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영通

시장변화의 위기, 기술로 넘는다 (주)나래나노텍의 성공스토리

터치스크린 패널과 평판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데 있어 획기적인 공정 단순화로 산업계의 이슈가 되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디스플레이 장비전문업체인 ㈜나래나노텍(www.naraenano.com)이 그 주인공.

지난 2011년 이 기업은 기존에는 6단계의 공정을 거쳐야 제작 가능한 마이크로급 미세패턴을 형성하는 공정을 2단계로 단순화시키는 TSP(터치스크린 패널) 및 FPD(평판 디스플레이) 전극패턴용 옵셋 프린터 장비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산업계가 이 기술에 주목하는 이유는 고가의 진공공정과 화학물질을 이용한 노광․ 식각 등의 공정을 대체해 생산원가 절감과 친환경 공정을 실현했기 때문.

정좌진 나래나노텍 기술연구소장은 “이 기술을 통해 회사는 지난해까지 총 13건의 특허 출원과 그 중 6건의 특허 등록, 총 66억원 매출 증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올해에도 계량된 특허 출원과 더불어 50~6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라고 밝혔다.

 

끊임없는 기술개발 투자

1990년 설립 이래 디스플레이와 에너지, 통신분야 관련 종합 설비메이커로 발전해 온 나래나노텍.

이 기업은 일찍부터 신기술에 대한 도전만이 기업의 경쟁력이 된다는 판단 하에 매출의 15~20%를 꾸준히 기술개발에 투자해왔다. 그 결과 국내 최초 DY권선기 국산화 성공을 시작으로 2차 전지 라인 독자개발, 국내 최초 대형 디스플레이용 PDP/LCD 코터기(Coater) 상용화 성공 등 다양한 분야의 독자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

지난해 개발에 성공한 TSP 및 FPD 전극패턴용 옵셋 프린터 장비 기술도 기업의 차세대 성장동력 찾기의 일환으로 지난 2008년부터 꾸준히 준비해 온 결과였다.

특히, 이 기술은 경기도에서 처음으로 시행한 경기도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개발된 만큼 더욱 의미가 컸다고.

정 소장은 “당시 업계에서는 옵셋 프린팅 기술이 굉장히 이슈였습니다. 회사에서도 2008년부터 이 기술에 대한 개발 계획을 수립, 본격적으로 기술개발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우연히 이 기술개발과 관련해 위탁연구기관으로 참여한 전자부품연구원(KETI) 이철승 박사로부터 경기도 기술개발사업에 대한 정보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라고 회상했다.

 

경기도 최초 기술개발사업 지원

그동안 자체적인 기술개발은 많이 해왔지만 국책과제에는 참여한 경험이 전무했던 나래나노텍. 하지만 사업이 선정될 경우 기술개발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만큼 이 사업을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즉시, 사업을 추진할 팀을 꾸린 회사는 도의 기술개발사업에 도전했다.

“당시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신청절차부터 정보 등을 거의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다행히 전자부품연구원(KETI)의 협조 하에 원활히 신청을 할 수 있었고 경기도기술개발사업의 전력산업형 과제에 선정될 수 있었습니다.”

 

시장 변화에 따른 위기 발생

경기도기술개발사업은 경기도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도내 중소기업의 R&D참여 확대를 위해 지난 2008년 처음으로 추진한 기술개발지원사업이다.

나래나노텍은 지난 2008년 12월 ‘대면적 FPD 전극패턴용 옵셋 프린터 장비기술개발’ 과제가 도기술개발사업의 전략산업형 과제로 선정되면서 3년 간 9억원 내외의 기술개발비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나래나노텍은 자금에 대한 부담 없이 기술개발에 몰두할 수 있었던 것. 그러던 2010년 사업 2년차에 뜻하지 않았던 위기가 닥쳤다. 사업종료 기한을 1년 남겨두고 시장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2008년 당시만해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옵셋 프린터 적용 기술은 굉장히 관심이 높은 기술이었습니다. 그래서 회사도 이 기술의 개발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해왔던 것이죠. 그런데 2차년도 사업이 완료될 무렵, 디스플레이 시장이 바뀌면서 이 기술을 개발해도 당장 이를 활용할 신규 장비시장을 찾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의 시간과 노력, 비용 등이 모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어요.”

 

과감한 과제 수정, 위기가 기회로

경기도기술개발사업은 과제를 수행하는 중간마다 평가를 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의 경우 지원을 중단한다.

2차년도 완료 후 연차평가에서 경기과학기술진흥원으로부터 시장 수요에 대한 문제를 지적 받은 나래나노텍은 현실성 있는 목표로 수정하라는 보완판정을 받았다.

정 소장은 “과제의 목표 수정이 시급했습니다. 그래서 처음 목표였던 대면적 FPD 대신에 현재 수요가 활발한 TSP(터치스크린 패널)분야를 접목하게 됐죠. 갑자기 목표가 수정되면서 남은 기간은 1년 남짓. 그 기간 동안 장비기술과 공정기술을 완전히 확보해야 했는데 정말 막막한 상황이었습니다”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나래나노텍은 모든 임직원들이 힘을 합쳐 이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었다.

“당시 기술을 개발하면서 옵셋 프린팅 기술은 장비기술 뿐만 아니라 재료 기술이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Ag Paste 재료업체의 협조로 장비개발과 동시에 공정 조건에 맞는 재료의 개발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고, 결국에는 장비기술과 함께 공정 및 재료에 대한 기술에 대한 성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기술개발사업 성공우수 판정

장비개발 전문업체임에도 불구하고 나래나노텍은 재료부터 전체 공정, 시스템 통합 등 장비기술에 필요한 관련 분야의 기술도 함께 개발했다.

이러한 나래나노텍의 노력은 도기술개발사업 우수사례 선정에 가산점으로 작용되면서 기술개발사업 성공우수 판정을 받는 성과로 이어졌다.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정구문 연구원은 “기술개발사업 성공우수 판정은 100개 과제 중 3~4개 과제만이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받기 어려워요. 특히 나래나노텍처럼 보완판정을 받았던 기업이 성공우수 판정을 받은 것은 지금까지 전무후무한, 유일한 사례죠”라고 말했다.

나래나노텍의 이 기술은 현재 국가 출연 연구소 및 대학교, 기업연구소 위주로 판매가 진행 중이다. 이들 연구소에서 각 기업체들이 원하는 공정의 기술을 개발하면 양산에 적용이 되고, 이는 곧 수백억원의 매출증대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정 소장의 설명.

그는 “이 기술은 흔히 휘는 디스플레이라고 하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데 있어 더 강점인 기술입니다. 현재 대기업들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이 기술이 양산화 되면 매출은 상상 그 이상이 될 것입니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신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으로 실패도 많았지만 그 실패와 도전이 있기에 더욱 큰 가치의 성공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이번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의 지원으로 개발에 성공한 TSP 및 FPD 전극패턴용 옵셋 프린터 장비 기술은 현재의 매출보다 앞으로의 매출이 더욱 기대되는 만큼 기업의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것입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Clip. 경기도기술개발사업이란

경기도기술개발사업은 지난 2008년부터 경기도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도내 중소기업의 R&D참여 확대와 산학연 중심의 지역 밀착형 클러스터 구축 및 활성화를 위해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술개발 지원사업이다. 경기도 기술개발사업은 크게 전략산업형과 기업주도형으로 나뉜다. ㈜나래나노텍은 전략산업형 산업기술 개발과제를 통해 ‘TSP(터치스크린 패널 및 FPD(평판 디스플레이) 전극패턴용 옵셋 프린터 장비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 전략산업형 기술개발사업은 과제당 매년 3억원 내외를 최대 3년간 지원하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