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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通

아베크롬비 앤 피치-라이프스타일 담은 섹시한 캐주얼웨어

<New Brand>

 

아베크롬비 앤 피치(Abecrombie & Fitch)

라이프스타일 담은 섹시한 캐주얼웨어

10대 후반~20대 대상으로 유스마켓 공략폐쇄마케팅, 향기마케팅에 소비자들 매료

 

안을 들여다볼 수 없도록 블라인드와 칸막이가 쳐져 있는 매장은 궁금증을 유발한다. 도대체 무엇을 파는 곳일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근육질의 남성들이 상의를 탈의 한 채 여성 손님들을 에스코트하고, S라인의 미녀들이 남성손님들을 안내한다. 매장 안을 흐르는 신나는 클럽뮤직은 심장을 고동치게 만든다. 천정에서는 피어스 향수가 지속적으로 뿌려져 매장 안에 있는 모든 제품과 사람들은 피어스 향에 젖어든다.

미국의 캐주얼 브랜드 아베크롬비 앤 피치(Abecrombie & Fitch)는 이처럼 폐쇄적 마케팅, 향기 마케팅 등을 통해 매장 안에 발을 들여놓은 손님들에게 강렬하게 어필한다. 반라의 스토어 모델들이 매장 입구에 서서 기념촬영을 해주거나 시향 할 수 있도록 향수를 뿌려주니 어찌 매료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래서 그런지 아베크롬비 앤 피치만의 향을 담고 있는 남성적인 피어스 향수는 가격은 비싸지만 아베크롬비 앤 피치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됐다.

 

 

 

클래식한 캐주얼로 미국 젊은 층에게 굉장히 인기가 높은 브랜드 중 하나인 아베크롬비 앤 피치는 10~20대를 타깃으로 하는 만큼 판매 전략도 학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기좋은 대학교 학생회의 임원 등을 매장의 아르바이트 사원으로 모집해 그들이 아베크롬비 앤 피치의 옷을 입고 활동하게 함으로써 버즈효과(buzz· 고객이 특정 제품에 열광하여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만들어 내는 것)를 유발했다. 이를 통해 아베크롬비 앤 피치는 미국의 대학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불러일으켰고 지금의 아베크롬비 앤 피치를 만든 발판이 됐다. 편안하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도시패션을 완성해 주는 아베크롬비 앤 피치는 국내에서도 이미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학교와 동아리 등에서도 단체로 아베크롬비 앤 피치의 티셔츠나 후드티를 맞춰 입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아베크롬비 앤 피치는 1892년 아웃도어 브랜드로 문을 열었다. 창업자 아베크롬비는 창업초기 스포츠용품과 남성의류를 판매하는 회사로 미국과 유럽에 이름을 알렸다. 유명 단골손님으로는 <노인과 바다>의 저자 헤밍웨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연배우 클라크 케이블,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 등이 있다. 1904년 아베크롬비는 당대 유명한 변호사이자 단골손님인 피치와 동업을 시작하면서 뉴욕 브로드웨이 314번지에서 지금의 아베크롬비 앤 피치라는 브랜드로 사업을 확장했다. 사냥이 무척 유행이었고 고급스포츠로 여겨졌던 당시 아베크롬비 앤 피치는 사냥과 캠핑에 적합한 아웃도어룩을 선보이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1970년대 사냥으로 인해 동물들이 멸종위기에 처하자 주요 고객층이 사라지면서 77년 파산 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1988년 거대 의류 유통기업인 리미티드 브랜즈(빅토리아 시크릿)가 인수하기까지 주인이 수차례 바뀌었다. 적자를 면치 못하던 아베크롬비 앤 피치를 회생시키기 위해 리미티드는 1992년 현재 회장 겸 CEO인 마이클 제프리를 영입했다. 그는 연간 손실액 600만달러였던 아베크롬비 앤 피치를 단 3년만에 흑자로 전환시켰다. 마이클 제프리 회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유스마켓(youth market)을 주목하고 독특한 섹슈얼 마케팅으로 10대 후반에서 20대를 겨냥한 브랜드로 아베크롬비 앤 피치를 재탄생시켰다. 젊음, 에너지, 멋진 외모, 재미 등이 어우러진 아베크롬비 앤 피치만의 라이프스타일이 만들어지면서 젊은이들에게 섹시한 럭셔리 캐주얼로 자리잡았다.

현재 미국에 300개 이상의 매장을 갖고 있는 아베크롬비 앤 피치는 전세계로 매장을 확대 중이다. 국내에도 드디어 아베크롬비 앤 피치의 매장이 상륙한다. 전세계 1,0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 미국의 A&F사가 올해 초 청담동 명품거리에 위치한 구 마이클 코어스매장을 임대, 1~2층 규모의 영업 면적 70평대로 연내 매장 오픈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아베크롬비 앤 피치는 국내 정식 브랜드 허가가 나지 않아 구매대행이나 편집매장, 인터넷쇼핑몰 등을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었다. 브랜드의 인기가 워낙 높다보니 10개 중 7개는 일명 짝퉁이라는 뉴스가 보도될 정도로 가품이 활발히 유통돼 믿을 수 있는 진품 구입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커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아베크롬비 앤 피치가 국내에서 정식 런칭하면서 브랜드의 인지도와 인기는 더욱 확고해 질 것으로 보인다.

박현정 기자 phj@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