않는 단단함과 순수함이 고결하다. 현란한 중국 자물쇠보다 소박하고 투박하고 깊은 맛이 우러나는 우리네 자물쇠가 더 좋았다. 열쇠를 쥐고 있는 자물쇠는 그의 정체성을 해석해주는 수단이기도 하다. 자물쇠는 잠그는 기능보다 열어놓는 기능을 발휘하는데 더 의미가 있다고 그는 생각한다. 바로 소통을 위해서다.

남들 눈에는 그냥 고철덩어리에 불과했을 자물쇠가 그의 눈에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을 만큼 아름다운 공예품으로 보였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값을 따지지 않고 자물쇠를 사 모았다. 그렇게 모은 자물쇠의 양은 어마어마해졌다. 보존 관리가 어렵게 되자 그는 관리 차원에서 박물관을 열었다. 수천 점의 자물쇠 중 300여점을 선별, 전시했다.

최 대표는 수집을 안했으면 무엇을 했을까 싶은 생각을 많이 한다수집은 생활이고 놀이이자 일상 그 자체로 삶의 에너지원이라고 말한다.

그는 최근 철제 농기구 수집에 푹 빠져있다. 수천점의 농기구는 그가 2014년께 오픈할 예정인 경기도 양평의 에코뮤지엄 개관식에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낱 쇠붙이일지라도 생명을 불어넣으면 보석처럼 빛난다고 그는 믿는다.

박현정 기자 phj@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