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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通

김영미 (주)효순효식 대표의 <블루스웨터>-선한 일과 선한 방법의 사회참여란?

<CEO와 책>

 

선한 일과 선한 방법의 사회참여란?”

김영미 ()효순효식 대표의 <블루스웨터>

 

책 한권이 인생을 바꿔놨습니다. 사회가 어떤 의미인지 참여란 어떻게 하는 것인지 깨닫게 됐습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인생의 전환점을 이 책이 찾게 해줬다고 볼 수 있지요.”

김영미(37) ()효순효식 대표는 노인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오랜 직장생활을 한 커리어우먼으로서 최고의 자리까지 올랐던 그녀는 올해 창업의 꿈을 이뤘다. 맞벌이 부부 증가 등 사회구조의 변화에서 오는 자녀의 부재를 대신해 거동이 가능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병원진료, 기관방문, 문화공연 관람 및 쇼핑 등을 동행·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직장생활 때문에 연로한 부모와 동행할 수 없을 때 느꼈던 불편을 서비스화 하고 싶었다그런 생각으로 사회적기업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블루스웨터>란 책을 읽고 우리가 꿈꾸는 세상과 우리가 함께 창조해야할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보았다고 말했다.

 

 

<블루스웨터>는 국제은행가로 활동하다 빈민 구제사업에 온몸을 내던진 재클린 노보그라츠가 쓴 책이다. 저자는 아프리카에 과감하게 뛰어들어 빈민들에게 일자리와 경제적 기반을 만들어준 전 과정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러나 이 책은 한낱 자서전이 아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기부와 자선이 아닌 기회를 제공해 그들이 긍지를 갖고 존엄성을 느끼며 삶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하자는 새로운 외침과, 세상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블루스웨터>는 저자가 버지니아에서 살 때 선물 받았던 푸른 스웨터를 지칭한다. 입을 만큼 입었던 스웨터를 굿윌 상점에 기증한 그녀는 11년 뒤 아프리카에 갔을 때 상표에 이름을 새겨놓았던 자신의 푸른 스웨터를 다시 만나게 됐다. 그녀의 푸른 스웨터를 헐렁하게 입고 있는 르완다의 꼬마 아이를 발견하면서 머리를 내리치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지구촌에 거주하는 우리 모두는 긴밀하게 연결돼 있고, 자활과 성공의 기회를 얻지 못하는 가난한 이들이 있는한 삶은 결코 편안하고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그래서 노보그라츠는 르완다에서 아프리카 최초의 소액대출은행인 두테림베레를 설립하는 데 참여했고, 자선기금에만 의존하던 미혼모 스무 명을 모아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 블루 베이커리를 세워 이들에게 자활의 기반과 성공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또 자선사업과 영리를 추구하는 사기업의 중간 형태로 세계 최초의 비영리 벤처캐피탈인 어큐먼펀드를 설립, 전 세계 극빈층을 지원하고 자활의 기회를 제공했다.

김 대표는 선한 일과 선한 방법을 통해 사회를 고민하고 싶은 사람들이나 사회참여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사람들이 읽으면 아주 좋은 책이라며 이 책은 베스트셀러는 아니지만 빈부격차 문제에 대해 한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회의 구조적 오류나 잘못된 부분과 문제들을 건드려 변화를 일으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사회 참여라는 것을 알았다이 책을 읽고 나서 사회문제에 대한 체감도가 달라졌고 사회 참여 또한 적극적으로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효순효식을 키워가려는 궁극적인 방향도, 그의 고향 성남에 대한 지역 커뮤니티를 강화하려는 애향심도 결국엔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해 사회 구조를 바꾸려는 노력의 한 형태인 것이다. 그는 얼마전 직접 민주주의 형태의 시정 참여도 했다. 지난 82일에는 성남 희망대공원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성남 제1공단 부지 활용 방안을 주제로 한 시민 노상방담(路上芳談)에 참여해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첫 사회참여였다. 그는 앞으로 더욱 더, 그리고 적극적으로를 다짐한다.

박현정 기자 phj@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