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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通

도시농업이 뜬다-新농비어천가를 부르다

<Special Theme>-도시농업이 뜬다

 

2. ()비어천가를 부르다

 

10년차 베테랑 도시농부 박영재 씨

생태순환농업으로 느림의 미학 배워

 

농사는 삶을 경작하는 것입니다.”

도시농부 박영재(45) 씨는 경력 10년차의 베테랑 농부다. 전국귀농운동본부 화성텃밭보급소의 텃밭지기이자 수원 고색동 시민농장의 텃밭 관리인이다. 도시농부학교를 운영하면서 학생들에게 도시농법을 전수하는 강사이기도 하다.

박 씨는 도시농부가 되기 전 생활협동조합에서 생산지 관리 업무를 담당했었다. 농사현장을 직접 방문해 토질, 비료 등 농작물과 관련된 것을 조사하고, 전업농부들과 대면해 농법, 애로사항 등을 청취해야 했기에 그는 농부로 전업하기 전 이미 농사 이론에 관한한 전문가였다. 귀농에 대한 막연한 꿈을 꿨던 그는 농사이론이 해박하니 실제 농사를 지어보자 결심했다. 그렇게 과감히 도시에서의 농사를 실행에 옮긴지 어느 덧 10년이 지났다.

그는 초보 농사꾼 시절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처음엔 빨리 열매 맺기를 기대하는 조급증 때문에 힘들었지만 제대로 농사의 맛을 알고부터는 기다림의 즐거움이 삶 속에서 느림의 미학까지 실천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농부가 되고자 한다면 제대로 배워 시작하길 권한다. 어설프게 시작하는 것이 싫다면 도시농부학교로 발길을 내딛어 선배 농사꾼의 지식과 경험을 배워 시행착오를 줄이라는 것이다.

 

<텃밭을 일구고 있는 도시농부 박영재 씨.>

 

박 씨는 현재 화성과 광명에서 토종벼농사를 짓고 있고, 군포에서 연() 농사를 하고 있다. 경기도내 여러 지역에서 1,000~1,200평 규모의 땅을 일구고 있다. 대중교통으로 이동해 농사를 짓고 있어 그는 자신의 농사를 지하철 농사’, ‘버스 농사라고 부른다.

그는 쌀과 채소 등을 자급자족하고 있다흙을 살려 건강한 먹거리를 내 손으로 직접 가꾸고 다양한 텃밭을 활용해 생태순환농업을 실천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바로 도시농부라고 설명했다.

푸른 곡식과 살아있는 흙을 만지며 도시에서 생명의 숨통을 트는 일에 박 씨의 아들도 동참했다. 농업고등학교에 진학해 생태순환에 관심을 갖고 있는 아들도 도시농부가 되길 박 씨는 소망한다.

그는 도시농업이 활성화되려면 우선 시유지 등을 확보해 텃밭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큰 규모의 텃밭보다는 마을 단위의 소규모 자투리 땅을 확보해 도시인들이 쉽게 흙과 친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도시농업 전문가를 양성해 텃밭 관리도 함께 해야 한다. 텃밭 분양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자칫 풀밭에 텃밭이 방치돼 농사가 엉망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 씨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생강, 콩나물 등을 키워보고, 베란다 농사가 잘 되면 소규모 텃밭에서 농사해 볼 것을 권한다학교 텃밭에서의 농사도 활성화시켜 농작물을 학교 급식으로 사용, 아이들의 입맛을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식생활 교육 관련 지원법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삭막한 도시 생활의 위안이 되는 도시농업으로 땅이 주는 행복을 함께 누려보자고 그는 권한다.

Tip-박영재 씨의 겨울농사

겨울에 텃밭 관리를 잘해야 땅이 좋아진다. 땅이 딱딱해지도록 내버려둬서는 안된다. 보리, , 양파, 마늘, 파 등 겨울 작물을 심는 것이 좋다. 겨울작물을 심게 되면 미생물 번식이 활성화되고 유기물 분해가 촉진되면서 땅이 딱딱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한해 풍성한 농사를 위한 양질의 토양이 만들어 진다. 아파트 베란다텃밭에서는 상추 등의 쌈채류를 겨우내 키울 수 있다.

 

 

도시농업으로 주목받는 식물공장

1년 내내 균일한 품질·가격의 농작물 생산

 

새하얀 4단짜리 선반이 165규모의 공간을 꽉 채우고 있다. 각 선반마다 선명한 초록색 식물이 수경재배로 자라고 있다. 같은 상추라고 하더라도 한곳에선 막 싹이 돋았나 하면 다른 선반에선 벌써 푸릇푸릇한 잎이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식물의 종류가 같더라도 성장 단계는 저마다 달랐다. 보라색, 노란색, 하얀색 등 식물을 비추는 LED등의 광량에 따라 식물의 성장 속도가 조절되기 때문이다. 식물재배실 옆엔 컴퓨터로 온도·습도 등을 모니터링하는 상황실이 딸려 있다. 반도체 공장 클린룸 수준의 위생 상태를 갖춰 씻지 않고도 먹을 수 있는 무농약 무공해 작물이 생산된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 설치된 식물공장.>

 

이곳은 실내에서 식물이 자라기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놓고 1년 내내 식물을 재배·수확하는 경기도농업기술원(이하 농기원) 식물공장이다. 식물공장이란 농작물을 통제된 시설 내에서 식물이 자라는데 필요한 빛,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및 배양액을 인공적으로 조절해 계절과 장소에 관계없이 계획적으로 자동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농기원은 지난 201010LG CNS와 공동기술개발로 IT기술과 로봇을 이용한 첨단식물공장을 국내 최초로 구축했다.

농기원 미래농업팀 이상우 박사는 수도권 도시민이 가장 안전한 먹거리로 채소를 선택하여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농기원은 식물공장 핵심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첨단 식물공장은 최근 이상기후로 계획생산이 어렵고 가격 등락폭이 심한 채소 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생산시스템으로 각광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물공장은 안정적인 생산과 고품질의 농산물을 재배하는 방식으로 미래 농업의 대안이 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20여년 전부터 도시농업의 한 형태로 식물공장을 주목하고, 관련 연구개발을 활발히 진행해왔다. 특히 일본은 50여개의 상용화 식물공장에서 엽채류, 상추, 토마토 육묘, 허브류 등을 생산하고 있다. 2009년엔 일본정부에서 146억엔을 식물공장 보조금으로 투자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운영되고 있는 식물공장은 인성테크(), ()카스트친환경농업기술, ()넥스트팜 등 10개 정도다. 대부분 정부 지원을 받거나 개인투자 형태로 운영된다. 식물공장은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든다. HEFL(해플·저발열에 빛을 균일하게 쬘 수 있도록 만든 식물재배 전용 조명) 등 투자비는 대략 12,000~18,000만원대. 그래서 식물공장들은 저비용 고효율의 식물공장 시스템을 개발하거나 수익성이 높은 식물을 재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성테크는 식물공장 장치를 제작하고 육묘를 생산해 유통한다. 이곳에서 제작된 식물공장은 롯데마트 행복가든’, 분당 암웨이센터, GS샵 등 외식업체나 식자재를 취급하는 기업 등으로 납품됐다. 농업법인 태연친환경농업기술은 아프리카 나미브 사막이 원산지인 아이스 플랜드(ice plant)’를 생산한다. 국내 대부분의 식물공장이 대개 상추 등 엽채류를 재배하지만 태연은 아삭한 식감과 짭짤한 맛을 내는 아이스 플랜트를 생산, 신라호텔 등 고급호텔에 납품해 수익성을 높였다. 카스트친환경농업기술은 식물 촉성재배를 실현한 LED컨트롤러를 개발, 생산하는 전문업체로 상추, 다홍채, 청경채, 부추 등의 식용 채소를 1년에 20차례 이상 수확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2010년 한반도를 강타했던 이상기후로 사회경제적 손실액은 약 3조원에 달한다. 이 중 쌀은 평년 대비 6,504억원, 채소·과실은 8,230억원이 줄어 농산물의 경제적 손실이 전체 손실액의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기후변화 대응, 녹색농업기술 보고대회에서 발표됐다.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분야가 농업인만큼 농작물 수급 문제를 해결하고 식량자급의 생산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식물공장의 전망이 밝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