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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通

사수 공대생이 말하는 삼성전자 취업성공기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 했던가. 26세에 다시 들어간 대학은 캠퍼스 낭만을 즐길 여유는 주지 않았지만 졸업 전 대기업 취업이라는 선물을 안겨줬다. 대부분의 대학 4학년생들은 입사지원서를 숱하게 쓰면서 좌절과 도전을 반복하기 마련이지만 삼성전자 입사가 확정된 박세혁(29) 씨는 전공과목을 심화학습하며 누구보다 여유롭게 대학에서의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에 재학 중인 박 씨는 수능을 3번 보고서야 지금의 대학에 입학했다. 전북대학교 공과대학에 다니다가 군대에 다녀온 그는 약대에 진학하고 싶었다. 다시 수능에 도전했지만 합격은 쉽지 않았다. 수학 교사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렸을 적부터 수학을 누구보다 좋아하고 잘하던 그였지만 수능에서 수학과목을 1문제라도 실수로 틀리게 되면 2등급으로 밀려났다. 이과계열인 약대는 수학 1등급 수험생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다시 공대를 택했다.

박 씨는 “사수 끝에 공대로 유명한 성균관대학교에 다시 입학했다”며 “먼 길을 돌아온 느낌도 들지만 수년간 입시를 공부하면서 어려움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은 큰 수확이었다”고 말했다.

‘서른이 되기 전에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하자’. 그는 목표를 이뤘다. 오히려 정상적인 순서대로 대학에 입학해 졸업하고 취업을 해야 하는 다른 취업준비생들보다도 훨씬 앞서갔다. 대학 4학년에 이미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선망하는 대기업인 삼성전자 취업이 확정됐으니 말이다. 2012년 그는 삼성맨이 된다.

박 씨는 대학에 늦게 진학한 만큼 입학과 동시에 취업을 준비했다. 3, 4학년이 돼서야 부랴부랴 토익시험을 준비하는 여느 학생들과 달리 그는 3학년이 되기 전 취업에 필요한 공인영어성적을 만들어놨고 취업을 위한 전공과목 공부에 매달렸다.

3학년 2학기가 되던 어느 날 기회가 찾아왔다. ‘삼성전자 LCD사업부 Display Track 장학생 모집’ 공고가 학과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삼성 트랙 장학생은 4학년 1, 2학기 등록금을 지원받을 수 있고, 삼성이 요구하는 커리큘럼을 졸업 전 이수하고 임원면접에 최종 통과하면 삼성 입사가 보장된다. 지체없이 그동안 준비했던 것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삼성 트랙 장학생은 학점 3.3이상에 토익 스피킹 레벨5, 트랙교과목 이수 가능자가 지원할 수 있다. 박 씨는 지원자격이 충분했다. 지원서를 접수해 서류전형을 통과하고 S.S.A.T.(삼성직무적성검사)에 합격했다. 집중면접에서는 디스플레이 공학과 관련한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만들어 발표해 호평을 받았고, 인턴실습과 임원면접을 거쳐 최종 삼성전자 입사가 확정됐다.

박 씨는 “4학년 학기 중 삼성이 요구하는 전공심화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며 “디스플레이 재료실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공정 등 필수/선택 과목들이 있는데 기존에 이미 이수했거나 공부했던 과목이어서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공부와 취업은 별개가 아님을 강조한다. 특히 공대의 경우 학부에서 배웠던 전공과목이 현업에서도 분명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취업을 위한 스팩쌓기에만 매달리기보다 학교 공부의 연장선상에서 취업을 준비한다면 학교 성적도 우수해지고, 취업을 위한 자격조건도 보다 훌륭히 갖출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박현정 기자 phj@gfeo.or.kr

박세혁 씨의 취업 성공 어드바이스

1. 학교와 학과 홈페이지의 게시물을 수시로 살펴라.

2. 매일 포털사이트의 뉴스를 읽어라. 따로 면접준비를 하지 않아도 된다.

3. 나를 어필할 수 있는 발표 능력을 키워라.

4. 공대생의 경우 전공과목을 심화학습하라.

5. 영어 등의 스팩은 미리 만들어 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