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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通

조용필 팬클럽에서 인생과 경영을 배우다

<나의 애장품>

김난실 비주얼팩토리 대표

12살 소녀의 마음을 울린 ‘조용필 앨범 제1집’


1980년 2월 1일, TV 속 한 가수가 12살 어린 소녀의 마음을 훔쳤다. 김난실(42) 비주얼팩토리 대표의 애장품은 32년 전 고사리 손으로 직접 구매한 ‘조용필 정규앨범 1집’이다.

“아직도 그 때의 기억이 선명해요. 대마초 스캔들로 1977년에 은퇴한 후 3년 만에 가수 조용필이 다시 TV에 출연했던 날이었죠.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저는 뽀얀 얼굴로 노래를 부르는 조용필이라는 가수에 한눈에 반해버렸어요.”

그렇게 조용필의 노래에 빠져 버린 김 대표는 그 해 조용필 앨범 제1집이 발매되자마자 레코드 가게로 달려갔고 어린 소녀는 난생 처음 LP판이라는 것을 구입했다.

“당시 초등학생이 LP앨범을 사기에는 가격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았어요. 이 앨범 한 장을 사기 위해 용돈을 모으고 또 모았죠. 그렇게 힘들게 마련한 돈을 들고 레코드가게에 가서 앨범을 사가지고 나오는데 정말 그 때 심정은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요. 세상을 다 가진 듯 했다고나 할까요.”

이를 시작으로 김 대표는 인생의 고비 고비를 조용필이라는 가수의 노래와 함께 했다. 초등학교 6학년 부산에서 열린 조용필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비둘기호를 타고 홀로 떠났던 첫 기차여행. 팬클럽 활동을 통해 알게 된 사진의 재미, 조용필의 인생을 담은 미니다큐 제작 등 일련의 팬클럽 활동들은 그녀가 회사를 창업하는 데에도 큰 힘이 됐다고. 그녀에게 조용필은 단순한 스타를 넘어 인생의 멘토, 그 자체였던 것이다.

12살 어린 소녀는 이제 그만한 나이의 딸을 가진 엄마로, 회사를 운영하는 CEO로 성장했다. 하지만 조용필이라는 가수에 대한 그녀의 사랑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처음에는 곱상하고 귀여운 외모에 끌렸던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30년의 세월이 흐른 현재는 한 가지 분야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 그의 변하지 않는 열정과 철저한 자기 관리에 더욱 반했죠. 조용필이라는 가수는 저에게 어떤 일을 하더라도 그렇게 오랜 시간을 한결 같은 마음으로 열정을 다해 임한다면 정상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의 상징이에요.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삶의 이유인 셈이죠.”

이미영 기자 misaga@gfeo.or.kr