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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通

역사가 된 기업이야기 | ②미국 Google

| 역사가 된 기업이야기 - ②미국 Google

 

검색으로 세상을 바꾼 IT기업
1998년 창업 후 6년 만에 후발주자에서 업계 최고로 급성장

 

 

사람이 운전하지 않아도 스스로 길을 찾고 도로 위를 달리는 ‘무인 자동차’부터 안경처럼 쓰기만 하면 바로 눈 앞에 내가 필요한 정보가 펼쳐지고 사진및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스마트 안경’까지. 공상과학 소설 혹은 SF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조만간 구글(Google)에서 선보일 구글의 신제품들이다.
1998년 두 명의 스탠포드 대학원생이 창업한 구글(Google)은 세계 최고 검색 사이트를 운영하는 인터넷 시대의 대표 기업이다. IT버블이 끝나갈 무렵, 이미 포화상태인 검색시장에 뛰어든 구글은 페이지랭크라는 독자적인 검색 알고리즘으로 검색시장을 석권했다. 이후 이 기업은 다양한 인터넷 기업을 합병하면서 세계 최대 IT기업으로 성장했다. 스탠포드 대학원생의 머리 속 아이디어가 불과 6년 만에 세상을 변화시키는 거대기업이 된 것이다.

차고에서 탄생한 구글
1996년 스탠포드대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던 래리 페이지(Larry Page)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은 페이지랭크란 기술을 개발했다. 웹사이트의 중요도를 그 사이트로 연결되는 백링크를 따져 결정하는 이 기술은 웹에 있는 특정 페이지로 들어오는 링크와 그 웹페이지가 클릭되는 횟수를 반영해 검색 결과의 순위를 결정하는 검색 알고리즘이다.
이는 당시 인기가 높았던 검색 업체인 알타비스타(Altavista)나 야후(Yahoo)의 검색보다 뛰어난 검색 결과 값을 얻을 수 있는 기술이었다. 래리와 세르게이는 자신들이 개발한 검색기술을 팔기 위해 여러 업체에 제안을 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돌아온 대답은 모두 ‘NO’. IT버블이 꺼진 상황에서 이미 포화상태인 검색시장에 투자할 기업은 존재하지 않았다. 결국 이들은 직접 창업을 하기로 했다. 지도교수의 소개로 썬마이크로시스템의 창립자인 앤디
벡톨샤임을 만나 10만달러를 투자받았고 세르게이의 여자친구네 집 차고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1998년 9월 7일, 구글은 그렇게 탄생했다.
구글은 10의 100제곱을 뜻하는 수학 용어 구골(googol)에서 유래된 말이다. 이는 수많은 웹페이즈를 검색한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美비즈니스 역사상 최단기간 급성장
‘전 세계의 정보를 조직화하고 그것에 자유롭게 접근하고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만들겠다.’
구글의 창립자인 래리와 세르게이는 기업 목표를 이렇게 정했다. 그들은 엔지니어링과 컴퓨터 공학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이후 구글은 점차 유명세를 타게 됐다.
1999년 2,500만달러 투자를 유치하면서 실리콘벨리에서 주목받았다. 한동안 수익 모델이 없어 구글의 성공여부를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도 있었으나 2001년 애드워즈(Adwords)라는 검색광고를 수익모델로 도입하자 구글은 인터넷 광고시장을 빠르게 점유해 나갔다.
1998년 등장한 구글은 검색시장에서는 전형적인 후발주자였다. 하지만 3년도 되지 않아서 구글은 검색 시장의 최강자가 됐다. 이런 구글의 놀라운 성과는 기존의 검색엔진에 대해 만족하지 못했던 사용자들의 니즈를 구글이 정확히 파악해 이를 기술적으로 보완했기 때문이다. 2001년 구글은 래리 페이지를 대신해 선마이크로시스템과 노벨에서 최고경영자로 일한 경력이 있는 에릭슈미트를 구글의 CEO로 영입했다. 당시 실리콘벨리대부분의 IT기업들이 심한 불황을 겪고 있을 때에도 구글은 계속 흑자를 이어갔다. 직원들에게 업계 최고의 대우와 복지를 제공하는 구글을, 전 세계 인재들은 가장 일하고 싶은 꿈의 직장으로 꼽기 시작했다.

▲구글은 직원들에게 다양한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고 언제든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레포츠 시설을 갖췄다. 또 업무 시간의 20%를 자기 계발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구글은 지난 1월 포츈지가 발표한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지금까지 4차례,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인수합병으로 사세 키워
검색 엔진과 애드워즈를 통해 어마어마한 수익을 챙기게 된 구글은 거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2004년, 전 세계 투자자의 이목을 한 몸에 받으며 주식시장에 이름을 올린 구글은 지속적으로 다른 회사의 서비스를 구입하거나 인수 합병하면서 사세를 키워 나갔다.
2004년 키홀사(Keyhole Inc.)를 인수해 2005년 구글어스로 이름을 바꿔 서비스를 시작했고 2006년에는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Youtube)를 인수했다. 2007년에는 디지털 마케팅 회사인 더블클릭을 인수하고 모바일 운영 체제인 안드로이드를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진행하면서 모바일 시장에도 진입했다.
또 2008년 구글은 웹브라우저 구글 크롬을 공개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익스플로러가 갖고 있던 독점적 영향력에 도전했다. 2011년에는 모토로라(Motorola)의 휴대전화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휴대폰 하드웨어 개발능력도 갖췄다.
이를 통해 구글은 단순한 인터넷 검색 기업을 넘어 모바일 운영 체제, 광고, 미디어, 클라우딩 컴퓨팅까지 포괄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진정한 힘의 원천 ‘빅 데이터’
사람들은 구글에서 정보를 검색을 하고 구글의 메일서비스인 지메일을 보며 하루의 일정을 확인한다. 그리고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탑재된 스마트폰으로 지인들과 연락을 주고 받는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컴퓨터와 모바일, TV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나 구글이 있다. 구글의 진정한 힘은 빠른 검색 기술도, 획기적인 광고 서비스도 아닌 세상의 모든 정보, 즉 빅데이터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글은 전 세계에 걸쳐 100만대가 넘는 서버를 운영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큰 데이터센터를 갖고 있다. 하루 10억개 이상의 검색 결과를 처리하고 있으며, 이용자의 활동에 의해 하루에 24PB(페타바이트)의 비트가 만들어진다. 1,300명의 관리 인원이 구글 데이터 센터의 서버를 담당하고 있다.
전 세계 이용자들이 구글에서 검색하는 것은 구글에 모두 저장된다. 이런 개인의 행동패턴과 검색패턴, 엄청난 정보야말로 구글의 진정한 힘이고 이 데이터량은 어떤 검색업체도 따라갈 수 없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빅데이터의 가치를 구글은 이미 15년 전에 알아봤다. 이런 정보 취합을 더 많이 하기 위해서 구글은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개발했고 지난 1월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은 북한에 방문해 인터넷 사용을 적극 권하기도 했다.

래리 페이지 복귀로 재도약
2011년 에릭 슈미트가 구글 CEO에서 물러나고 래리 페이지가 10년만에 다시 CEO로 복귀했다. 한때 남다른 혁신성으로 구글 성장의 동력이었던 검색엔진은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할 기미를 보였고, 구글 내에서도 조직의 경직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페이지는 최고위급 임원들로부터 더 많은 책임의식을 갖도록 요구하는 한편, 시장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된 온라인 서비스를 과감히 폐지하고 사업영역도 다각화해 더욱 공격적이고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변모시켰다. 변화는 긍정적이었다. 구글의 정체에 의문을 품고 떠났던 인재들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다.
실리콘밸리의 벤처투자자인 벤 호로위츠는 “페이지의 존재감은 정말로 커졌으며 경영 능력 역시 놀라울 정도로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오늘날 구글은 전 세계 약 5만3,000명의 직원들을 거느린 380억달러 규모의 대형 사업체로 성장했지만 놀라울 정도의 경영 효율성을 유지하고 있다.
페이지가 그리는 구글의 미래 청사진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가장 핵심은 구글 총 매출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사업의 근간인 검색엔진을 더욱 강력하고 혁신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페이지는 직접 임원 7명과 함께 꾸린 ‘L-팀’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매주 월요일마다 회의를 갖고 부진한 제품·서비스의 개선이나 구글 내부 사업조직에서 거론되는 사안 등을 논의한다. 이 조직은 페이지의 경영 비전이나 사업 아이디어를 더욱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통로다. 그의 목적은 명확하다. 구글이 ‘포스트 PC’ 시대에서도 성공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구글이 검색에 안주하지 않고 컴퓨터 바깥으로 계속해서 나가려 시도하는 것도 이 같은 미래의 비전에 따른 결과다.
페이지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더욱 향상될수록 더 많은 기회가 다가올 것이며, 구글은 지금보다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사악해지지 말자’ 社訓
‘Don't Be Evil(사악해지지 말자)’는 구글의 비공식 사훈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evil’로 불리는 미국에서 구글의 모토인 ‘Don't be evil’은 고객의 이익에 반하는 나쁜 짓을 하지 않는 착한 기업을 표방한다. 하지만 구글이 정말 착한 기업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따른다.
구글의 빠른 성공 이면에는 개인정보 수집, 구글 스트리트를 통한 프라이버시 침해, 가격 조작과 시장 왜곡, 약자에 대한 약탈 등 비판과 수많은 의혹이 함께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건으로는 구글의 ‘와이스파이’ 스캔들을 꼽을 수 있다. 이는 구글이 스트리트뷰 차량으로 정보를 수집하면서 개인의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되는 데이터까지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사건이다. 당시 구글은 자사의 엔지니어가 회사에 알리지 않고 혼자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통신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엔지니어는 고위간부에게 이 계획에 대해 서면보고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구글은 이제까지 출판된 모든 책을 웹으로 옮겨 검색엔진으로 검색할 수 있도록 만들면서 저작권이나 지적 재산에 대해 배려하지 않은 점도 비판을 받고 있다.
구글은 지금도 세상의 모든 책을 디지털화하고, 하늘과 거리의 정보를 수집하며,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해 인터넷과 모바일폰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구글 이용자들은 구글 검색 활동과 각종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그들의 모든 것을 구글에 남겨 놓는다. 구글을 이용하면 할수록 그들은 구글에 더욱 의존하게 되고, 그들의 활동 결과물은 고스란히 구글 데이터 센터로 흘러 들어간다. 이런 정보들을 바탕으로 구글은 지금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미영 기자 l misaga@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