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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通

월간만화 잡지 <보물섬>이 바로 보물

<나의 컬렉션>

 

 

 

 

월간만화 잡지 <보물섬>이 바로 보물

가정주부 이정선 씨

 

만화 <달려라 하니>를 수십번 봤어요. 어렸을 때 누구나 그렇듯 만화를 참 좋아했거든요. 만화를 좋아하다 보물섬을 알게 됐고, 지금은 수집까지 하게 됐죠.”

가정주부 이정선(36) 씨는 월간만화 잡지 보물섬을 비롯 만화 관련 소품 수백점을 수집했다. <보물섬>198210월 창간호부터 198712월호까지 모두 소장하고 있으며, 1964년판 만화가 김종래 씨의 작품 <황금가면>, 1961<소년중앙> 창간호, 1977년 소년세계, 보물섬 껌, 아톰 인형 등 종류와 수에 있어 박물관 테마 섹션의 한켠을 채우고도 남을 정도다.

이 씨는 “80년대 출간된 보물섬은 귀하기 때문에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전국의 고서점, 장터 등을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아 손에 넣은 아주 귀한 보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이 씨가 처음부터 수집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수집광인 남편과 결혼하고서부터다. 술 수집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유명한 정지범(42) 씨가 그의 남편이다. 신혼초 온갖 수집품을 한아름씩 집으로 들고 들어오는 남편과 부부싸움을 벌이기를 수차례. 그는 남편의 취미를 포기시키려다 오히려 수집의 세계에 동화돼 버렸다.

이 씨는 “2008년부터 수집을 하기 시작했는데 하나씩 하나씩 집으로 들여올 때마다 과거와 대화하게 되고 추억을 곱씹게 되면서 수집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1948년에 발행된 초등모범전과 참고서를 집에 들여놨을 때는 1934년생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그 당시 어떤 내용을 공부했었는지 지금은 살아계실지 등을 생각하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고 말했다.

유익하고 건전한 온가족의 잡지라는 슬로건이 찍혀 있는 월간잡지 <보물섬>을 통해 알려진 <아기공룡 둘리>, <달라라 하니>, <머털도사> 등은 표절시비가 없는 독창적인 우리 만화로서 자랑스러운 작품이라며 이 씨는 찬사를 보낸다. 199210월 폐간되기까지의 <보물섬> 전권을 수집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대구로 갈까 부산으로 갈까 그는 남편과 함께 오늘도 주말 수집여행 계획을 세운다.

박현정 기자 phj@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