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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이 뜬다-도시 속 전원일기 쓰다

<Special Theme>-도시농업이 뜬다

 

빽빽한 아파트촌에 살면서도 흙을 그리워하는 것은 현대인의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주말농장이 활성화된 지는 이미 오래다. 최근에는 주말농장뿐만 아니라 아파트 발코니, 건물 옥상, 재활용 텃밭상자 등 도시의 다양한 공간에서 텃밭을 일구는 도시농부들이 늘고 있다.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가 마련되고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등 도시 속의 전원일기가 가능해 지는 분위기다. 도시농업의 현황과 추세, 전망 등에 대해 알아본다.

박현정 기자 phj@gfeo.or.kr

 

 

1. 도시 속 전원일기 쓰다

작은 텃밭 일구는 도시농부 30만명 넘어

정부, 2020년까지 텃밭 8,000개소 조성경기도, 도시농업 예산 3배 늘려

 

드럼을 맡고 있는 친구는 포도밭을 일구고 있습니다. 메인보컬은 하우스하고 밭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저는 배농사를 하고 있습니다.”

록 밴드의 기타리스트 겸 보컬리스트의 멤버 소개가 이채롭다. 이들은 경기도 화성시에서 노래하는 농부들로 유명한 록 밴드 더 파머스. 20071월 농부 5명이 의기투합해 밴드를 만들었다.

 

나만의 텃밭에 소중한 꿈 심어

지난 121일 수원 경기문화의전당에서 열린 도시농업 콘서트의 첫 무대는 이들 파머스 밴드의 신나는 공연으로 시작됐다. 경기도와 경기농림진흥재단이 마련한 이번 콘서트는 도시농업을 주제로 강연과 토크쇼, 노래와 댄스 공연 등이 펼쳐졌다. 도시농업 콘서트가 난데없이 개최된 것은 아니다. 주말농장, 아파트 베란다 등 도심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도시농업이 최근 새롭게 각광받는 가운데 자신만의 텃밭에 소중한 꿈을 심고 있는 도시농부들의 소통을 위한 장이 마련된 것이다.

나는 도시농부다를 주제로 열린 콘서트에는 500여명의 도시농부들이 참석해 그간 도시농업을 해오면서 느낀 어려움과 즐거움을 얘기하고, 서로 정보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베란다 텃밭 만들기의 노하우를 전수한 주부농부 권내경 씨는 도시농업을 통해 삶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다도시농업은 삶의 돋보기같은 의미라고 말했다.

6년째 고양 일산 주말농장에서 텃밭을 일구고 있는 주부 양미연 씨는 직장과 가정생활에 지친 도시 가정에 농사는 활력을 불어넣어줬다텃밭에서 먹거리뿐만 아니라 가족관계 개선 효과도 가져와 삶의 즐거움까지 수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12월 경기문화의전당에서 열린 도시농업콘서트에서 파머스 밴드가 신나는 공연을 하고 있다.(사진 제공 : 경기농림진흥재단) >

 

전 세계 도시농부 8억명

도시농업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귀농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사업자금처럼 많은 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한국채소소믈리에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은경 씨는 도시농업은 면적이 넓거나 모든 것을 갖춘 상태에서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어디서든 작게라도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시농업(Urban Agriculture)이란 도시의 다양한 공간을 활용한 농사행위를 말한다. 주말농장, 베란다 텃밭, 옥상텃밭, 상자텃밭 등에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해 가족, 이웃 등과 나누어 먹으며 공동체 생활의 의미를 되새기고, 삭막한 도시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등 도시농업의 대표적인 긍정적 효과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도시농업의 긍정적 효과와 성공 사례가 전파되면서 전 세계 도시농부는 현재 8억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시농업은 산업화에 앞장섰던 서구에서 먼저 활성화됐다.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추구하는 도시인들의 행태로 도시와 농업이 통합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독일은 100만개의 도시텃밭(클라인가르텐·Kleingarten)이 있고, 영국엔 얼롯트먼트(allotment) 30만개, 미국 뉴욕 루프가든(roof garden) 600, 캐나다 몬트리올 시티팜(city farm) 8,200, 일본은 도시텃밭과 비슷한 시민농원이 3,000곳이나 있다. 쿠바의 수도 아바나는 도시에서 소비되는 식량의 90%를 도시 내·외부의 도시농업으로 공급하고 있다.

 

도시농업 육성 위한 제도 마련

국내에서도 지난 2005년 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 1기 도시농부학교를 운영하면서 도시농부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2011년 도시텃밭 면적은 4892010(104) 대비 4.7배 증가했고, 참여자 수도 153,000명에서 308,700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경기도, 서울, 부산 등 46개 지방자치단체와 민간단체에서 텃밭을 보급하면서 도시농업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시작단계다. 인구의 도시 거주 비율인 도시화율이 80%이상으로 높은 상황에서 국내 도시농부의 출현은 당연한 현상이다.

<사진설명 : 현재 자신만의 텃밭을 일구는 도시농부는 31만명에 육박한다. >

이에 따라 정부는 녹색산업 활성화를 위해 도시농업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가 채택한 그린 도시농업활성화 방안에 따라 오는 2020년까지 도시텃밭, 주말농장 등 8,000개소(3,000ha)를 조성해 전체 인구의 10%(500만명) 이상이 즐길 수 있는 도시농업을 추진키로 했다.

도시농업을 육성할 수 있는 법적 기반도 마련됐다. 201110월 국회에서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도시농업법)’이 통과돼 오는 5월 발효될 예정이다. 도시농업법에 따르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5년 단위의 종합육성계획과 매년 시행계획 수립 도시농업위원회 설치 도시농업지원센터 설치와 전문인력 양성 등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시행, 도시농업을 적극 육성한다.

 

경기도도시농업네트워크 구축

이에 앞서 경기도는 지난 5경기도 도시농업 활성화 지원 조례를 제정 공포했고, 수원, 성남, 고양, 안양, 광명, 하남, 과천 등 경기도내 7개 시도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특히 경기도는 도시농업 관련 예산을 전폭적으로 늘리는 등 도시농업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민농원과 저소득층 무상텃밭 임대를 확대하고, 도심 학교들이 빈 땅에 농장을 가꾸도록 스쿨팜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스쿨팜 운동을 통해 아이들은 인스턴트에 길들여진 입맛을 바꾸고, 생명의 소중함을 깨우치고 있다.

또한 도는 전국 최초로 민관이 함께하는 경기도도시농업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참여기관은 푸른경기21, 전국귀농운동본부, 농림진흥재단, 경기개발연구원, 경기도농업기술원, 경기농림진흥재단 등이다. 경기도도시농업네트워크는 도시농업관련 기관별 협력 및 공동협력사업 발굴, 추진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도시농업 관련 예산을 전폭적으로 3배나 늘렸다경기도 시책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 도시농업인 만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한 먹거리 생산, 일자리 창출, 지역공동체 회복, 정서 함양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는 도시농업은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도도시농업네트워크 주요 역할

참여기관

주요 역할 및 추진사업

푸른경기21실천협의회

낙엽퇴비화 시범사업, 도시농업 사회적기업 육성

전국귀농운동본부

귀농인 및 도시농업교육, 텃밭보급소 운영, 낙엽퇴비화 사업

경기농림진흥재단

도시 및 옥상녹화, 조경가든대학 운영, 학교농장

경기개발연구원

도시농업공원 조성 등 정책개발

경기도농업기술원

도시농업 실용화 기술개발, 도시농업지도사 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