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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通

나의 컬렉션 | 정세윤 ㈜그라비티 개발3디비전 부장

정세윤 ㈜그라비티 개발3디비전 부장
국내 최초 PC 등 추억 속 컴퓨터 수집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는 것은 크나 큰 축복이다. 취미가 일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온라인게임 전문업체 ㈜그라비티에서 일하고 있는 정세윤(42) 개발3디비전 부장은 게임이 좋아 게임을 개발 했고, 지금은 게임을 업(業)으로 하고 있다. 정 부장은 “게임 개발을 20년 가까이 하다보니 어렸을 때 사용했던 컴퓨터에 대한 향수가 짙어졌다”며 “지난 2000년부터 한번쯤 사용해본 컴퓨터는 모두 수집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가 수집을 시작하고 처음 손에 넣은 컴퓨터는 삼보전자엔지니어링(현 TG삼보컴퓨터)의 ‘트라이젬 20XT’였다. 이 컴퓨터는 1983년 출시된 대한 민국 최초의 가정용 컴퓨터다. 정 부장의 아버지는 그 당시 49만8,000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해 집안에 SPC-1000 컴퓨터를 들여 놓았다.
그는 “서민 가정이었지만 자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께서 당시 자동차 한 대 값이던 컴퓨터를 집안에 들여놓았다”며 “컴퓨터가 집안에 들어온 이후로 컴퓨터는 우리집 제일의 보물이 됐다”고 말했다.
그 때 초등학생이었던 정 부장은 컴퓨터프로그래머를 꿈꾸게 됐다. SPC- 1000용 게임을 만들어 공모전에 낸 것이 입상해 컴퓨터 잡지에 실리기도 했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게임을 직접 만들어 즐겼던 그는 어른이 되어 게임개발자가 됐다.
1984년은 IBM PC 호환기종이 국내에 본격 도입되면서 개인용컴퓨터(PC) 시대의 포문을 연 시기다. 그 무렵 대중에게 선보였던 삼보전자엔지니어링의 ‘TG20’ ‘트라이젬88’을 비롯, 삼성반도체통신(현 삼성전자)의 ‘SPC- 1000’, 금성(현 LG전자)의 ‘FC-80’ 등 추억 속 컴퓨터를 그는 모두 소장하고 있다. 특히 SPC-1000은 카세트데크가 내장돼 있어 별도의 기억장치가 필요 없는 컴퓨터로 개발돼 화제를 낳았던 제품이다.
그는 컴퓨터 수집뿐 아니라 컴퓨터 수리에 있어서도 전문가다. 동작 안 되는 오래된 컴퓨터도 그의 손을 거치면 새것으로 다시 태어난다. 이런 그의 실력을 알고 있는 수집 동호회 회원들은 그에게 컴퓨터 수리를 요청하기도 한다.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께서 처음 사주셨던 컴퓨터를 성인이 되어 다시 수집했을 때의 기쁨과 환희를 잊을 수 없다”며 “컴퓨터를 통해 꿈을 꾸었던 만큼 컴퓨터는 인생의 보물이 됐다”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l phj@gfe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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