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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通

Insight GYEONGGI | 경기도 협동조합 비전을 품다 2

경기도의 이색 협동조합 광주 행복한협동조합
“직거래 공동구매로 행복한 경제 꿈꿔요”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뭉치면 대기업을 상대할 힘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행복한협동조합 사업총괄본부장인 ㈜청보의 하영식 대표. 그는 행복한협동조합이 꿈꾸는 미래에 대해 ‘더 이상 대기업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소비자와 생산자, 판매자가 함께 윈윈하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올해 6월 설립한 행복한협동조합은 전국 최초로 소비자와 생산자, 소상공인(판매자)으로 구성된 다중이해관계자 간 직거래 공동구매 협동조합이다. 이 협동조합의 시작은 지난해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친환경농산물 생산·유통하는 경기도 예비사회적기업 ㈜청보를 운영하면서 광주시 소재 아파트 부녀회장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었어요. 그들로부터 회사 운영과 관련해 다양한 자문을 구하던 중 질 좋은 먹을거리를 아파트별로 공동구매하면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왔죠.”
각 아파트 단지별로 먹을거리 장터가 운영 중이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비싼 가격과 친환경 제품은 제외되는 등 주부들을 만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여기에 착안해 하 대표가 처음 생각한 것은 광주시 소재 아파트 부녀회와 연계한 친환경 농산물직거래협동조합이었다. 하지만 일을 진행하다보니 굳이 농산물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하 대표는 “광주에는 다양한 생필품 관련 기업들이 많아요. 이들이 생산하는 제품을 보면 절대로 품질이 떨어지지 않거든요. 하지만 뛰어난 품질에도 불구하고 홍보가 어렵다보니 내 브랜드보다는 대기업의 PB상품으로 납품하는 기업들이 대다수인 셈이죠. 이들을 조합원으로 함께 묶는다면 소비자에게는 질 좋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생산자에게는 단골고객이 생기는 만큼 일석이조라고 생각했어요”라고 설명했다.
광주시 87개 아파트연합회와 광주지역 친환경 농산물에서 시작된 행복한협동조합은 광주지역 생활필수품 소비재 생산기업을 넘어 소상공인 식당, 법무·세무 서비스 사업자, 의료·건보 서비스 사업자 등으로 그 영역을 확대했다.
행복한협동조합은 소비자 조합원에게 조합에서 생산하는 제품과 식당, 서비스 등을 기존 가격보다 20~30%이상 저렴하게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소비자는 질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고 생산자와 판매자는 공동구매로 안정적인 매출 창출이 가능하다는 게 행복한협동조합이 그리는 청사진이다.
하 대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해 지역이 함께 상생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행복한협동조합의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지역 내에서 돈이 돌고 돌아 결국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 이제 막 첫 발을 내딛은 행복한협동조합이 그리는 광주의 미래 모습인 것이다.


포천시공예인협동조합
“새로운 융합공예로 한류문화 이끌 터”

 




“자존심 강한 작가들이 모여서 만든 전혀 새로운 장르의 융합공예품 한번 보실래요?”
순백의 도자기 위로 신비로운 빛을 품은 나전칠기가 새겨지는가 하면 도자기잔과 목공예 조각받침이 작품 안에서 만난다. 도자공예와 나전칠기, 목공예, 유리공예, 석공예 등 서로 다른 장르의 공예 작품들이 장르를 넘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장르의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지난 5월 설립된 포천시공예인협동조합은 전국 최초로 서로 다른 장르의 다양한 공예작가들이 모여 만든 새로운 형태의 문화예술협동조합이다.
포천시공예인협동조합 백두현 조합장은 “같은 장르의 예술인들이 모여서 만든 협동조합은 많아요. 하지만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이 모여서 하나의 융합작품을 만드는 경우는 포천공예인협동조합이 전국 최초라 할 수 있죠. 이 장르 융합이야말로 포천공예인협동조합의 특화된 경쟁력이에요”라고 설명했다.
포천시공예인협동조합은 포천시공예인협회에서 활동하는 작가 6명이 모여 만든 조합이다. 도자기부터 나전칠기, 유리공예, 석공예, 목공예 등 활동하는 분야는 다르지만 이들은 협동조합을 통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고 날로 침체되어가는 전통 공예를 되살리는 데 뜻을 함께 했다.
백 조합장은 “지난해 포천시에서 시를 대표하는 문화상품 개발 사업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그 작업을 함께 하면서 협동조합에 대한 기초 그림을 그릴 수 있었죠. 설립은 올해 5월에 했지만 이에 대한 준비는 지난해 7월부터 시작한 셈이에요”라고 말했다.
이들은 조합을 설립하면서 단순히 작품 활동만 고집하는 단체가 아닌 시장 경제의 흐름을 읽고 생산성 있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조합의 원칙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조합은 자신들의 작업을 하는 동시에 공동 작업을 통해 새로운 한류문화를 이끌 융합 제품을 개발, 수익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백 조합장은 “단순히 보기 좋은 예술작품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일상 속 예술작품을 위해 다양한 실험도 함께 진행하고 있어요”라고 강조했다.
타 장르 간 융합을 넘어 포천 지역 전통산업과 공예산업의 융합, 첨단 기술의 매칭 등 포천지역 공예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는게 백 조합장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포천시공예인협동조합은 다양한 작품 활동과 더불어 지역 내 중소기업과 지역주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지역 주민 연계 주말장터 운영과 공예체험 등 문화예술 부흥을 위한 다양한 재능기부 활동들도 펼칠 계획이다.
포천시공예인협동조합 박애숙 부이사장은 “시장을 파악하기 위해 다른 지역 공예 관련 협동조합과 공동으로 매장을 운영하는 등 조합 차원의 다양한 공동 사업 모델도 개발 중이에요. 마지막으로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을 주었던 포천시장과 담당 공무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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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이부영 경기도 경제정책과장
“경기도형 협동조합 성공모델 적극 발굴”


“물고기를 잡아 주기보다는 잡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입니다.”
경기도의 협동조합 정책의 최전방을 담당하고 있는 이부영 경기도 경제정책과장. 그는 현재 불고 있는 협동조합 설립 열풍에 대해 시장 확대의 기쁨보다는 우려가 앞선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최근 협동조합 설립 현황을 보면 자영업에서 실패하고 주류경제에서 밀려난 사람들 중에 협동조합을 마지막 보루로 생각하고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들이 여기에서도 실패한다면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도가 추진하는 협동조합육성사업은 단순히 숫자 늘리기식 접근이 아닌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과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이후 협동조합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겁다.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협동조합 정책의 핵심은 무엇인가?
A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 첫해인 만큼 경기도는 이를 육성하기 위한 정책의 밑그림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안정적인 협동조합 설립·운영 지원에 초점을 맞춰서 정책을 진행하고 특히 협동조합의 정착 과정에서 조합원을 하나로 묶고 기존 기업과 경쟁에서 성장할 수 있는 구심적 역할을 수행할 리더 양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지역밀착형, 소비자 권익증진형 협동조합 모델 및 우수사례 발굴에도 힘을 쏟는 중이다.

Q 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사업은 어떤 것이 있나?
A 협동조합 기본이념은 자주와 자립, 자치이다. 이에 맞춰 도는 교육과 홍보, 컨설팅 제공 등 간접 지원을 원칙으로 협동조합 육성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이디어와 정보, 인적자원을 연계한 소자본 협동조합 설립지원과 청년리더 육성, 민간중심의 협력체계 등을 구축했다. 세부적인 사업내용으로는 6개 권역별 협동조합 상담센터 운영과 협동조합 전문 경영컨설팅 지원, 협동조합 창업 및 공무원 교육, 협동조합 홍보, 협동조합 네트워크 지원, 협동조합 실태조사 및 육성계획 수립 등이다.

Q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되고 아직 일 년이 지나지 않은 만큼 협동조합 정책과 관련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사람들이 가장 오해하는 부분은 어떤 것이고 기존 사회적기업, 마을기업과는 다른 협동조합 정책의 특징은 무엇인가?
A 흔히 협동조합을 설립하면서 기존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처럼 직접적인 재정지원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협동조합 육성업무 추진을 국가 예산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에서 담당하고 있어서 더 오해가 크다. 하지만 협동조합은 자주, 자립, 자치라는 기본이념에 따라 교육홍보, 경영컨설팅, 금융지원 등 간접지원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조사 결과 정부지원 중단 이후 사회적기업의 74%가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다. 그만큼 개별 협동조합에 대한 직접적인 재정지원은 건전한 협동조합 생태계 조성을 저해해 중장기적으로 협동조합의 자생력 및 시장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게 아니라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 직접적인 지원이 아닌 환경조성이 경기도 협동조합 정책의 핵심이다.

Q 장기적으로 경기도가 구상하고 있는 협동조합 정책과 목표는 무엇인가?
A 협동조합에 대한 사회적공감대 형성 및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 마련이 정책의 목표다. 이와 함께 소액소규모 창업 활성화를 통해 다양하고 질 높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서비스 활성화로 복지 분야에서 민간 역할을 확대하는 등 복지전달체계 개선도 더불어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협동조합 자본조달 기반구축을 위한 특례보증 도입과 경기도형 협동조합 사업모델 발굴, 기업가 정신을 지닌 청년리더 육성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Q 마지막으로 기존 협동조합과 이제 막 설립한 초기 협동조합, 협동조합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협동조합 등 도내 협동조합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협동조합은 돈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확실한 인식과 우애, 이타심, 헌신을 부지런히 실천하는 우수한 사람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본인의 이익보다 다른 이를 위할 줄 아는 사람이 모여 같은 목표를 꿈꿔야 협동조합이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