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通

COVER STORY | 신화창조에 나선 기업들

㈜인스텍
세계 최고 3D 금속프린팅 기술 확보




3D프린팅 산업에 있어 코리아의 자존심을 지키며 조용히 기술 경쟁력을 키워온 히든 챔피언이 있다. 현재 제대로 된 3D프린팅 기술을 갖추고 있는 국내 기업이 거의 없는 가운데 순수 독자기술로 세계적인 3D프린팅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인스텍(대표 이사 서정훈·www.insstek. com)의 존재는 국내 3D프린팅 산업의 앞날을 밝게 하고 있다.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위치한 인스텍은 2001년 3차원 금속 프린팅 기술인 DMT 기술의 개발 및 상용화를 목적으로 설립된 AM(Additive manufacturing·
첨삭가공) 전문회사다. AM은 ASTM(American Society for Testing and Materials·미국재료시험협회)과 ISO의 공식 명칭이다. 최근 매스컴을 통해 알려진 3D프린팅은 대중용어로 볼 수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90년대 중반부터 3D프린팅을 연구해온 서정훈 공학박사는 1999년 연구소에서 순수 국내 기술로 3D 금속프린팅 기술인 ‘DMT(laser-aided Direct Metal Tooling·레이저 직접금속조형)’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고출력의 레이저 빔을 이용, 금속 분말을 녹여 붙이는 방식으로 3D CAD 모델 데이터로부터 직접 금속 제품과 금형 등을 빠른 시간 내에 만들 수 있는 신개념의 레이저 직접금속조형기술이다.
기술 개발 당시 3D프린팅은 워낙 생소한 산업분야였기에 기술이 사장될 것을 우려하던 서 박사는 2001년 연구원 창업을 통해 직접 회사를 차렸다.
인스텍은 DMT 기술, 레이저 재료 공정 기술, 시스템 개발기술 등의 핵심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같은 기술을 이용해 표준 DMT장비인 MX시리즈를 개발, 제조하고, 소프트웨어 및 주변장치를 제공하는 한편, 금형 및 기계 보수, 의료, 항공우주, 국방 등 특수산업서비스, 공정기술개발 등의 서비스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인스텍은 기술 공정에서부터 하드웨어, 제어 프로그램, 전용 캠 소프트웨어(MX-CAM) 에 이르기까지 레이저를 제외한 3D프린팅과 관련된 모든 주요 기술을 독자 기술로 개발,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DMT 기술 개발에 성공한 인스텍은 세계 유일의 DMT 보수 기술인 오토 트래킹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3D CAD·CAM 도움 없이 손상된 금속 제품 표면의 실시간 보수가 가능하고 품질도 새 제품처럼 뛰어나다.
디지털 제조업이 가능한 오토 트래킹 기술은 내년부터 산업 현장에 대거 도입될 예정이다.
인스텍의 주요 거래처는 삼성, LG,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과 캐논, 서머 등 해외 글로벌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인스텍이 자체 제작한 3D프린터를 직접 구매하기도 하고, 제품 생산에 필요한 금형 코어 등을 제작 주문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항공기 엔진보수, 임플란트 개발 등 전자·자동차·의료·국방 등 다양한 산업에 인스텍의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서정훈(50) 대표이사는 “당사의 DMT 기술을 적용하면 고가의 특수 금속 분말을 사용하는 다른 금속 3D프린팅 기술과 달리 가격이 저렴한 일반 산업용 금속 분말을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이라며 “장비에서부터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고객 편의에 초점을 맞춘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만큼 수년내 폭발적인 기업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작지만 강한 회사를 꿈꾸고 있는 인스텍은 오늘도 밤새 불을 밝히고 있다.





오픈크리에이터즈
국내 최초 가정용 3D프린터 개발



기괴한 물건 만들기를 좋아하던 24살의 두 청년이 일을 냈다. 2012년 5월 3D프린터 전문 기업 오픈크리에이터즈 (opencreators.com)를 창업했다. 2010년 1월 국내 최초로 가정용 3D프린터를 개발해냈고, 현재 보급형 3D프린터를 제작해 3D프린터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오픈크리에이터즈 창업자 강민혁(24·세종대 나노신소재공학부), 최종언(24·한양대 기계공학과) 공동대표는 지난 5월 국제적 포럼인 ‘서울디지털포럼’에 연사로 참가, ‘3D프린터, 제조업의 부활을 꿈꾸다’를 주제로 강연을 펼 쳐 많은 찬사를 받았다.
강민혁 대표는 “2005년 영국에서 시작된 3D프린터 개발 프로젝트를 보고 상상하는 모든 것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 다”며 “3D프린터만 있으면 머릿속에 있던 모든 물건이 세상 밖으로 튀어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누구나 3D프린터를 이용해 DIY(Do It Yourself)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 3D프린터의 대중화는 수천만원대의 프린터 가격이 100만원대로 떨어지면서 물꼬가 터졌다. 정밀도가 높은 기술력으로 저가의 보급용 3D프린터를 만들어낸 오픈크리에이터즈가 3D프린터의 대중화를 앞당겼다.
오픈크리에이터즈의 3D프린터 가격은 110만원대부터다. 보급용 3D프린터의 평균 최저가격 170만원대보다 60만원 정도가 저렴하다. 오픈크리에이터즈의 3D프린터기는 상단에 매달려 있는 플라스틱 실을 떨어뜨려 녹이면서, 설계된 도면에 따라 플라스틱을 한층 한층 쌓아올려 제품을 만들어낸다. 0.05㎜ 부터 0.2㎜까지의 얇은 두께까지 표현이 가능하고, 주먹만한 크기의 제품을 만드는 데는 대략 4~5시간 정도가 걸린다. 미니어처뿐만 아니라 실생활에 활용되는 물건들을 저렴한 가격에 신속하게 만들어낼 수 있다.
오픈크리에이터즈의 3D프린터는 올해만 500여대가 판매됐고, 일본에도 100대 가량 수출됐다. 청년 2명이 창업한 오픈크리에이터즈는 창업 1년여 만에 직원 11명을 둔 어엿한 벤처기업으로 성장했다.
오픈크리에이터즈의 자본금은 30만원(?)이었다. 최 대표의 블로그를 보고 플랜트 회사 측에서 대형기계의 부품 모형을 의뢰해와 출력한 것이 첫 출발이었다. 작업실은 강 대표의 아파트 방안. 2~3달 간의 작업을 통해 업체측으로부터 수고비 30만원을 받았다. 강 대표는 “학생 신분으로 했던 첫 작업의 경험이 창업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며 “3D프린터라는 하드웨어를 통해 제조업의 생태계가 바뀔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모든 사람이 오픈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크리에이터즈는 오픈소스하드웨어와 크리에이터의 합성어다. 오픈된 정보를 접한 집단지성이 모아져 개발이 이루어지는 협력의 장을 만들고 싶은 꿈을 담았다. 최소한의 시간과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제조업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자 한다. 현재 오픈크리에이터즈 카페(cafe. naver.com/makerfac)에서는 새로운 기술이나 결과물을 내놓고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다.
한편, 강 대표의 어머니이자 오픈크리에이터즈의 직원인 임선희(54) 씨는 “아들 덕분에 3D프린터 산업에 대해 알게 됐고, 회사에 나와 일까지 하게 됐다”며 “21세기 창조산업의 핵심 주자로 떠오른 아들이 대견하고 목표하는 바를 모두 이뤄 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프로토텍
세계1위 기업 제품 공급 및 시제품 제작




▲프로토텍의 한 직원이 스트라타시스의 3D프린터로 출력한 출력물들을 점검하고 있다.

세계 판매 1위 3D프린터 기업인 미국 스트라타시스(Stratasys) 의 제품을 국내에 공급하는 ㈜프로토텍(www. prototech.co.kr)은 3D프린팅 산업에 붐이 일자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3D프린팅 업계의 전설로 통하는 스트라타시스는 전 세계 3D프린터 시장의 55%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스라엘의 3D프린팅 업체 오브젯(Objet)과 인수합병했으며, 이어 6월에는 데스크톱 3D프린팅 분야 전문 기업인 메이커봇 (MakerBot)을 사들였다.
산업용 3D프린터 시장을 이끌고 있는 스트라타시스가 일반 개인용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해 데스크톱 3D프린팅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메이커봇을 인수함에 따라 제품군을 저렴한 가격대까지 전 영역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스트라타시스는 현재 전 세계에 11개 법인을 갖고 있으며, 업계에서 가장 많은 130여 종의 3D프린팅 재료를 갖고 있어 업체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솔루션을 내놓을 수 있다.
이 같은 스트라타시스 제품을 20년간 취급해 온 프로토텍의 신영문(60) 대표이사는 “3D프린터는 예전에 RP(Rapid Prototype·신속조형)라는 이름으로 불렸다”며 “3D프린터기 공급 초기에는 디자인 오류를 초기에 찾아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는 용도로 사용됐으나 현재는 시제품을 빨리 만들기 위한 제조업의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한 회사에서 RP 관련 사업부를 총괄하다가 2005 년 1월 독립해 RP장비를 공급하고, 시제품 개발 용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토텍을 창업했다. 스트라타시스의 FDM과 Dimension을 주로 취급하고 있으며, Magics RP 소프트웨어 공급을 비롯 측정기 등 관련 장비도 다루고 있다.
스트라타시스의 주력 기종은 세 종류다. 개인 사용자를 위한 ‘아이디어 시리즈’와 완성도와 정밀도가 높은 ‘디자인 시리즈’, 부품 등 최종 제품 생산에 적합한 ‘프로덕션 시리즈’ 가 있다. 아이디어 시리즈인 ‘Mojo,uPrint SE’ 모델은 사무실 책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데스크톱형 3D프린터다. 디자인 시리즈는 중간 크기의 시제품 제작이 가능하며, 디자인 콘셉트 확인 및 기능성 테스트를 위한 시제품 제작 용도로 많이 활용된다. 프로덕션 시리즈는 대형 파트제작이 가능하며 시제품 제작뿐만 아니라 고성능 재료를 이용해 최종 제품까지 생산할 수 있다.
스트라타시스의 3D프린터는 현대기아자동차 콘셉트카의 대시보드 형상을 만들고, 3M의 플라스틱 가스 마스크, 두산인 프라코어의 굴착기 모형 등을 제작하는 데 사용되기도 했다.
신 대표는 “스트라타시스는 주로 산업용 3D프린터를 공급하고 있지만 현재 얼리어답터 등으로 인해 가정용 3D프린터의 보급이 활발하다”며 “산업용 3D프린터 판매량의 5배가량이 판매되고 있는 가정용 3D프린터 시장이 확대되면 3D프린터 전체 시장이 촉발돼 전문가용 3D프린터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스트라타시스의 장비를 대거 회사 내에 갖춰놓고 기업의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 고가의 3D 프린터를 이용한 시제품 제작 비즈니스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돼 장비 공급 이외에 시제품 제작 사업파트도 성장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로토텍은 2006년부터 3D프린터를 이용해 시제품 제작을 해왔으며, 한달 평균 30여건의 시제품을 만들고 있다. 시제품 제작 비용은 제작 소요 시간과 소요 재료에 따라 다르다.





뜨는 직업인 - 조평래 디지털 조형사
“로봇 등 캐릭터 3D프린터로 개발 가능”



“내년 1월 일본으로 건너갑니다. 그동안 제가 제작했던 인형, 로봇 등의 캐릭터를 지켜봐온 일본 기업에 스카우트 됐어요. 일본으로 가서 디지털 조형 기술을 이용한 장난감과 인형 제작연구개발에 매진할 것입니다.”
디지털 조형사 조평래(27) 씨는 3D프린팅 세계에 남보다 일찍 입문했다. CAD(컴퓨터 이용 설계) 프로그램으로 설계한 컴퓨터 파일에서 입체로 된 물체를 인쇄하듯 실물 모형을 만드는 3D프린터의 발전과 확산을 미리 점쳤다.
부산디자인고등학교에서 미술을 공부한 조 씨는 지난 2009년 부산에서 상경해 캐릭터 상품을 제작하는 회사에서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다. 제작 보조, 상품 생산 등 다양한 일을 접하는 과정에서 선배 원형사들이 인형 등의 캐릭터를 손으로 조형하는 것을 어깨너머로 지켜봤다.
그는 “캐릭터를 손으로 조형하기보다 컴퓨터를 이용해 디지털화하면 조금 더 정교하고 쉽게 인형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그 길로 캐릭터 제작 과정에 대한 정보를 찾던 중 디지털 조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아직 직업으로 생소한 분야인 디지털 조형사가 되기로 조 씨는 마음을 먹었다. 회사를 그만 둔 그는 집에 프리폼 모델링 장비를 들여놓고, 블로그와 까페 등을 통해 3D프린팅 조형에 대해 알렸다. 1인 창조기업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인형, 로봇 등의 캐릭터 상품의 조립키트를 제작해 오픈 마켓을 통해 팔기 시작했고, 다양한 회사로부터 목업(mockup) 제작 의뢰도 들어왔다.
조 씨가 집에서 사용하는 조형 특화 모델링 장비는 3차원 화면에서 펜을 움직여 그리면 디자인이 완성되는 매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완성된 데이터를 회사측에 제공하거나 외주 3D프린터 업체에서 직접 출력해 보내기도 한다.
실제 3D프린터를 활용해 피규어, 구체관절인형, 캐릭터 토이 등을 제작할 수 있고, 게임, 애니메이션, 만화 등의 컨텐츠 산업에서도 캐릭터 모델링 기술을 이용한 상품 개발이 가능해 조 씨와 같은 디지털 조형사의 직업군 시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2~3년간 3D프린팅을 해본 그는 “저가의 3D프린터로 부품을 출력하면 조립이 안되는 등 성능이 많이 떨어진다”며 “고가의 산업용 3D프린터를 사용해야 완성도와 정확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산업용 3D프린터 구입계획이 있는 회사라면 3D프린터 사용시 들어가는 재료비의 낭비가 없는지 따져 봐야한다”며 “형상만 확인하면 되는 정도라면 5,000만원대를, 너트나 볼트가 맞는지 꼼꼼히 조립을 확인해야 한다면 1억원 이상의 3D프린터를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에서 디지털 조형사로서의 인지도를 올려 ‘조평래’ 이름의 제품군 제작을 꿈꾸고 있는 그는 앞으로 설계 오류가 없는 이상 모든 것이 3D 프린터를 통해 만들어 지는 세상이 다가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 씨는 “이미 정확도가 99%이상인 외산 산업용 3D프린터 장비의 기술경쟁력을 뛰어넘으려는 노력보다는 한국형 창조경제의 성장동력으로서 3D콘텐츠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폭넓은 문화 콘텐츠의 장점과 디지털조형 기술을 접목해 한국형 3D프린팅 산업을 성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3D프린터 장비가 아닌 3D프린터 기술이 많이 쓰일 만한 서비스가 개발돼야 한다는 얘기다.
장비를 다루는 기술은 2주면 마스터가 가능하지만 제품 개발을 위한 끊임없는 아이디어는 창의력과 상상력, 그리고 열정에서 나온다는 그는 디지털 조형사로서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일본에서의 생활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