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FUN)한 아이디어로 창업 성공
아이디어상품 전문 개발업체… 미소교정기·발음교정기 ‘와이키키’ 출시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라는 말 이 있다. 처음 만난 사람과의 어색하고 딱딱한 분위기도 웃음 한방이면 봄볕에 눈 녹듯 풀리는 경우가 많다. 환하게 웃는 얼굴이야말로 남에게 좋은 인상을 줌과 동시에 자신의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가장 빠른 지름길인 셈. 문제는 이 환한 미소가 맘처럼 쉽게 나오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다.
'발명’ 취미가 창업으로
“웃음이라는 게 그냥 자연스럽게 나오는 건데 이게 뭐 어렵냐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세상에서 웃는 게 제일 어려운 사람도 분명히 있습니다.”
아이디어상품 전문 개발업체 아이디어마니아의 이기혁(35) 대표. 지난 2009년 그는 ‘웃음’에 주목해 개발한 아이디어상품 ‘미소 교정기 와이키키’로 1인 창업에 성공했다.
대학 시절 컴퓨터를 전공한 이 대표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직업 특성상 그의 하루는 컴퓨터로 시작해 컴퓨터로 끝나는 날이 많았다고. 그렇게 하루 종일 컴퓨터 모니터만 보고 있다 보니 그는 점점 자신의 생각이 네모난 컴퓨터 안에 갇히는 느낌이었다.
이 대표는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다보면 어느새 밤이 되고 그렇게 하루하루가 가는 날이 많았어요. 이런 일상이 매일 반복되다보니깐 이건 아니다 싶었죠. 새로운 활력이 필요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던 중 그는 군대 전역 후 취미 삼아 가입한 발명 동호회에서 함께 활동하던 친구를 우연히 만나게 됐다. 자신이 좋아하는 발명을 직업으로 삼은 친구의 모습에서 자극을 받은 이 대표는 과감하게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이 발명한 상품을 판매하는 첫 번째 회사를 창업했다.
“운동을 좋아하던 저는 복싱과 관련된 상품을 개발해서 제품으로 만들었어요.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죠. 한 마디로 무참히 실패했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소비자와 시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내가 만들고 싶은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웃음’이 경쟁력
나에게 필요하면 다른 사람에게도 필요할 것이라는 착각이 사업 실패의 원인이었다. 거기다가 부족한 사업 자금은 제품의 조잡함으로 이어지면서 실패 요인을 더했다.
첫 번째 사업 실패를 교훈 삼아 이 대표는 두 번째 제품을 개발할 때는 좀 더 신중을 기하기로 했다. 경기도에서 운영하 는 ‘G-창업스쿨’ 수업을 들으며 사업 기획 등 창업의 기본기를 탄탄히 다졌다.
또 제품을 개발할 때도 자신이 원하는 제품이 아닌 소비자의 입장에서 필요한 제품이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다. 한발 더 나아가 이 대표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슈가 될 수 있는 ‘웃음’과 ‘재미’를 제품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
이 대표는 “아무리 좋은 상품을 개발해도 사람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지 않으면 그 상품은 묻혀버려요. 한 번의 실패 후 두 번째 도전이었던 만큼 이번에는 제품 개발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이슈가 될 수 있는 ‘재미’있는 상품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 고심하던 그는 우연히 해외 사이트에 누군가가 사진을 찍어서 올린 클릭과 고무줄을 활용해 만든 미소교정기를 주목하게 됐다.
클릭과 고무줄을 활용해 인위적으로 입꼬리를 올려 놓은 사진은 당시 온라인 속에서 큰 이슈가 되었다.
“그 사진을 본 순간 ‘그래 이거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솔직히 평소 웃을 일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자연스러운 미소를 짓는다는 게 결코 쉽지 않거든요. 창업 실패 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던 시절이라서 웃을 일이 없었던 저에게 ‘미소’를 연습한다는 컨셉이 정말 와 닿았어요.”아이디어상업화사업 선정
평소 습관을 통해 자연스럽게 웃는 인상으로 만들어주는 ‘미소교정기’. 이 아이디어로 이 대표는 제품을 디자인해 사업 기획서를 작성했다. 이 사업 기획서를 가지고 여러 창업 대회에 나갔지만 결과는 모두 ‘탈락’이었다.
그는 “여러 대회에 나갔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어요. 이 제품도 역시 나 혼자 착각한 것인지, 시장성이 없어서 버려야 하는 제품을 기획한 것인지 불안해졌죠.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이 사업기획서를 가지고 중소기업청의 아이디어상업화 지원사업에 지원했는데 사업에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2007년 상품을 기획한 후 2년만에 얻은 성과였죠”라고 말했다.
지난 2009년 이 대표는 서울시 2030 청년창업프로젝트와 중기청 아이디어상업화 지원사업에 선발돼 1년여 간의 연구기간을 거쳐 미소교정기 와이키키를 상품화 하는데 성공했다. 초기자본이 부족했던 만큼 이 대표는 제품 개발 단계부터 비용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했다.
이 대표는 “우선 재질은 인체에 무해한 실리콘을 사용하기로 했어요. 그리고 재고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이즈도 손바닥 크기를 넘지 않도록 했죠. 조립을 해야 하거나 구조가 복잡하면 이를 위한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대한 제품을 단순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어요”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제품의 가격은 누구나 부담 없이 지갑을 열 수 있는 금액 9,800원으로 정했다.
“아무래도 제품의 가격이 비싸지면 사람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까지 고민을 거듭하게 돼요. 하지만 1만원 이하라면 큰 고민 없이도 사람들이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제품 색상은 2가지,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그린색과 아름다운 성공을 위한 주황색으로 결정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0년 ‘미소교정기 와이키키’를 출시하면서 테스트 인원 30명을 선정, 체험행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이 대표는 온라인 세상 속 입소문을 자연스럽게 유도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취업을 앞둔 취업준비생부터 영업직 직원 등 자연스러운 미소가 필요한 사람들의 구매가 이어졌고 아시아나 항공사의 스튜디어스 교육용으로도 들어갔다.
‘미소교정기 와이키키’를 입에 끼우면 교정기가 인위적으로 입 꼬리 근육을 위로 올려준다.
시간 날 때마다 미소교정기를 통해 얼굴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는 이 대표는 “1회 1분씩 하루 3회 정도면 누구나 미소천사가 될 수 있다”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교정기 시리즈 출시
출시된 지 3년째인 미소교정기 ‘와이키키’는 현재도 온라인 샵을 중심으로 꾸준히 판매가 이뤄지면서 아이디어마니아의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이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이 대표는 아이디어마니아 교정기 시리즈 2탄인 ‘발음교정기 와이키키’를 출시했다.
“흔히 아나운서나 배우 등 정확한 발음이 생명인 사람들이 발음을 교정할 때 볼펜이나 연필을 물고 발음 연습을 하잖아요. 여기서 영감을 받아 개발한 상품이 ‘발음교정기 와이키키’예요.”
딱딱한 볼펜이나 연필을 물고 발음 연습을 하다보면 이와 턱에 부담이 가고 어금니와 입 꼬리의 마찰로 인해 입 꼬리에 볼펜 자국이 남기 일쑤다.
이를 개선해 만든 발음교정기 와이키키는 유아용품과 동일 재질인 무독성 실리콘을 사용해 물어도 이와 턱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했다. 또 제품의 다리 부분이 입 꼬리를 잡아주면서 침이 덜 고이고 입 꼬리 자국도 최소화했다.
이 대표는 “발음교정기를 입에 물고 회사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20가지 발음연습문장을 자신이 낼 수 있는 가장 큰소리로 읽은 후 1분을 쉬어요. 이를 매일 5회씩 반복하다보면 확실히 달라진 발음과 목소리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현재 이 대표는 미소교정기와 발음교정기를 활용한 이미지메이킹 강좌와 발음교정교재 등 컨텐츠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그는 “미소교정기와 발음교정기가 하드웨어라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필요하다는 게 저의 생각이에요. 이를 위해 다양한 강좌와 프로그램 등을 계획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미영 기자 l misaga@gfe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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