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좋은 땅이면 남에게 소개할까
#. “3년 안에 3~5배가 넘는 수익을 돌려주고, 개발이 되지 않으면 원금을 보장해 드리겠습니다.” 분기별로 서울 강남 코엑스몰, 유명 백화점 등에서 투자자대회, 투자자보호대회를 개최해 지난 10년간 제주와 강원, 경북 등지의 부동산을 개발할 것처럼 속여 투자자 7,000여명에게서 투자금 3,000억원을 가로챈 기획부동산이 검찰에 적발됐다.
#. 서울~춘천 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춘천 지역에 토지 투자 수요가 몰리던 지난해 7월, 모처의 절벽이나 다름없는 임야가 3.3㎡당 25만원에 팔렸다. 이 땅은 10여m 높이의 낭떠러지여서 주택지는 물론 농지로도 이용이 불가능한 곳이다. 수도권에서 내려온 기획부동산 업자들은 땅값이 싼 산이나 맹지 등을 대거 매입, 660㎡(200평)에서 990㎡(300평)까지 쪼개 팔았다.
기획부동산의 ‘기획’은 음성적인 뜻을 내포하고 있어 ‘사기’라는 의미와 비슷하다. 전국적으로 부동산 값이 폭등했던 88년 이후 기획부동산이 등장했고, 신도시 개발이 시작된 90년대 이후 현재의 모습을 띠게 됐다. 기업도시․행정도시․혁신도시 등 정부 정책이 발표되면 어김없이 해당 지역에 기획부동산이 활개를 치게 된다. 요즘에는 4대강 개발이라는 국책사업과 골프장, 리조트 설립 등의 지역 개발사업을 과장해 기획부동산이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기획부동산 업체들은 주로 분할 안 되는 쓸모없는 땅을 싸게 사서 투자자들에게 비싸게 되판다. 이들은 대략 1만㎡ 정도의 임야를 구입, 660∼990㎡ 내외로 분할해서 판다. 주요 지역의 경우 3.3㎡당 5만원 이하의 땅을 구입해 3.3㎡당 40만~90만원 사이에 판다. 투자 핵심지역 인접 땅의 경우에도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분할해서 팔면 3,000만~5,000만원의 소액 투자가 가능해 투자자를 끌어들이기가 쉽다. 최근에는 재개발 소문이 나돌거나 뉴타운 지역으로 지정된 곳의 다세대주택을 ‘작업’하기도 한다.
기획부동산 업체들의 상술은 주로 ‘주변에 도로가 뚫린다’, ‘주변에 대규모 관광단지가 들어선다’, ‘주변에 역이 생긴다’ 등의 호재거리를 제시하고, ‘분할해준다’, ‘개별등기해준다’, ‘직접 개발하거나 주변에 호재가 생겨 지가가 상승한다’는 등의 내용을 강조한다.
그러나 ‘그렇게 좋은 부동산을 본인들이 직접 투자하지 않고 남에게 양보(?)하는 지’ 한번 쯤 의심해 봐야 한다. 사실 신문광고나 전화, 투자설명회 등을 통해 좋은 땅을 나에게 팔 이유는 없지 않는가. 친한 사람이 부동산을 권유할 때도 마찬가지다.
우선, 투자자들은 ‘대박’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높은 수익률에 현혹돼 눈 뜨고 코 베이는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된다. 또한 ‘좋은 물건이 있으니 사라’는 투자 권유는 기획부동산이 아닌지 먼저 의심해야 한다. 거절을 함에도 끈질기게 투자를 권유할 경우에는 ‘지번이 뭐냐’고 묻는다. 대부분 여러 이유를 들어 가르쳐 주지 않지만 지번을 알려줬을 경우에는 인터넷이나 동사무소를 통해 ‘토지이용계획확인서’를 열람하거나 발급받아서 어느 정도 투자 가치가 있는지 판단한다. 또한 지적공부(투지대장, 임야대장 등)를 마련하고 현장 답사를 해보고, 관할 관청에 들러 업체의 주장이 맞는지 개발계획을 확인한다. 부득이 계약을 하기로 했을 때는 실제 소유자가 맞는지, 소유자의 적법한 위임을 받은 대리인과의 계약인지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계약은 관공서에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평일에 하고, 계약기간은 길게, 초기 계약금은 적게 준다.
박현정 기자 phj@gfeo.or.kr
Clip-기획부동산 활동범위
▲허위 개발정보 유포형 : 텔레마케터를 통해 무작위로 전화해 허위 개발정보 유포 후 고가 분양
▲조개딱지형 : 개발 불가능한 간척지 일대 토지 매입 후 고가 분양
▲물딱지형 : 입주권 없는 철거가옥 매각
▲다단계형 : 미취업자․노숙자 등을 활용해 다단계 마케팅 방식으로 투자자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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