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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通

Dynamic Country | 말레이시아

내수 탄탄·外人 투자 힘입어 지속 성장세
올 성장률 5~6% 전망… 풍부한 자원·젊은 노동력 큰 강점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야경을 돋보이게 하는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축구선수 박지성이 뛰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팀 QPR의 구단주는 어느 나라 사람일까. 당연히 영국인일 것 같지만 실은 말레이시아 기업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말레이시아 경제의 위상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동남아시아 국가중 싱가포르 다음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돌파한 국가가 말레이시아다. 1960년대 1인당 국민 소득이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높은 나라였음에도 이후 발전이 더뎠지만 뒤늦게 성장 잠재력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풍부한 천연자원과 산유국이라는 지위와 맞물려 발달한 금융산업은 말레이시아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또 값싸고 젊은 노동력을 갖춘 생산기지로 부상하며, 전 세계 글로벌 기업들이 아시아 지역본부를 말레이시아로 옮겨오는 것도 이 나라의 밝은 미래를 전망케 한다.

말레이시아는 어떤 나라?
말레이시아의 역사는 18세기부터 대영 제국의 식민지가 된 말레이 왕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 영국의 식민지가 된 곳은 해협식민지로 불리었고, 다른 곳들은 보호령으로 묶였다. 1946년, 말레이 반도의 주들이 연합하여 말라야 연방을 세우고 1957년 8월 31일 독립국으로 정식 탄생했다.
독립후 1963년 말라야 연방은 사바 주, 사라왁 주, 싱가포르와 연합해 Malaya란 이름에 si를 추가해 Malaysia가 됐다. 그러나 2년도 채 지나지 않은 1965년, 싱가포르가 연방에서 탈퇴해 독립국가를 선언했다.
말레이시아는 독립 이후 거의 50년 동안 GDP 성장률이 평균 6.5%에 달하는 기록적인 경제발전을 이뤄왔다. 말레이시아 경제는 전통적으로 주석, 팜유, 석유 등 천연자원 의존도가 매우 높으나, 최근 들어 과학, 관광, 무역, 의료관광 등의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1997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외환위기를 겪었으나 외부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극복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후 마하티르 빈 모하마드 전 총리가 내세운 ‘와와산 2020’(Vision 2020) 정책에 따라, 농작물과 광산물의 수출, 관광업에 의존하던 체질을 탈피하여 2020년까지 정치, 경제, 문화 등 각 방면을 선진국대열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로 뛰고 있다.
ASEAN, 이슬람 회의 기구의 창립멤버이며, APEC, 영국연방, 비동맹 운동의 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IMF, 말레이시아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
지난 3월초 국제통화기금(IMF)은 말레이시아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4.7%에서 5%로 상향 발표했다. IMF는 성장률 전망치 상향조정 배경을 낮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그리고 지속적인 내수시장 확대가 말레이시아 경제를 안정적으로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BNM) 역시 3월 중순 올해 자국 경제가 수요 강세로 지난해와 비슷한 5~6%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BNM은 2012년 경제보고서에서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5.6%로 최종 집계됐다며, 올해도 국내 수요 회복과 대외경제 여건의 점진적 개선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민간 부분의 지출, 소비, 투자는 각각 9.1%, 7.1%, 15.6%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공공 부문의 지출, 소비, 투자 역시 각각 5.4%, 3.6%, 7.5%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 무렵 한국 정부가 내수 위축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하며,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초 3%에서 2.3%로 0.7%p나 대폭 낮춘 것과는 극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떠오르는 아세안의 중심 국가
지난 20여년 동안 세계의 공장 역할은 중국이 맡아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을 대신한 동남아시아가 세계의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 및 인도의 내수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수출기지로도 유망하다는 평가다.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국가들의 평균 임금이 중국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일 뿐만 아니라 향후 가속화될 중국의 경제구조 변화 및 위안화 강세로 이러한 임금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들 국가의 풍부한 지하자원은 글로벌 생산기지로서의 매력을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동남아 국가의 경쟁력에 따라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급증하고 있다. 아세안 5개국(필리핀·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태국)에 대한 FDI는 2008년 및 2009년 급감한 이후 2009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현재 중국에 대한 FDI와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다.
또한 동남아 지역의 매력적인 펀더멘털은 2012년 높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도 잘 나타나고 있다. 한국이 2% 초반의 성장률을 보인 반면 말레이시아·태국은 5%대, 인도네시아·필리핀은 6%대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낸 것. 이들 지역은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상관없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으며 이러한 추세는 올해도 지속할 전망이다.
특히 말레이시아의 작년 민간투자유치액은 전년도에 비해 5.1% 증가한 1,624억링깃(약 58조1,603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임금 경쟁력 덕에 노동집약적 생산기업의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면서 FDI 유입액도 사상 처음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항공, 우주, 반도체, 태양광, 기계 장비, 생명 공학, 석유제품, 의료기기 등 각 분야의 신기술에 대한 투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아세안 경제통합시 날개 달 듯
한편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이 경제통합을 이루게 되면 더욱 탄력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5년에 출범하게 될 아세안경제공동체(AEC·ASEAN Econimic Community)는 중국을 뛰어넘는 거대 경제블록을 형성할 전망이다.
AEC는 말레이시아를 비롯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브루나이, 라오스, 미얀마, 싱가포르 등 아세안(ASEAN) 10개국이 참여하는 ‘아시아판 EU’다.
AEC 예상 인구는 6억명, GDP는 2조1,760억달러(약 2,406조2,208억원)로 예상된다. AEC가 출범하면 소속 국가내 관세가 철폐돼 사실상 경제공동체를 구축, 북미 NAFTA, EU에 이은 세계 3대 경제규모를 자랑하게 된다.
AEC 출범을 앞두고 현재 동남아시아는 서로를 연계하는 인프라 구축에 한창이다. 메콩강 유역을 따라 중국 운남성에서부터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라오스, 미얀마 등 메콩강 일대 6개국을 연결하는 통합 철도망 건설 프로젝트도 그 가운데 하나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최근 동남아 10개국의 인프라 투자에 최소 600억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집계했다.
지금 동남아시아 시장은 통합의 물결이 거세게 일렁이고 있다. 경제공동체 구축과 동시에 인근 국가와의 교역 확대도 가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자국내 투자 유치와 연결해 아시아의 경제 중심축을 중국, 일본, 한국 등으로 대변되는 동북아가 아닌 동남아시아로 옮기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그 중심에 말레이시아가 뛰고 있다.


오석원 기자 l won@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