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GAP)-GAP 로고 후드티 유행의 상징으로

<New Brand>

 

18. 갭(GAP)

GAP 로고 후드티 유행의 상징으로

상품 기획·생산·유통 전부 일괄하는 SPA브랜드… 온라인 판매 지난해 20% 성장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순정마초 캐릭터 임태산 역의 김수로가 데이트를 위해 20대들의 명소에서 옷을 구입하는 장면이 연출됐었다. 빈티지한 느낌의 티셔츠, 재킷, 핏을 살려주는 스키니진 등 젊은 느낌의 20대 패션 따라잡기에 나선 김수로가 방문한 곳은 바로 홍대에 위치한 갭 매장이다. 젊은이들의 패션 메카인 홍대에 자리잡은 갭은 국내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신세계 인터내셔널이 지난 1월 오픈했다.

미국 캐주얼 의류브랜드 갭(GAP)은 SPA라는 개념을 정립한 최초의 브랜드다.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는 제조사가 상품 기획·디자인에서부터 생산·유통, 가격 결정까지 전부 일괄하는 제조직매형 전문의류점을 뜻한다.

 

 

 

갭은 1969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리바이스 청바지를 주축으로 여러 캐주얼 브랜드를 판매하는 편집 매장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80년대 들어 동종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리게 되자 창업자인 고(故) 도널드 피셔 회장은 패션 브랜드의 판매 대리점 형태의 갭을 자체적으로 기획한 제품을 생산해 직접 판매하는 SPA브랜드로 탈바꿈 시켰다. SPA브랜드는 한 회사가 기획·생산·유통 등 브랜드의 모든 것을 관리하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고,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제품의 회전이 빠르다. 그래서 최신 트렌드를 즉각 반영해 빠르게 제작하고 빠르게 유통시켜 패스트패션 브랜드라고도 불린다.

갭은 SPA브랜드가 되자 매출이 수직 상승하기 시작했다. 1987년 영국 런던, 1993년 프랑스 파리, 1995년 일본 다마가와에 매장을 내고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했다. 현재 세계 90개국에 3,100개의 직영매장과 175개의 프랜차이즈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 39개국에 380여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남미 시장에 진출해 8개의 점포를 개점했다. 특히 갭은 중화권 진출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11월 홍콩에 첫 플래그십스토어를 개장한 이후 올해 중화권 매장 수를 45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과감한 해외시장 개척과 함께 갭은 온라인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갭 온라인(gap.com)은 전세계 90여개 국에 국제배송을 하면서 글로벌 사이트로 발돋움, 지난해 20% 성장했다. 2011년 온라인 판매로 15억달러(약 1조7,250억원)의 매출을 올린 갭은 올해 30%이상 성장한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의 온라인 매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 온라인 포함 지난해 갭의 전체 매출은 14억5,000만달러(약 16조6,000억원)로 47%의 순익 성장을 기록했다.

갭은 2007년 패스트패션 붐과 함께 전성기를 누렸다. ‘GAP’이라는 로고가 새겨진 후드티가 유행의 상징으로 통했다. 그러나 경쟁브랜드가 속속 생겨나면서 매출과 순익이 줄어들자 갭은 지난 5년간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줄이고 재무건전성을 살리고 해외시장 개척에 힘을 써왔다. 해외시장 개척과 온라인 판매 호조를 통해 올해는 턴어라운드가 기대되고 있어 미국 증권가의 관심을 받고 있다.

갭의 CEO 글렌 머피는 “해외시장 개척을 활발히 하고 있지만 역시 갭의 핵심은 미국 시장”이라며 “올해부터는 미국 시장에 중점을 두고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 2007년 오픈했던 갭 명동 플래그십스토어는 지난 5월 폐점했다. 타 SPA와 비교해 가격, 디자인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경쟁력을 잃었다는 것이 패션업계의 분석이다.

박현정 기자 phj@gfe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