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이프通

나의 컬렉션 | 오명기 옹의 담뱃갑

수집가 오명기 옹
담뱃갑 등 수집과 함께 한 60년

 

 



백발의 노인이 수집품들을 들여다보면서 어린아이처럼 좋아한다. 흐뭇하기도 하고 보람도 있고 그만한 취미가 없는터라 기쁨이 넘친다.
오명기(80) 옹은 60년간 수집활동을 해왔다. 60년대 서울시청 공무원으로 임용돼 30년간 근무하고 지난 93년 정년퇴임을 했다. 1945년 8월 15일 해방 이후 우표수집을 시작했다. 그러나 6·25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수집품을 모두 잃었다. 60년대 들어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그는 다시 수집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우표, 엽서에서부터 연하장, 크리스마스씰, 담뱃갑, 복권 등 다양한 아이템들을 수집했다. 서재를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책이 아니라 그가 정성을 들여 만든 수집 포트폴리오였다. 작품집에 끼워져 있는 수집아이템들이 너끈히 1만점은 돼 보인다.
오 옹은 “평생을 수집과 함께 했다”며 “수집품들을 정리해 데이터베이스화 하기 시작한 것은 정년퇴직을 한 이후 소일거리가 됐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수집품 정리는 2000년부터 시작했다. 우취회에 가입해 정리 방법을 배운 이후 모든 수집품의 정보를 담아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연하장은 57년 12월 11일 최초 발행된 것부터 지난해 것까지 모두 가지고 있다. 단 한 점도 빠진 것 없이 완벽하게 소장하고 있다보니 들여다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 담뱃갑은 정년퇴직후 금연하면서 수집을 시작했다.
흡연을 30년간 했던 그는 건강에 적신호가 오자 단번에 담배를 끊었다. 그 대신 담뱃갑 수집으로 관심을 돌렸다. 현재 KT&G(한국담배인삼공사의 전신)인 전매청에서 담배도감을 구해 담뱃갑 수집을 시작했다. 조선총독부 전매국에서 내놓은 희연(囍煙) 담배모갑지에서부터 백양, 진달래, 신탄진, 화랑, 청자, 새마을, 아리랑, 한산도 등 요즘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담배에서부터 특별기념담배, 미국담배 등 다양한 담뱃갑을 소장하고 있다. ‘대통령 각하 하사품’이라고 표시돼 있는 수도방위사령부의 70~80년대 특별기념담배, 1955년 미군이 피우던 PX용 카멜, 럭키스트라이크, 팔멀, 설렘 등의 담배도 있다.
오 옹은 “그 당시 1달러에 유통되던 미군 담배는 수년이 지나자 폼 잡는 동네 형님들이 많이 피우고 다녔다”며 “미국 담배는 수집을 하다 보니 본 토용과 수출용의 케이스 디자인부터 모양까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2004년 구청에서 실시하는 인터넷 교육을 받고 2005년부터 그는 블로그 (blog.naver.com/oyk486)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수집에 대한 열정이 80의 노인을 오늘도 장시간 컴퓨터 앞에 앉게 만든다.


박현정 기자 l phj@gfeo.or.kr

 

'라이프通' 카테고리의 다른 글

힐링에세이 | 양진의 사지와 과유불급  (0) 2013.05.27
Festival  (0) 2013.05.14
Movie & | 도굴에도 정의가 있는가?  (0) 2013.05.14
긴 예술성의 회복  (0) 2013.05.01
Festival | 4월의 축제  (0) 2013.04.16
Health Life | 사이드 플랭크 동작  (0) 2013.04.16
신대동여지도 - 전라북도 부안  (0) 2013.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